백수가 바빠서 과로사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2013년부터 백수에 입문했으니 며칠만 지나면 햇수로는 십년이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나의 일상은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다.
변한 게 있다면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다 보니 척추협착증이 와 운동을 마음놓고 못한다는 것 뿐이다.
오늘 대학동기 송년회가 있어 오랫만에 면도를 했다.부스스한 얼굴로 친구들을 만나기가 미안해서다.
면도기는 코로나 팬데믹이 오기 전에 중국 여행시 호텔에서 제공하는 1회용 면도기를 모아둔 것을 사용했는데
한 2년 넘게 쓰다보니 동이 나버렸다. 1회용 면도기지만 우리 같이 수염이 많지 않은 사람은 몇번을 쓰도 된다.
하지만 횟수가 증가됨에 따라 날이 무디어져서 털이 곤두선다. 털도 무디어진 날을 보고 저항을 하는 것이다.
옛날 할아버지의 랜드마크는 수염이었다.
수염은 위엄의 상징이었다. 뭣도 모르는 손주 녀석은 할애비의 수염을 손으로 끌어당기기도 하였다.
예전에는 면도날도 없어 수염을 깎기도 쉽지 않아서 길렀는지도 모른다.
나도 벌써 손주가 친손자 외손자 외손녀 합쳐서 다섯이나 된다. 그렇다고 위엄을 부리기 위해 수염을 기르고 싶진 않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변환을 했다고 한다.
1회용 면도기 확보를 위해서 다시 중국을 가 봐야겠다.
우선 생각나는 곳은 실크로드, 한산이 때가 되면 밥 얻어 먹으러 내려왔다는 국청사, 그리고 오악중에서 아직 가 보지 못한 산을 가 보고 싶다.
첫댓글 실크로드 길 우루무치, 신장 위그루 지역 가보길,고비사막에 건설한 도로,고속철 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