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어라(Ephemera)...
「예전엔 지칠줄 모르고
내 눈을 들여다 보던 그대의 눈이
이제는 망설이는 눈꺼풀로
서글프게 내려뜨네요.
우리의 사랑이 이울어 가는겁니다」
그러자 그녀는 우리의 사랑은 이울었지만
다시 한 번 호젓한 호숫가에 서 봅시다.
처량하게 지친 아이,
정열이 깊숙히 잠이 든 온화한 이 시간에
둘이 함께. 별들은 어찌나 멀어 보이는지,
우리의 첫 키스도 얼마나 아득한지
참으로 늙었군요.
나의 마음은 그들은
생각에 잠긴 채 낙엽을 따라 걷다가,
남자가 천천히 여자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정열은 곧잘 방황하는
우리 마음을 피곤하게 했지요
나무가 그들을 에워싸고 노란 나뭇잎이
빛 바랜 별같이 어스름 속에 떨어지는데
늙은 토끼 한 마리가 다리를 절며
오솔길을 달려 온다.
그에게는 가을이 오고,
그들은 다시 한 번 호젓한 호숫가에 섰다.
돌아보니 그녀는 그녀의 눈같이 이슬 맺힌
고엽을 말없이 주워 모아
가슴과 머리에 꽂고 있었다.
아, 슬퍼하지 말아요
그는 말했다. 우리가 지친 것은
또 다른 사랑을 기다리기 때문이요.
미움과 사랑으로
후회없는 시간을 밀고 나가요.
우리 앞에는 영원함이 가로 놓였고,
우리의 영혼은 사랑
그리고 끝없는 이별의 연속이니까
그대 늙었을 때(When You Are Old)
그대 늙어 머리 희고 잠이 많을 때
난로가에 앉아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 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읽으며, 한때 그대 눈이 지녔던
그 부드러운 눈길이며 깊은 그늘을 생각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대의 다정하고 우아했던 시절을 사랑했고
그대의 아름다움을 거짓
혹은 진실함으로 사랑하였던가를.
다만 한 남자가
그대 순례자의 영혼을 사랑하였고
그대 변하는 슬픈 얼굴을 사랑하였던 것을.
그리고 빛나는 창살가에 고개 수그려
조금은 슬프게 중얼거려요.
어떻게 사랑이 달아났고 높은 산을 거닐며
별들의 무리 속에 그의 얼굴을 감추었는가를.
그림 / JOANNA AGIS & EWAN FRASER
*음악은 예이츠의 시에 Bill Douglas가 곡을 붙여
Jane Grimes가 노래부른
Lake Isle Of Innisfree입니다
The Lake Isle of Innisfree(이니스프리 호수의 섬) / Bill Douglas, Jane Grimes [W.B. Yeats 詩]
첫댓글 아, 슬퍼하지 말아요...
어떻게 사랑이 달아났고 높은 산을 거닐며
별들의 무리 속에 그의 얼굴을 감추었는가를..
추억의 그림자를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서요~
잠시만 슬퍼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새롭게 다짐해야지요,
꼭 목표를 이루겠다고요..
잘 하면 잘 된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