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지를 비치던 태양이 사라진 밤의 시간. 하늘은 어두운 푸른빛으로 물들고 하늘엔 단 하나의 빛인 달이 떠올라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잠들어 조용한 도시. 도시는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적 속에 있었다. 생명체의 생기조차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정적 속에.
타앙. 타앙. 타앙.
정적 속 울려 퍼지는 소리. 그것은 총소리. 이윽고 강한 총성이 3발 들려온 후, 도시에는 긴박하게 들려오는 발자국소리에 휩싸였다. 무언가를 긴박하게 쫓는 듯 한 발자국소리. 그리고 그 발자국소리가 잠시 멈춘 후 모습을 드러낸 것은 노엘이었다.
“저긴가?”
낮의 모습과는 다른 밤의 모습. 사냥감을 사냥하는 자의 눈빛. 감정을 지운 얼굴. 노엘은 은색의 총을 든 채 구두소리를 내며 조용히 걸어가고 있었다.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주위의 소리와 기척을 느끼려하면서. 그녀는 냉정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공격과 방어에 온 신경을 곤두새우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달빛이 미치지 않는 구석진 골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골목 안은 정말로 캄캄했다. 한 치의 달빛조차 미치지 못한 그야말로 진정한 밤의 모습과도 같은 어둠속이었다.
“피를 내놔.”
들려오는 목소리. 그것은 맹수의 목소리. 오직 피만을 탐하는 맹수의 본능. 노엘은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그 목소리의 공격을 살짝 몸을 비틀어 가볍게 피하고 목소리의 주인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너의 피를…….”
목소리의 주인공은 광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노엘을 바라보았다. 찢겨진 옷과 벌어진 입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로 피를 간절히 바라는 듯이. 날카롭게 날이 세워진 손톱으로 사람을 죽여 그 피를 마시려는 듯이. 마음도, 의식도 전혀 사라져 오직 굶주림이란 감정밖에 가지지 않는 모습을 하고서 그는 그 곳에 서있었다.
인간이 아닌, 피에 굶주린 맹수의 형상을 한 그를, 노엘은 그 목소리와 모습에도 한 치의 미동도 없는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사냥하는 자의 눈빛과 같은, 사냥감을 바라보는 사냥꾼의 모습으로.
“연쇄살인의 죄로서, 헌터로서 명을 받아 당신을 이곳에서 처리하겠습니다.”
사람을 해한 것에 대한 대가. 그것은 무(無)로 돌아가는 것. 순혈 뱀파이어가 아닌, 혼혈 뱀파이어가 문 인간은 반드시 이성을 잃고 피에 굶주린 괴물이 된다. 그렇기에 피에 굶주려 사람들을 해치고 피를 마시는 그들을 방치할 수는 없다. 오직 그들을 무(無)로 되돌리는 길만이 사람들을 구하는 유일한 구원. 피에 굶주려 이성을 상실하고, 마음마저, 그 의지마저 사라진 그들을 구하는 것 또한 무(無)로 되돌리는 것이 그들을 위한 구원.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이성을 잃은 피에 굶주린 생명체인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것이 그들, 뱀파이어 헌터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들을 양성하고 임무를 내리는 것이 헌터협회.
노엘은 그를 계속 바라보았다. 그를 죽이는 것이 그를 구원하는 진정한 길이라고 여기며, 그를 무(無)로 되돌리는 길이 헌터의 임무라는 헌터의 마음가짐으로.
노엘 카를리아. 그녀는 낮에는 성 세인트 폴 여학원의 학생, 밤에는 헌터협회에 소속된 뱀파이어 헌터.
“당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그녀는 그를 향해 그를 죽이는 것이 그를 구원하는 길이라 믿으며, 헌터로서 총을 겨누었다. 자신을 향해 겨눠진 총을 그는 으르렁대며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그는 이미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 뱀파이어의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예리한 손톱을 새운 채 달려들었다.
노엘은 그의 움직임을 느끼려는 듯 두 눈을 감았다. 그가 노엘의 몸에 거의 닿으려고 하는 찰나, 노엘은 그의 움직임을 읽고 몸을 살짝 비틀고 뒤로 물러났다.
“피……피를…….”
입맛을 다시며 달빛 아래 그의 눈동자는 붉게 빛났다. 그러더니 높게 떠오른 그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노엘은 갑자기 사라진 그의 기척에 놀라 눈을 떴다. 노엘이 눈을 뜬 순간, 그는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향해 손톱을 세운 채 공중에 떠올라있었다.
노엘은 재빠르게 몸을 틀어 옷에서 은색의 헌터전용 단도를 꺼내 그를 향해 정확히 던졌다. 그의 복부와 어깨에 꽂힌 단도는 그에게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는 많은 양의 피가 그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는 한손으로 복부를 감싸고 나머지 한손으로 노엘을 향해 손톱을 다시 한 번 휘둘렀다.
“안녕히. 부디 구원받아 좋은 곳으로 가시길.”
노엘은 손톱을 다시 한 번 피하고 총으로 그를 쏘았다. 그리고 노엘이 쏜 총알은 그의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다. 그는 피를 토해내면서 천천히 땅으로 쓰러져갔다. 하지만 눈을 감고 숨이 멈추기 전 그의 표정은 평온함으로 가득해있었다. 이윽고 그의 몸은 땅에 채 닿기도 전에 한줌의 모래가 되어 사라져갔다.
“뱀파이어 퇴치 임무 완료.”
노엘은 발사한 총을 휘둘러 허리춤에 꽂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성호를 긋고는 그의 모래를 등진 채 걸어 나갔다. 그의 처리를 알리는 임무 보고를 하기 위해, 그녀는 임무를 하기위해 가던 중 봐둔 공중전화로 향했다.
어두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자리 잡은 검은 색의 공중전화에 노엘은 돈을 집어넣고 다이얼을 돌렸다. 이윽고,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핀 후 그녀는 전화기 사이로 들리는 수화 음을 들으며 상대방이 받기를 기다렸다.
“노엘 카를리아입니다. 학교의 기숙사를 통해 건네받은 임무를 끝마쳤습니다.”
“수고했다. 그밖에 보고할 사항은?”
수화기 건너편에서 중년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노엘은 임무를 완수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그 밖의 사항을 묻는 남자의 목소리에 그녀는 말을 이어나갔다.
“목표대상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 한 명의 목격자도 없게 하였으며, 그 또한 잘 처리하였기에 아마 그가 죽고 남은 모래밖에는 흔적이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상처가 없으므로 다음 임무를 속행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다음 임무의 전달사항 또한 같은 방법으로 전달하겠다.”
이번 임무에 대한 완전한 보고를 마친 노엘은 다음 임무에 대한 보고를 들으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엘은 멀리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를 눈치 챘다. 서서히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다가오는 무언가. 약하지만 느껴지는 차가운 냉기. 노엘은 재빨리 전화기를 내려놓고 소리가 나지 않게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어깨위로 들었다.
안녕하세요? 은빛카린입니다.
1주일만에 또 찾아왔어요'ㅁ'!!! 요즘 침체되어가고 있는 베소와 연소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말해...잡담은 할 만한 게 없어요.-_-;
요즘 잡담할 만한 것이 없거든요...;
ps. 연소에 소설쓰시는 모든 분들의 소설에 작은 관심
과 덧글 부탁드립니다. 물론 제 소설도 많은 관심과
덧글 부탁드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필 받으며 정신없이 써내려가거든요.쿨럭. 지적 감사드립니다. 수정하도록 할깨요.
이등! 밤이라는 상황 묘사가 깔끔하네요~ 그나저나 뱀파이어라니 ..... 요새 흥미가 생긴 부류라 .. 한층 더 멋져요> <
하핫. 저도 만화책 읽다가 흥미가 생기고 결국엔 소설까지 와버렸습니다. 대런섄은 너무 뱀파이어가 징그럽게 묘사되서 아름다운 미형으로 그리고 싶어서 그렇게 쓰게 되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응~
뱀파이어가 불쌍..<퍽퍽
불쌍한 존재에요.ㅜ 하지만 그 미모와 두뇌는 본받고 싶...
노엘에게 접근하는 어두운 그림자는 과연누구 ?! ㅎㅎ 즐감이용~ 근데 대런섄, 시립도서관같은데 가면 있나요 ? 인터넷상에 텍스트 파일로는 풀린게 없는거같아서요 ㅠㅠㅋ 읽고싶어요 대런섄 !
글쎄요. 저는 대런섄을 사서 봤는데요. 시립도서관에 있을 지는 모르겠네요. 근처 책방에도 있을런지...
노엘 너무 매력적인것 같애요!! 너무 기대되는 다음편!!
여자인 제가 봐도 매력적이라니까요.ㅠ 다음편 조만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아,, 항상 이 소설은 음악과 내용이 묘하게 어우러져서 신기하네요. 멋있어요~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들으면서 제가 소설을 쓰기 때문에 그때 들었던 음악을 주로 올리다보니 그런가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