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륭 페스티벌 황강록 각색 연출의 산동장과 박정석 각색 연출의 남도1
공연명 산동장
남도1
공연단체 극단 바람풀
작가 박상륭
각색 연출 황강록(산동장)
박정석(남도1)
공연기간 2018년 6월 21일~7월 1일
공연장소 선돌극장
관람일시 7월 1일 오후 3시, 5시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박상륭 페스티벌 황강록 각색 연출의 <산동장>과 박정석 각색 연출의 <남도1>을 관람했다.
낭독공연 <산동장(山東場)>을 각색 연출한 황강록(1969~)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인, 작곡가, 공연 연출가로 활동 중이며 1998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무대예술상 수상, 2000년 월간 '현대시' 신인추천으로 등단했다.
산동에서는 사회경제적 소외자인 떠돌이 장똘뱅이가 장터에서 언청이 여인을 유혹해 강간한 후 죽이는 이야기다. 난쟁이, 꼽추, 장님, 외다리, 외눈박이, 외팔이, 육손이, 벙어리, 장 닭 같은 사내라는 별명의 선비, 화상 쟁이와 장타령을 하며 떠 또는 주인공 장똘뱅이까지 13인이 등장한다. 나이는 대부분 33세에서 35세까지다. 장똘뱅이는 이들 무리들보다 자신이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창녀골목으로 가서 백치녀 언청이를 목격하고 유혹하려 수작을 건넨다. 그러나 장똘뱅이가 무슨 능력이 있으랴? 다행히 다른 13인의 도움을 얻어 백치녀 언청이를 가까이 데려오기는 했으나, 마음은커녕 몸조차 가까이하려들지 않으니 분노로 장똘뱅이는 목을 졸라 백치녀 언청이를 살해하고 만다.
황강록이 작품해설과 음악을 담당하고, 함태숙이 지문낭독을 한다. 정유미와 박정석이 주인공 남녀로 출연해 실제와 방불한 성격설정과 낭독으로 공연을 이끌어 간다.
<남도1>는 극단 바람풀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박정석이 각색 연출을 한 낭독공연이다. 무대 바닥에 새끼줄에 연결된 항아리를 비롯해 짐승의 탈 그 외의 소품이 연결되어 있다.
[남도1]에서는 소리와 말의 맛과 우리말의 결, 사투리의 리듬, 이것과 이 작품의 줄거리가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져 있다.
작품은 첫머리에 석달 내내 비만 오는 것으로 설정된다. 그것도 주인공인 덕산 댁이 죽고 나서 석 달 내내 비가 내리고 그리고 이 극의 화자라고 할 수 있는 영감님이 등장한다. 이 영감님은 성적으로 불능인 상태인 고기 잡는 어부다. 바로 이 영감이 세상을 떠난 주모 덕산 댁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어느 달밝은 밤 덕산 댁과 영감님이 밤에 배를 타고, 달빛 속에서 바다로 나간 적이 있다. 그런데 로맨틱한 장면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덕산 댁은 “나 죽거든 등에다가 큰 돌을 잡아매서 물결 밑에 가라앉혀줄 사람이 어디 있을거나?” 이렇게 탄식을 하면서 무언가를 하나를 영감님 주머니에 밀어 넣어주면서 그 봉지를 모레 아침에 끌러보라고 한다.
다음날 영감님은 혼자서 밤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다. 밤바다에서 바다와 하늘이 하나가 되어 혼연일체가 되는, 일종의 바다와 하늘이 혼인을 치르는 것 같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장면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성 불능의 영감님이 혼자 수음을 시도해 본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 다음날 덕산 댁이 새 색씨처럼 초록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은 채로 구슬 달린 족두리를 쓰고 목을 매고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영감님은 밤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세상 떠난 덕산 댁을 물길 밑으로 가라앉혀주려고 나간다.
장면이 바뀌면 영감님은 덕산 댁 대신 주막을 이어받는다. 그러나 마치 덕산 댁이 시집와서 석 달도 안 되었을 때, 바다로 나가서 세상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것과 똑같이 석 달 내내 비만 내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앉아있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선종남이 영감님, 천정하가 덕산 댁으로 출연해 탁월한 기량으로 낭독공연을 이끌어 가 관객을 깊은 정서감에 빠지도록 만든다.
조연출 박병주, 조명 류백희 이수연, 무대 김교은, 사진 정재혁, 영상 정용택, 의상 박근여, 포스터 박재현, 사투리지도 최승혜, 드라마투르기 이은기 등 스텝진의 기량이 어우러져 박상륭 페스티벌 극단 바람풀의 박상륭 원작 황강록 각색 연출의 <산동장(山東場)>과 박정석 각색 연출의 <남도2>를 관객의 기억에 남는 성공적인 낭독공연으로 창출시켰다. 차제에 낭독공연작품들이 실제공연으로 탄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7월 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