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한국 핵지위 격상 기회로
'자국 우선주의'에 정밀 외교 총력전을
5일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ㅎ보가 당선됐다.
트럼프는 승리를 선언하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트럼프 대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당장 우리는 우려했던 안보 리스크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대통령 재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북미 정상회담을 했던 트럼프는 지난7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그(김 위원장)는 나를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찌감치 열어 뒀다.
트럼프 집권 이후 대북 협상의 틀이 비핵화에서 핵군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까닭이다.
트럼프는 지난 집권에서 한국의 핵무장에 비교적 열린 입장이었다.
트럼프2기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 북핵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이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 확보 등 핵 지위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트럼프는집권 당시 한국 등 동맹국과의 관계를 가치와 명분이 아닌 거래 대상으로 치부했다.
지난달 체결된 방위비분담금협정 재협상 요구가 불거질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는 '한국은 머니 머신(부유한 나라)'이라며 재집권하면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말대로라면 우리는 분담금을 지금보다 9배 가까이 더 내야 한다.
자국 우선주의를강조한 트럼프는 외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 폐지도 이미 공언했다.
조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따른 보조금 정책을 믿고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들에는 날벼락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정부가 공장이 건설되는 주와의 물밑 협력을 서둘러 기업의 보호막이 돼야 한다.
격화할 미중 관세 전쟁도 경제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관세 전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대중 수출 비중이 큰 우리도 발목이 잡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리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62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부진한 내수, 증가율이 꺾이는 수출에 이런 치명타까지 덮치면 우리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이 미국에 원자재 통제로 반격하는 것 역시 우리에겐 부정적이다.
수출과 원자재의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다양한 비공식 채널과 인맥을 총동원해 트럼프 2기 정부와의 접촉면을 확대하는 것만이 지금 할 일이다.
트럼프 리더십 혼돈이 불러올 파장에 냉철라고 정교한 외교전으로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