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5. 토요일
고흥 연홍도 여행
유유자적한 마음으로 우유자적 10월 트레킹 다녀옴.
연홍도는 마음 한켠에 조용히 숨겨둔 나만의 뭐랄까, 소중한 뭐였었는데
이번에 우리 회원들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펼쳐 보았는데 ...
(내 진심이)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연홍도로 가려면 우선 신양선착장으로 가야한다.
선장님과 미리 연락해놓아 시간에 관계없이 들어갈 수 있게 배려를 받았다.
배타는 시간 딱 4분. (절대 5분 안된다 ㅋㅋ)
배멀미 절대 안한다는 거~!!
이쁜 조형물과 쾌청한 파아란 하늘이 너무도 잘 어울려 우리를 반긴다.
아, 날씨 진짜 좋네~
더더욱 마음에 남는 하루가 되지 않았을까?
복 받은 날이었다.
예전 수수한 시골 아낙같이 촌티날리며 자연스럽게 순수했던 '지붕없는 박물관'은
7년새 너무도 이쁘게 다듬겨 꾸며져 있더라.
새딱한 표지석에 이쁜 조형물~
이정표도 갈리는 길목마다 이쁘게 배치되어 있고,
길에 빠알간 꽃무릇까지 심겨져 마치 누구에게 선물 주려고 포장해놓은 기분이랄까?
왠지, 그게 좀 아쉽게 느껴지는거 있지...
섬 이쁘게 꾸며놓으면 기분좋게 즐기면 되지, 무슨 서운함이 들고 난리야...
ㅋㅋ 우습다.
몰라 ~ 난 사람 손길을 덜 탄 그런 자연이 더 좋더라규 ...
[트레킹 코스]
연홍도항~ 아르끝~ 이쁜숲길~ 연홍미술관~ 좀바끝~턴해서~ 연홍항 (약 5km)
섬 둘러보는 길안내가 잘 되어 있어 특별히 주의할 곳은 없는데,
넉넉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며,
기왕 이 먼 섬까지 왔다면 반드시 '좀바끝'까지 가서 이쁜 인생사진 한장 건지고 올 것.
(시그널 작업 해놨음)
물론, 사진 찍을 곳이 너무도 많아서 큰 의미는 없다만서도...
그래도 '좀바끝'의 사진은 미술품으로 남긴 사진이 아닌 섬 자체의 모습으로 환상적이다.
평소에 천천히 걷는 회원들이 오늘따라 월매나 빨리 걷는지~
많은 회원들이 날 앞질러 먼저 가는 바람에
결국 '아르끝'으로 가는 길을 앞선 누군가가 잘못 들어서 놓치고 말았다는...ㅎㅎ
그렇다고 먼저 간 회원들을 버리고 혼자만 갈 수는 없는 일~
걷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회원들 성향도 있고해서~ 거리 단축할 겸 줄여서 걷는다.
안내자의 역할은 길안내도 있겠지만, 걷는 속도 조절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거~!
사진 찍으며 걷도록 천천히 이끌었는데... 으이구` 그걸 못따라주네. ㅋㅋ
모든 사람들 기분을 다~ 맞춰주지는 못한다.
참석회원이 매번 줄고줄어 속상함을 넘어 심각한 위협, 위기감으로 부각되는 현재.
뭘 그렇게 마음에 안들고 불만인지 . . . 해결방안 찾기가 너무 힘들다.
멀리 간다는 이유만으로 안 온 회원들에게
여기 좀 보라는 식으로 사진을 많이 찍긴 했는데 ...
생각해보니 의미는 없을 거 같다. ㅎㅎ
누구나 다 생각의 기준과 가치관 판단의 비중은 제각각 다르기에~
묵묵히 마음을 비우는 시간.
자연은 최고의 공간을 제시한다.
역설적이게도 이쁜 숲길과 이쁜 조형물 바라보며
지우고 또 지우는 마음으로 걷는다.
그 과정을 스스로 지켜보며 격려하는 마음도 생기더라~
누가 알겠나? 답답한 이 속마음을...
그렇게 한바퀴 돌고~ 다들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며 10월 연홍도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나저나~ 11월은 대체 또 어데로 가야하나?
가까운 곳, 억새 숲을 보는 쉬운 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