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양로원 어르신 어버이날 팔순, 구순 잔치
5월의 녹음이 푸르게 산하를 뒤덮어가든 어버이날 구기동 청운양로원에서 어르신 팔순, 구순 잔치가 반짝이더라. 요럴 때 종로의 지킴이 유연우선생의 호출이 또 빠질까. 마음이 부자인 집 글씨와 축하메세이지를 정성껏 써 갖고 청운 양로원에 도착하니 이종명 원장님과 최영희 국장님이 반가이 맞는다.
양로원 앞마당에 천막치고 수연을 진설하니 오늘 잔치가 두둥실 떠 올르더라. 하객님들 이곳 양로원에 모셔진 어르신들 찾아 방문하는데 장히 보기 좋더라. 인생 팔십장년, 구십춘광을 살아오신 흔적이사 오늘의 우리들이 있기까지의 위대한 주름살이라 여겨져 어찌 아름답지 않겠나이까. 겨레의 암흑기 혹독하였던 일제시대에 태어나시어 갖은 고초 속 인고를 마다 않으시고 저희를 낳아 길르시고 억척같이 일구어온 손길마다 쌓이는 건 그리움 뿐입니다. 지난날의 거친 꿈 모두 이루시고, 심중에 잡수신 마음인들 더러는 이루셨다 하실 량으로 여기 청운 양로원에서 직원들의 따듯한 간호를 받으시는 위로가 마땅하지 않겠는지요.
직원들이 예쁘게 한복 차려입고 드디어 잔치가 벌어지는데 청산아 게 섰거라 내 너를 벗 삼아 놀고자하니 수히 갈 생각 아예 말어라. 박순례 용마봉사예술단 단장님의 주례로 12분의 자제, 친척, 친구들로부터 절을 받을 적에 올리는 잔마다 천수만수 가득가득 담으오리다. 용마예술단의 흥겨운 저 몸짓이여 가락은 어드메고. 양로원에서 정성껏 차린 음식 하객님들 신수를 돋구니 하늘이 내려다보시며 그것참 잘도 논다. 제법이로고. 나도 끼어주면 안되나 하시며 슬며시 녹음 따라 내려오시어 응감하더이다.
마음이 부자인 집은 기꺼이 또 휘날리며 찾아주신 고운님들 전에 녹음 따라 나붓끼며 오늘의 이 잔치로 베푸는 덕담이사 세상만사 이만하여 풍악을 올릴만 하거니와, 넉넉히 돌아를 가시어든 어버이 살아실제 은혜를 가슴 속 깊이 간직하거든 이 또한 행복이라 하소서.
감오년 어버이 날에
한벗 남창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