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狼島)는 여수시에서 남쪽으로 26.2km 떨어진 섬이다.
섬의 형태가 여우를 닮았다 하여 이리 낭(狼) 자를 써서 ‘낭도(狼島)’라 부른다.
4개 섬(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이 5개의 해상교량으로 연결되어 들어가기 쉽다.
사도까지 들어가려 했지만 여객선이 뜨지 않아 포기하였다.
1년 4개월만에 다시 낭도를 찾았다.
신안 만재도에 들어가려 했으나 바람이 거세서 포기하였다.
평일이라 그런지 섬은 고즈녁하기 그지없었다.
섬 서쪽의 여산마을은 낭도 여행의 중심지다.
마을 입구에 300년 된 보호수가 있고, 그 너머에 마당 딸린 집들이 낮게 깔려 있다.
낭도의 모든 산이 수려하다 하여 고을 여(麗) 자와 뫼 산(山) 자를 써서 ‘여산’이라 하였다.
좁은 골목을 누비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낡은 유모차를 지팡이 삼아 걷는 백발노인이다.
특별한 것 없는 마을에도 유독 눈길 가는 곳이 있다.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진 마을길을 '낭도 갱번미술길'이라고 한다.
'갱번'은 '갯벌'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이곳이 낭도임을 알리는 포토존부터 감성을 자극하는 글귀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대문 앞에 붙어있는 문패가 아름답다.
담장 너머로 행복이 넘쳐흐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전통 방식 그대로 빚는 수제막걸리를 빚는 100년 도가식당을 찾았다.
주조장과 함께 식당와 민박집도 운영하고 있다.
해초비빔밥과 여수의 향토음식 서대회무침, 도토리묵 등을 판매하고 있다.
낭도막걸리를 발효시킨 식초를 사용하기 때문에 감칠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여수 바다가 키운 해초비빔밥과 우리콩 두부를 시켰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낭도젖샘막걸리'도 한 병 시켰다.
젖샘막걸리는 누룩향의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며 노란색을 띠고 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트레킹에 나섰다.
상산~낭만 낭도 섬 둘레길은 약 10.5㎞이며 산행 시간은 4시간 안팎.
우리는 둘레길 3코스는 생략하고 상산에서 2코스로 내려가기로 했다.
183.6m에 '쉼판터전망대'란 표지판이 있었다.
'쉼판터'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망은 좋았다.
고흥 방향으로 나로우주발사장이 희미하게 보인다.
우주선 발사 시 이곳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장관이 펼쳐진다고 한다.
상산으로 가는 등산로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었다.
이곳 역시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이 있어서 긴장하며 걸었다.
상산 가는 길의 명물은 500년 된 소나무다.
그늘 아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나무다.
옛날에 낭도에서 고된 머슴살이를 하던 이들의 사랑방이자 피난처였다 한다.
땔감을 하던 머슴들은 이곳에서 쉬며 고달픔도 잊고 주인 흉도 보며 시름을 달랬다 한다
역기미와 규포마을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쉬어갔다.
이곳에 우리 신산회 리본을 달면서 산행객들의 안전을 빌었다.
낭도의 최고봉 상산(280m)에 올랐다.
임진왜란 당시 봉화로 연락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백리섬섬길을 이루는 여러 섬들과 조화대교, 둔병대교, 적금대교가 보인다.
낚시배를 타고 들어갔던 추도(鰍島)가 보인다.
세계에서 제일 긴 크기의 공룡 발자국들이 찍힌 화석이 있다.
섬 주민들이 직접 쌓은 고즈넉한 돌담길을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다.
몇번의 오르락내리락 끝에 멋진 백사장을 만났다.
모래가 비단처럼 고운 백사장이라고 이름 붙은 장사금(長沙金) 해수욕장이다.
이곳은 경치가 좋아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자주 하는 곳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가을은 어느날 갑자기 그 자리에서 침몰하고 만다
그러므로 침몰하기 전에 내 가슴에 품어야 한다.
산타바오거리에서 찻길로 이어진다.
근처에 오래된 가옥이 몇 채 있는데 그 마을과 주변을 ‘산타바’라고 한다.
여산마을에서 산을 타고 넘어오기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그렇게 불러왔다고 한다.
“산을 타봐”...이런 뜻이다.
찻길 건너편의 주황색 컨테이너와 매점이 눈에 띈다.
'인간극장'에 나온 최길환씨가 운영하는 휴게소다.
찐빵, 고기만두, 김치만두, 매실음료, 아이스커피까지 판다. .
내일 들어가려고 하는 사도(沙島)가 가까이 다가왔다.
공룡이 뛰놀았다던 사도는 공룡 몸집에는 어울리지 않게 작고 아담하다.
포도나무 민박집 할머니께서 차려주던 밥상이 그리워졌다.
먼 이국의 지명 같은 산타바 해변으로 내려갔다.
산타바 해변은 낭도 동남쪽에 있는 해변이다.
추도가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보인다
산타바해변을 더욱 멋지게 만드는 등대가 있다.
낭도 최남단에 서 있는 남포등대가 바로 그것이다.
사도와 낭도 사이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며 우직하게 바다를 비추고 서 있다.
하늘의 선녀가 내려와 노닐었다는 천선대(天仙臺)로 내려갔다.
퇴적층이 겹겹이 쌓여 기암절벽을 이루고, 놀기 좋은 너럭바위가 있었다.
간조 때 모습을 드러내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는데 물때가 맞지 않아 보지 못했다.
바다쪽으로 길게 튀어나온 곳을 '남근곶'이라 부른다.
조상들은 지명에도 해학적인 이름을 붙이는 재치가 있었다.
신선들이 살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신선대이다.
책을 눕혀 쌓아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기암은 자연이 만들어 낸 조각품이다.
사각형 주상절리가 독특한 아름다움을 준다.
철 지난 낭도해수욕장은 쓸쓸하다
해수욕장 바로 위 낭도중학교 터에는 캠핑장이 있다.
2028년까지 백리섬섬길이 완성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 같다.
우리의 숙소 '낭도의 아침'에 여장을 풀었다.
약간 비싼 감은 있지만 전망이 좋고 시설이 깨끗해서 좋았다.
문을 연 식당이 없어서 하마터면 저녁밥을 못 먹을뻔 했지만...어렵게 먹었다.
다음날 아침, 사도행 배가 뜨지 않아서 둔병도와 조발도를 둘러보고 돌아왔다.
낭도대교를 건너가면 바로 둔병도(屯兵島)다
마을 앞의 해안에 둠벙(웅덩이)이 두 개가 있어 '둔병도'란 이름을 얻었다.
남쪽에는 하과도(下瓜島)라는 작은 섬으로 다리로 연결돼 있다.
하과도 앞에 앉아서 새우를 까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쓸쓸하였다.
둔병도에서 둔병대교를 건너면 조발도(早發島)다.
해가 일찍 떠서 밝게 비추어 준다고 하여 ‘조발도’라 부른다고 전한다.
마을 안쪽에는 골목길이 모두 오밀조밀한 돌담길로 되어 있어서 정겨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