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인 식탁 9 / 성옥분*
오전 내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 있다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데
점심때는 되고 오늘은 뭘 먹어야 하나
생리할 때 되면 꼭 먹고 싶어지는 밀가루 음식
그래 오늘은 국수 해 먹자
혼자 먹자고 삶는 국수
그래 이왕 먹는 거 제대로 먹자
냉장고 야채 칸 안에 숨도 못 쉬고 있는 호박
체 썰어 들기름에 볶아 놓고
멸치다시는 벌써 냄새가 구수하고
알맞게 익은 열무김치를 내 놓는다
한소끔 삶는 국수
한소끔 더 넣어 삶으면서
여보세요? 율리야예요
점심 안 드셨지요? 옆집 할머니를 초대한다
그래서 오늘은 홀로인 식탁이 아니라
홀로 아닌 마주한 식탁이다
맛있게 잔치 국수를 먹으면서
며칠 동안 나누지 못한 사는 이야기꽃이 피고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시는 할머니
그래서 오늘은 커피가 두 잔이다
커피 향도 진해지고
이웃이 있음이 감사이고 행복 또한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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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잘하셨어요, 그렇게 이웃과 오손 도손 사는 재미 쏠쏠 하지요 [율리아]자매님이시군요, 저는 [글라라]입니다. 늘 행복 하세요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시는 할머니 그래서 오늘은 커피가 두 잔이다 커피 향도 진해지고 이웃이 있음이 감사이고 행복 또한 배가 된다...참으로 오랜만에 행복한 식탁이 되셨네요.[율리아]자매님이시네요.저는[프란치스코]입니다.거울낭자 시인님 오늘도 사랑가득 행복충만한 날 되시며 더더욱 건안하시며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