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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사진전 '私物놀이 _ 사물과 유희하다.' 2006년 1월 21일~1월 31일 갤러리 카페 브레송 |
도시를 걸었다. 화려하게 포장된 도시는 현란한 조명, 화려한 색채, 원색적인 광고와 번쩍이는 간판, 상품들로 진열된 쇼윈도우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히 경이로웠다. 나는 미로와 같은 도시의 거리를 지나며 눈에 띄는 사물의 잔상을 수집하였다. 그 잔상의 조각들을 내 상상의 만화경으로 밀어 넣고 회전시켜 달리 해석되는 이미지를 보고 다시 뒤섞어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가는 그런 유희를 즐기고 있다. |
私物놀이 사진가 김경호는 이미지 수집가이다. 여기 저기 제각기 널려있는 이미지들을 곤충 채집하듯 모아서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지는 언어 이전의 추상화된 기호라고 했듯이 그의 사진 이미지는 사물이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의미와 경계를 넘어 그 무엇인가를 전하려고 한다. 그는 길거리의 사물들인 유리, 옷걸이, 마네킹, 가위, 파이프, 선인장, 음료수 캔 등을 개인적인 상상의 세계 안에서 재배열하고 있다. 마치 뿔뿔이 흩어져 있는 사물들을 열병(arrangement)시켜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제관과도 같다. 그의 사진 안에는 대도시에서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사물에 대한 욕망과 분열 그리고 집착이 들어 있다. 어릴 적 우리들은 사물들의 이미지를 보고 그 이름들을 외우면서 쓰임새와 질서를 세우는 과정을 반복 학습했다. 김경호의 작업은 학습되어진 사물과 지각(知覺)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다. 즉 事物을 私物로써 변형시키고 용해하는 나름대로의 법칙을 통해 사물 즉 대상과 주체의 객관화된 이분법적 해석을 피하려고 한다. 사물과 사물이 만나 또 다른 하나로 융합하는 딥틱(diptych)과 트립틱(triptych)이라는 형식을 사용하는 것도 사물을 규정하고 정의하는 대신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작가적 태도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김경호는 사물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그 의미를 넓힌다는 차원에서 사진가이기에 앞서 명명가(命名家)이기도 하다. |
들뢰즈에 따르면 사물들은 완전한 한 덩어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파편들도 아니다. 마디를 가지고 있는 대나무처럼 사물들은 하나의 마디를 가진 분절된 상태에 놓여 있다. 사물들이 일정한 단위로 분할하는 방식을 분절(分節, articulation)이라 할 때, 자르고(分) 붙이는(節) 분절 과 절편성을 통해 사물의 구조가 결정되고, 자연과 우리의 삶에 마디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마디들의 형성과 변환에서 그 의미와 욕망, 역사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을 중심으로 늘어선 사물들이 사물들 사이의 관계와 의미가 고정되어 있을 때 우리의 삶도 경직된다. 그러나 사물들은 늘 변해가며 사물들 사이에는 늘 무슨 일이 일어난다. 사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 따라 혼란스러움에서 질서가 형성되기도 하고 때로는 변형되거나 해체되기도 한다. 김경호의 사물놀이에서는 주로 외형의 형태에 따른 동질적 사물들이 모여서 하나의 층을 이루고 있다. 서로 특정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새로운 층화(層化)를 형성해 내고 있다. 이렇게 구분되어진 사물들은 유기적으로 재배열되어 일정한 코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글 김남진(전시기획자/사진가) |
김경호 (金景湖) 그래픽디자인 전공 디자인 사무실 ‘비바드’운영 개인전 2005년 “風景思索” 갤러리 카페 브레송 단체전 2003년 “일상” 경인미술관 2005연 “일상” 갤러리 포토클래스 2005년 “제2회 5×7전” 갤러리 카페 브레송 연락처 : 011-286-6036 E-mail : vivad@hanafos.com |
갤러리 카페 브레송 : 02)2269-2613 |
첫댓글 김경호 작가님 전시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