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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의 골프레슨을 통해 배우는 가족과 사랑의 가치!
골프를 통해 배우게 되는 가르침들을 부성애 속에 녹여낸 소설 『아홉 번의 골프레슨』. <종이봉투 크리스마스>의 작가 케빈 A. 밀른의 두 번째 소설로, 골이 깊어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아홉 번에 걸친 골프레슨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골프에 미친 아버지 런던 때문에 자신의 어린시절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오거스타. 어느 날 런던이 아들에게 어머니에 대한 기록이 담긴 일기장을 걸고 한 달에 한 번씩 9개월 동안 자신에게 골프레슨을 받을 것을 제안한다. 오거스타는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아버지와, 아버지 다음으로 싫어하는 골프를 치게 되는데….
☞ 북소믈리에 한마디!
아버지와의 오래된 불화로 새로운 가족을 꾸리길 두려워했던 아들은 아홉 번에 걸친 골프레슨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가족의 의미를 배워간다. 아들은 아버지가 늘 읊조리던 '골프는 인생'이라는 말을 서서히 실감하면서 이전과 다른 눈으로 아버지의 인생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작은 스코어카드에 적힌 아버지의 일기를 통해 아버지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엿보게 된다. 부성애라는 테마를 골프라는 소재와 버무려낸 이 소설은 사랑과 가족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준다.
“당신은 내 어린시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내게 또 골프를 가르치겠다고요, 아버지?”
아들이 태어났다. 아버지 꿈의 목록은 파란 하늘을 채우고도 남는다. 목욕탕 가서 서로 등 밀어주고, 캐치볼도 같이 하고, 좀더 크면 배낭여행도 함께 떠나야지. 훌륭한 롤모델이자 친구 같은 아빠! 좋잖아?
시간이 흘렀다.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 녀석에게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 한마디 했더니 대뜸 이런 말이 날아든다. “아빠가 언제부터 나한테 관심이 있었다고 그래?” 서러운 탄식이 한달음에 아버지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사는지 알고나 지껄이는 소리야, 임마?”
말하지 않아도 아들만은 내 마음 다 알아줄 거라는 턱없는 믿음에 기대 산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갈수록 이해하기 힘든 아들.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 뒤로 오래 방치해두었던 아버지와 아들 관계는 이렇듯 위험천만하게 뒤틀려버리기 일쑤다. 그리고 여기, 서로 등을 돌린 채 삐걱거리는 외나무다리를 너무 멀리 걸어간 부자가 있다.
“내 삶이 이렇게 된 건 전적으로 아버지 때문이에요.”
오거스타는 아버지 런던과 일년에 한 번, 어머니 기일에나 볼까 말까한 사이다. 그야말로 골프에 환장한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어린시절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오거스타……. 골프선수가 되지 못한, 기대에 모자란 자신에게 부성애를 눈곱만큼도 보여준 적 없는 아버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아기를 낳지 않는 것뿐이라 믿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날벼락이 떨어졌다. 오거스타와 달리 오매불망 아기를 기다려온 아내 에린이 7년 만에 임신한 것이다.
기뻐 날뛰는 아내와 홧김에 말다툼을 벌인 그는 한밤중에 아버지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언제나처럼 한 손에는 스카치위스키를, 다른 손에는 골프채를 들고 있던 아버지 런던에게 오거스타는 원망과 질책을 쏟아냈다. 자신이 아빠가 될 수 없는 건 순전히 아버지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제는 많이 늙어버린 런던은 아들에게 엉뚱한 물건을 내밀었다.
그 물건은 다름 아닌 골프 스코어카드에 적힌 런던의 일기. 일기 속에는 20여 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담겨 있다고 했다. 지금껏 어머니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본 적 오거스타에게는 한눈에 구미가 당기는 물건이었지만, 아버지는 일기를 공짜로 내주지 않겠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9개월 동안 아버지로부터 골프레슨을 받을 것.” 이런 젠장! 오거스타가 세상에서 아버지 다음으로 싫어하는 게 골프였다. 그런 골프를, 아버지와, 아홉 번이나 쳐야 한다고?
부모와 자식, 그리고 가족의 가치를 다시 묻다
이 책 《아홉 번의 골프레슨》은 《달콤한 불행》《종이봉투 크리스마스》로 국내 독자들과 만난 케빈 A. 밀른의 두 번째 소설로, 어린시절부터 골이 깊어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아홉 번에 걸친 골프레슨을 통해 회복되는 과정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달콤한 불행》에서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유쾌하게 넘나들며 삶과 행복의 의미를 탐사하고,《종이봉투 크리스마스》에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나선 어린 소년과 소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케빈 A. 밀른. 그가 이번에는 아버지와의 오래된 불화로 새로운 가족 꾸리길 두려워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가족의 온전한 의미를 다시금 배워가는 과정을 18홀의 골프라운딩보다 다채롭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펼쳐낸다. 2009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소설을 읽고, 독자들은 “별 다섯 개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모든 부모와 아들에게 권하고 싶다”“이 소설을 읽은 건 내게 이글이나 다름없다”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왔다.
“골프는 인생이야, 녀석아. 인생은 골프고.”
골프레슨은 첫날부터 황당하게 시작된다. “공이 티를 떠나 컵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샷에 퍼터를 사용하거라.” 말도 안 되는 첫 라운딩에서 오거스타는 200타 가까운 스코어를 기록했고, 손에 물집만 잔뜩 잡혔다. 두 번째 세 번째… 이어진 레슨들도 그런 식이었다. 완전 초짜인 들로레스라는 여인과 오거스타만 남겨두고 급한 일이 있는 척 필드를 떠나버리는가 하면 억수로 비가 내리는 날 기어이 라운딩을 강행하고, 오랜만에 버디를 잡겠다며 신난 오거스타에게 타수를 잘못 센 것 아니냐며 시비를 걸고, 팔로스루를 가르치겠다며 눈이 무릎까지 쌓인 겨울날 골프장으로 불러내고…….
자 그런데, 가장 어처구니없는 일이 오거스타의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 말도 안 되는 골프레슨이 오거스타에게 인생 레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사실. “내가 과연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던 날의 레슨에서 아버지는“누구도 처음부터 완벽한 게임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최선의 아버지 노릇이란 쥐꼬리만한 기술이라도 총동원해서 온힘을 다해보는 것”이라고 무심한 듯 충고했다. 아내와 심하게 다툰 뒤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날에는 “골프에서 실수한 동반자에게 멀리건(벌타 없이 다시 치기)을 주듯 인생 파트너에게도 조건 없이 멀리건(용서)을 주라.”고 다독였다. 아버지 런던이 허구헌 날 읊조려대던 “골프는 인생”이라는 말을 서서히 실감하면서 오거스타는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아버지의 인생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사랑! 그리고 오해 속에서 드러나는 부성애
조금씩 달라지는 두 부자 사이에는 아홉 번의 골프레슨과 맞바꾼 아버지의 옛 일기가 끼어든다. 런던이 아내 제슬린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녀가 세상을 뜬 직후까지의 기록이다. 작은 스코어카드 속에는, 세상 그 무엇보다 아내와 아들을 사랑했던 한 남자의 초상이 절절하게 그려져 있었다. PGA 프로골퍼를 열망하던 청년 런던의 삶은 제슬린이라는 명민한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전혀 다른 궤적을 그려나갔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꿈을 내려놓고도 한 치의 후회 없이 그 사랑을 향해 매진했던 젊은 날의 런던. 속속 드러나는 아버지 런던의 비밀스런 이야기는 오거스타 부부의 현재 삶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며 이 세상 모든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환기시킨다.
아내를 병으로 떠나보낸 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아들과의 관계가 엉망진창으로 뒤틀려버린 걸 알고 난 이후, 아버지의 삶을 지탱시킨 힘은 무엇이었을까? 어렵사리 성사된 아들과의 재회 혹은 인생 레슨은 아버지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언제쯤 우리는 인생을 알 수 있을까?
《달콤한 불행》과 《종이봉투 크리스마스》를 통해 국내 독자로부터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행복을 일깨워주는 작가” 라는 평을 들었던 케빈 A. 밀른. 그는 이 소설 《아홉 번의 골프레슨》에서 부성애라는 향수 어린 테마를 골프라는 독특한 소재와 버무려 우리 삶의 중요한 측면을 또 한 번 성공적으로 탐사해낸다. 사랑을 믿는다는 것, 그 사랑으로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얻는다는 것, 그리고 아이를 또 다른 세상의 주역으로 키워내는 일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소설 속 주인공의 고백처럼 어쩌면 우리는 끝까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을지 모른다. 다만 삶이라는 경기를 끝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더 많은 멀리건을 얻기 위해 노력해나갈 뿐! 이 소설《아홉 번의 골프레슨》은 그 불안하고도 흥미로운 경주의 아름다움을 눈물나게 일깨워줄 것이다.
골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우리는 필드에 나설 때마다 인생을 배운다. 이 소설은 우리가 골프를 통해 배우게 되는 귀한 가르침들을 부성애라는 틀 속에 녹여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자녀를 둔 주말 골퍼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고덕호(SBS 골프 해설위원)
★★★★★ 이 책을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또는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곧 부모가 될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권한다.
☆☆☆☆☆ 마음 따뜻하고 재미있다. 어느 부분은 큰 소리로 웃게 만들고, 어느 부분은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 별 다섯 개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 이 책을 읽은 건 내게 ‘이글(eagle)’이나 다름없다. -아마존 독자 서평
[책속으로] 추가
“더요?”나는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무릎을 굽힌 뒤 다시 물었다.
“더.”
“절 놀리시는 거죠?”내가 빽 소리를 질렀다. 굽히고 굽히다보니 어느 순간 거의 쪼그리고 앉은 모양새가 됐다. 더 굽혔다가는 바닥에 쓰러질 판이었다. “이런 자세로 공을 치는 사람은 없어요.”
아버지는 연단에서 느릿느릿 내려와 내 곁에 섰다. 이상한 자세를 너무 오래 취했더니 넓적다리가 쓰라렸다. “없다고? 내 생각엔 네 자세가 아직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것 같은데.” 아버지는 손을 뻗어 내 어깨를 잡고는 나를 밑으로 눌러앉혔다. 쿵 소리를 내며 내 무릎이 딱딱한 바닥에 닿았다. “바로 그거야.” 아버지가 속삭였다. ―본문 246쪽.
소년시절, 아버지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곤 했다. “골프는 인생이야, 녀석아. 인생은 골프고.”
그게 무슨 뜻인지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아버지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규정하고 이끌어왔다. 아버지는 골프를 테마로 꾸민 자기 레스토랑에서 손님을 맞을 때를 제외하면, 골프장을 누비거나 골프장 근처에 있거나 골프 채널에서 PGA 경기를 시청했다. 골프는 아버지를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골프야말로 아버지를 둘러싼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실체였다. 지금도 그렇다. ―본문 8쪽.
“지난 35년 간 나는 골프 라운딩을 할 때마다 이 카드 한두 줌 정도를 집어왔다. 나중에 기록하려고. 어떤 날은 카드를 반도 채우지 못했지만, 또 어떤 날은 너댓 장의 카드 앞뒤를 내 생각으로 빽빽이 채우기도 했지. 이 카드만 살펴봐도 내가 꼭 기억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느꼈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거야.”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목구비에서 감정 비슷한 모든 것을 깨끗이 지워냈다. “물론 네 엄마에 관한 얘기도 많다.”그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상자와 그 안에 든 독특한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은 다소 기이했지만 그 안에 담긴 수수께끼를 생각하니 구미가 당겼다. ―본문 39쪽.
아버지는 내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스레 곱씹으면서 나를 골똘히 올려다보았다. “그래, 아주 좋아. 오늘 너한테 뭘 가르쳐야 할지 알 것 같구나.” 런던은 벤치에서 일어나 내게 드라이버를 던져버리라고 말했다. “처음 몇 홀 동안은, 공이 티를 떠나 컵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샷에 퍼터를 사용하거라.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골프채를 바꾸겠다.” ―본문 56쪽.
아버지는 다 알고 있다는 듯 히죽 웃었다. “좋아. 그럼 이번 달 레슨은 이걸로 끝이다.” 그가 벽에 걸린 커다란 TV로 시선을 돌리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안 계셨잖아요. 저한테 가르쳐주신 게 전혀 없는데요.”
그는 TV에 눈을 고정시킨 채 테이블 위 쟁반에서 땅콩 한줌을 집어들고는 그걸 입 속으로 털어넣었다. “오늘은 들로레스가 네 선생님이었어.”
“무슨 말씀이세요? 그분은 골프에 대해 저보다 모르는데요.” ―본문 81쪽.
“대답해보렴. 이 홀에서 우리가 몇 차례나 같이 골프를 쳤지?”
“한 100번은 될걸요.”
“네 공이 페어웨이 밖으로 벗어난 것은 몇 번이었고?”
이제는 내가 웃을 차례였다. “한 100번은 되겠죠.”
“그럼 페어웨이로 돌아올 길을 찾으라면서 내가 너를 혼자 내버려 둔 적은 몇 번이었지?”
나는 웃지 않았다. “한 번도 없었어요.” ―본문 132쪽.
“오거스트, 당신이 우리 아기한테 처음에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잘 알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이 임신을 없던 일로 할 수 없다는 것도. 하지만… 당신, 아버지가 되고 싶긴 한 거야?”
내 마음 한구석에선 “그래.”라는 대답으로 그녀의 눈을 환히 빛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올랐다. 하지만 진심으로는 아직도 확신이 서지를 않았다. ‘아버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됐는가? 물론이다. 결점 많은 사람이지만 최선을 다할 결심이 섰는가? 당연하다. 하지만 진심으로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할 만큼 마음이 충분히 기울었는가? 불행히도 그렇진 않았다. “미안해, 샤치.” 나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 것 같아.” ―본문 173~174쪽.
그리고 5분여 동안 우리 둘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차를 타고 지나쳐가면서 갓길에 쌓인 더러운 갈색 눈을 지켜보았다. 그러는 내내 나는 아버지의 인정이 가장 절실하던 시절에 부러진 티처럼 내던져버린 내게 아버지를 용서할 마음이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보았다. 불가능할 것 같았다. 엄마처럼 나도 아버지를 용서할 이유와 용서하지 못할 이유를 리스트로 뽑아보았다. 용서하지 못할 이유는 수두룩했는데 용서해야 할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그가 나의 아버지라는 점. 하지만 그걸로 충분한가? 그래, 그는 내 아버지였지. 하지만 어떤 아버지였던가?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용서의 조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느껴보지 못한 내게 그는 왜 용서라는 말을 끄집어낸 것인가? ―본문 211쪽.
첫댓글 캐빈 A. 밀른 지음 / 역자 손정숙 옮김 / 출판사 황소자리 | 201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