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3700m)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4130m)로 가는 길. 그 길 끝에는 내가 그렇게 찾아 헤메이던 극락세상이 있었다. 2012.01.27.pm2시/ ⓒ벅수.
육신을 빠져 나온 영혼이 세상을 떠날 때 들렸다 가는 곳. 푸른 자유와 붉은 설레임이 매일 매일 가득했던 곳. 새하얀 설산과 노란 유채꽃이 함께 공존 했던 곳.
벌써 5일이 지났지만... 나는 지금도 잠에서 깨어나면 안나푸르나 롯지에서 깨어난 듯 설레임이 밀려온다. 눈 앞에 새하얀 설산이 스쳐 지나가곤 한다.
극락세계 같았던 11일 간의 기억이 잊혀질까 두렵다. 잊혀지기 전에 나는 또 다시 지난 11일 간의 네팔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떠난다. 2,500 여장의 사진과 함께...
▲ 인천공항에서 10시에 이륙한 비행기. 카트만두까지 절반의 거리를 날아왔다.
3시간이 지났다. 세상위에서 바라 보는 세상은 항상 새하얀 빛만 가득하다. 기내식으로 비빔밥과 맥주 한 캔을 마셨고, 시계를 3시간 15분 뒤로 돌렸다.
오늘 하루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 27시간 15분을 즐기라고. 그러고 보니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난 곳이 바로 네팔 포카라 아래쪽에 있는 룸비니가 아닌가?
흘러가버린 시간을 다시 살아가는 기분...좋다. 모처럼 모든 것들을 기억속에서 내려놓고 육체를 빠져나온 영혼이 되어 자유를 느껴본다. 김소희 명창의 새타령을 듣는다.
졸리면 자고, 깨어나면 놀고, 또 잠을 청해야 한다. 이렇게 앞으로 더 4시간을 놀아야 한다. 그래야 한다.
여기는 인천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안이다.
네팔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아보자.
먼저 수도는 '카트만두' 이며 '포카라' 등 주요 도시가 있다. 통화는 '루피' 국명을 설명하면 Ne: 네팔의 수호신 + pal: 보호 즉 신의 보호아래 있는 나라라는 의미.
국교를 '힌두교'로 정했는데 2008년 6월 15일 신헌법이 발효되면서 국교를 폐지했다. 종교의 분포는 힌두교 80% 불교 10% 무슬림 4.2% (소수 종교: 기독교)다.
그래서 오늘은 27시간 15분을 살아야 한다.
▲ 까탈스럽게 구는 입국 과정. 컴이 느린것인지 사람이 느린 것인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 부처의 생애를 그려놓은 벽화를 보며 인내심을 기른다.
▲ 화물칸에 실려 온 짐을 찾아서...
▲ 카트만두 국제공항을 빠져 나온다. 서울보다 위도상으로 약 10도 정도 아래쪽에 위치하지만 고도가 높아(약 1300m) 우리나라 늦가을 날씨같다.
▲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대형버스...
▲ 버스속에서 바라 본 네팔 수도 카트만두 국제공항 전경
▲ 버스에 몸을 싣고 네팔의 첫 방문지 '보우드 넛(Boudhanath)'으로 간다. 도로와 인도는 구분되어 있고, 차는 영국의 영향때문인지 좌측으로 다닌다.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다. 좌판을 펴 놓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첫 인상은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도시다. 특히, 공기가 혼탁하여 숨쉬기가 때로는 불편할 정도다.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다닐 정도였으니...
▲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어 있는불교사원 '보우드 넛(Boudhanath)' - 티벳식 불탑이며 부처님 진신사리탑이라 한다.
보다나트 사원은 지름이 100m 높이 36m에 달하는 동양 최대 스투파(탑)이다. 이 탑의 하부는 만다라 모양을 본떠 만든 8각형이며 3층의 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단은 계단을 이용하여 올라가게 되어 있다.
땅을 뜻하고 있는 첫번째 단에는 투제침부(마니휠 Mani wheel)가 700개가 있어 탑을 돌면서 손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 위에 하얀색의 둥근 돔은 물을 뜻하며 108부처가 조각되어 있다. 백팔번뇌를 의미하고 있는 돔형 위에 사각형 기둥이 세워져 있다.
사각형 기둥은 동서남북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커다란 눈이 그려져 있으며 불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눈과 눈 사이에 물음표 형상을 한 코는 '하나'라는 뜻을 가진 숫자다. 부처님의 진리는 하나요 이 세상은 '하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불상의 미간 사이에 있는 '백호'와 같은 의미다.
사각형의 기둥위에 13개의 층으로 세워진 피라미드형 첨탑은 해탈의 길로 가는 13개의 계단을 뜻한다. 이 안에는 부처 이전의 부처인 '카시야파 부처'가 사용했던 물건과 사리가 있다고 한다. 그 위로 맨 꼭대기 부분에 우산 모양을 하고 있는 원형의 통 같은 것은 '공기'를 의미한다.
▲ 세상을 내려 다 보는 부처님의 눈이 안쓰럽게 보인다.
▲ 입구에 들어서면 탑에 참배하고 시계방향을 세번 돌아 부처님께 예배를 한다.
티베트불교를 대표하고 있는 '보다나트 사원'은 누가 언제 어떻게 건축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단지 수많은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가운데 티베트 사람들은 하늘에 살고 있던 신의 딸이 죄를 짓고 지구로 ?겨 왔을 때 지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네팔 역사가들은 5세기경 만데브 왕 때 지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트만두 원주민인 '네와르족'들도 옛날 카트만두에 가뭄이 들었을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까. 다른 곳은 물이 부족하지만 이곳은 일년 내내 물 걱정을 않고 지낸다 한다.
▲ 마니차(경전바퀴)는 티벳이나 몽골 등 주로 밀교(라마교)가 있는 곳에서 볼 수 있는 법구의 일종이다. 문맹자들을 위해 불경이 적힌 두루마리(책)를 넣어 놓고, 한 번 돌리면 불경을 한번 읽은 공덕이 생긴다고 믿는다.
보다나트 사원은 네팔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큰 티베트불교 사원으로 알려지면서 관광명소가 되었지만, 과거 티베트인들은 네팔인들에게 온갖 멸시를 받으면서 살아야 했다. 1959년 중국이 티베트를 합병하자 정신적 지주인 14대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을 했고, 그 후 티베트를 탈출해 갈 곳이 없던 그들은 하나 둘 보디나트 일대에 모여 결국 지금과 같은 티베트 마을이 형성되었다. 언젠가는 고향땅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발길과 손길속에서 오늘도 부처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진언을 염송하면서 나무관세음보살을 나는 오늘도 찾는다.
보디나트 사원 안에는 각기 다른 크고 작은 45개 사원들이 있다. 모두 티베트불교 사원들이다. 힌두교 사원들은 외국인 출입을 허용하지 않지만 이곳에 있는 티베트사원들은 외국인 방문을 환영한다.
중간지점에 티베트 라마들이 지은 사원 중에서 가장 오래된 '사멜링 사원'이 있다. 이 사원 안에는 테베트 신들에 관한 사진과 수공예품들이 있으며, 달라이라마가 속해 있는 겔룩종파의 대표적인 사원이다.
▲ 탑을 돌고, 마니차를 돌리고, 오체투지를 하면서 각자의 소원을 빌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빌었을까.
▲ 경건한 마음도 잠시...보우드 넛 경계를 넘어오자 또 다른 혼란과 소음이 가득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 네팔의 채소와 과일 모두 우리나라와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저녁에 먹었던 네팔 전통 정식요리 - 쟁반에 이상한 밥과 야채와 소스를 함께 비벼서 손으로 또는 수저로 먹음.
▲ 반주로 마셨던 네팔 전통주 '럭시' - 증류주로 우리나라 전주 이강주같은 맛과 향내가 있었다.
20시 쯤 숙소인 '고가르나 리조트'에 도착.
룸은 깨끗하고 쾌적했다. 2인 1실. 탄력좋은 싱글침대가 2개. 바닥은 돌..맨발로 돌아다니니 발이 시러웠다. 난방은 안되었고 히터가 벽에서 조금씩 더운바람을 토해 냈다.
샤워를 하고... 몇 사람이 모여앉아 소주와 복분자를 한 잔씩 나눠 마셨다. 22시 쯤 침대에 눕자마자 곧 잠이 들었다. 그리고는 눈을 뜨니 아침 5시였다.
2일 째 일정은...'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포카라'로 이동. '포카라'에서 버스를 타고 트래킹 초입인 '나야풀'로 이동. '나야풀'에서 숙소가 있는 '힐레'까지 트래킹해야 하는 숨막히는 일정이다.
숨 막히는 2일 째...설레임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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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hoto Trekking 원문보기 글쓴이: 벅수
첫댓글 3년 전 다녀왔던 인도 네팔 여행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일행 중 몇몇은 일부 구간 트레킹을 하느라 귀국을 늦추기도 했는데 전 그 땐 트레킹의 매력이 무지 했던 때라
돌이켜 보니 먼 곳까지 가서 놓친 걸 생각하니 많이 아쉽네요
잘 감상하겠습니다^^
트래킹을 못해 아쉬움이 남으셨지만 그래도 멋찐 여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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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남아 있으니 좋으시겠어요...^^
저두 가끔씩 생각하는데, 산행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뭘하면서
세월을 낚고 있을지...
좀더 일찍 山을 알았다면 생각할때도 있구요
대단한..안나푸르나트레킹..산행기
감했습니다.감탄이절로납니다..체력이..따라주었야겠지요.^^
살면서 주어진 날들이 열흘이라면 만사제쳐두고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