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빅토르위고(1802-1885)의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를 읽다말고 햇살이 머무는 창가에 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개선문 밑에 프랑스 낭만주의의 수령 빅토르위고의 유해를
안치해 놓고 밤새도록 횃불을 밝힌 그날 밤을, 파리의 뜨거운 심장 상제리가에
구름처럼 모여들어 위고의 83년 생애와 문학을 끝없이 불 밝히는 파리 시민들의
위고에 대한 열정을 느낀다.
철을 따라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꽃다발이 놓이는 개선문으로 들어가 프랑스
대혁명 지도자들은 물론 오늘날 프랑스 국가가 된 (라마르세이유)를 부르며
깃발을 휘날리는 파리 시민들을 떠 올린다.
“아! 자유여, 너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구나!” 시민 혁명 때 한 시인이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고 흘린 탄식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다. 독일에 전세(戰勢)에 불리해지자 히틀러는 그의 수석
사령관에게 파리 폭격을 명령한다. 그러나 수석 부하는 그 자리에서 “예!”라고
대답했을 뿐 당시 독일 총통인 히틀러의 명령을 어긴다.
오늘날도 프랑스 국민들에게 전설처럼 얘기되는 나치군대의 수석사령관은 그때 스스로 묻고 대답한다.
“안 돼, 파리를 폭격해버리면 인류문화는 다시 복원할 수 없어, 파리는
프랑스만의 보고가 아니라 인류 전체 문화유산의 보고다.”하는 판단을 한 나머지
히틀러의 파리 폭력 명령을 어긴다.
그래서 오늘날 베르사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루브르에는 세게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기록된 복원 추진 중인
한국의 ‘직지삼체 요절’ 원본이 있지 않는가.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거나
프랑스와의 싸움과 전쟁에서 패배한 아시아,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문화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소장, 진열돼 있는 것은 수석사령관의 지혜 때문이다.
당대의 현실과 사상, 사물을 한쪽으로만 들여 보지 않고 ‘전체’로 받아들인
위고는 전인적(全人的)인간형에 속하는 인물이다. 괴테가 보다 드넓은
‘세계정신’에 도전하여 ((파우스트))를 완성시켰듯이 위고는 프랑스혁명의 3대 슬로건이요.
인류의 보편적인 진리인 자유, 평등, 박애의 사상으로((라미제라불))과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를 써서 세계문학의 금자탑을 이룬다.
위고는 파리의 거리나 세느 강가를 걷는 시민들 하나하나의 얼굴에서 미세한 흐름까지 본 것이다.
아니 그가 살았던 시대의 전체를 바라본 사람이다.
나아가 루이 16세와 그의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콩코드 광장에 모인 사람들 전체 속에서 훗날, ‘인간의 모습 하나하나’를 들여다본 사람이다.
동시에 위대한 작가들 속에서 발견되는 어떤 사물과 사건을 대할 때도 멀리서
가까이서 다양하게 바라보는 작가이다.
그래서 오늘날 그를 현실의 시인이며 동시에 초현실의 시인이라고 말하면서 그의
작품에 담긴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 종교관을 일부가 아니라 전체로 파악하는
작가이다.
그날 개선문 밑에 암치된 위고는 ‘팡테용’(모든 시민들이 묻힌 곳, 만신전(萬神殿),으로 옮겨져 안장된다.
이 묘지는 원래 수도원성당으로 사용되었으며 프랑스혁명 때부터 거장들의 무덤이 들어선다.
정치인보다는 주로 문인들이 묻히고 있는데 계몽주위 선봉인 루소와 볼테르,
자연주의 문학운동의 창시자인 에밀졸라, 그리고 빅토르 위고가 잠든 곳이다.
행동주의 작가 앙드레 말로도 이곳으로 옮겨와 잠들어 있다. 또 팡테옹 묘지는
‘백년전쟁’으로 유명한 잔 다르크가 기다리는 곳이다.
구테타로 정권을 잡은 나폴레옹3세 치하(제2전성시대)의 어느 날 위고는
노트르담 성당을 통해 불화살처럼 날아오는 영감을 얻어 작품으로 옮긴다.
그것이 저 불후의 명작((노트르담 성당의 꼽추)) 이다.
대중작으로 가장 많이 읽혀지고 있는 이 소설을 프랑스 낭만주의의 역사 소설을 대표한다.
프랑스 대혁명과 근대 자유민주주의 시민 정신이 속도감 있게 녹아든 이 작품은 독자들을 숨 막히게 붙잡아버린다.
이야기는 주로 노트르담 성당에서 일어난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집시 출신인 열여섯 살의 예쁜 아가씨 에스메랄다를 둘러싸고 온갖 육욕의 쟁탈전이 벌어진다.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게끔 갖가지 사건들이 일어난다
. 파리의 한복판 밑바닥을 관통하여 흐르는 지하수처럼 사건은 가장 어둡고 더러운 터널 속에서 뒤얽힌다.
성직자임에도 하나님 말씀보다는 육체의 욕망에 눈이 어두워져 버린 노트르담
성당의 부주교 클로드의 이중성, 그리고 성당의 종치기인 꼽추 과지모도와
젊은 군인으로 에스메랄다의 애인인 페뷔수가 종횡무진하거ㅔ 펼치는 이 무시무시한 러브 스토리는 비극적으로 끝난다.
꼽추 과지모도는 역시 모든 인간들한테서 발견되는 정신적 불구를 상징한다.
왼쪽 눈 위에 물사마귀가 하나 있는 애꾸에다 머리는 어깨 속으로 들어가 있고
등뼈는 활처럼 휘어져 있으며 가슴뼈는 툭 불거져 나온 데다가 두 다리가
뒤틀려 있음은 물론 벙어리처럼 말을 더듬는 과지모도, 그의 모습은 어쩌면
그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부주교 클로드의 내면을 스펙트처럼 전후좌우로 비춰주는 거울이다.
‘과지모도’는 ‘부활절의 첫째 일요일’ 을 가리키는 말인데 꼽추인 그에게 이런
이름을 붙여준 사람은 그를 데려다가 종지기를 시킨 클로드 부주교이다.
아, 예쁜 아가씨 에스메랄다를 탐하다 못해 그녀의 애인 페뷔스를
단도로 찔러버리는 부주교 클로드! 그리고 이 장면을 숨어서 지켜본 꼽추
과지모도까지 그녀를 탐하려 하면서 욕망의 갈등에 휩싸인 마침내는 인간죄악의 절정을 이룬다.
불쌍한 에스메랄다가 단도로 페뷔스 중위를 살해 기도한 범인으로 오판되어
‘마녀재판’ 끝에 처형되고 사건의 진신을 종탑에서 떨어뜨려 죽이면서
((노트르담 성담의 꼷추)는 끝을 맺는다.
결국 이 작품은 상위계층 클로드와 페뷔스라는 인물을 통해 하위계층 과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삶에 파탄을 가져온 위고 위대의 사회를 고발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위고가 ‘사형 제도의 폐지’를 이슈화 시키면서 인도주의를 부르짖던 무렵에 발표된다.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상원의 원인 위고는 루이 나폴레옹에 대한 쿠데타를
계획하다 실패, 대서양의 유배지에서 오랫동안 망명생활을 하는 등의 정치적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200장의 원고를 단숨에
써 내려간 무진장한 정력과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그것도 정치보다는 언제나 ‘인간의 편’에서 서 있기를 갈망하면서 말이다.
그는 운문희곡((크롬웰)이후 ((레미제라블)).((동방의 집)), ((황혼의 노래))를
비롯하여 18년간의 망명세월 결과로 문제 시집((징벌시집))과 ((하느님))이
그치지 않고 읽힌다.
위고는 르네상스 이후 프랑스가 탄생시킨 최초의 ‘근대적 작가’이다.
인간을 어떤 틀 속에 집어넣고 사상과 주제의 적의성, 혹은 적합성을 강조하는
고전주의 문학의 형식과 내용을 깨뜨린 시인이다.
자유주의와 인간의 진실을 위해 깃발을 든- 그의 삶과 다양하고 엄청남 문학작품들의 말해주듯이 낭만주의의 신화적 존재로 거듭난다.
조화와 균형만을 내세우며 단정한 문체만을 중시여기는 보수적인 고전주의에 혐오를 갖는다.
세 차례의 혁명을 치른 그에게 고전주의는 태양왕 루이 14세로 상징되는
절대군주국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위고는 경멸한다. “친한 것들은
주제로 삼지 말고, 시인의 용어는 평범해서는 안 되고, 어릿광대 샅은 인물묘사는
피하고, 저속한 것들은 등장시키지 말라”는 “모든 문학의 원리는 이성이
화려하고, 고귀하고 , 성세하고, 장식을 중시하라‘는 데카르트적인 합리적
고전주의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낭만주의는 병폐하고 고전주의는 건강”이라고 판단해 독일 고전문학의 최고봉
괴테와는 달리 혁명시대 프랑스의 작가 위고는 “낭만주의는 괴테와는 달리
두 어깨에 ‘날개’를 달아준다.”
주장하면서 또 그것을 작품에 투사한 것이다. 빅토르 위고의 걸작 중 하나인
역사소설((노트르담 성당의 꼽추))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새겨져 있고
영원히 읽혀질 것이다.
“프랑스 낭만주의 수령, 그대는 우리의 가슴 속 영원하리라!”
첫댓글 빅토르위고의' 노트르담 성당의 꼽추'!
감사히 봅니다.
긴글 올리시느라고 수고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샛노란 새싹들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너무 깜직하네요.
그래요
인류문화는
한번 망가지면 두 번 다시
복구가 힘들기에
영구적으로 보전할 려면
늘 조심해야 하겠지요
올려주신 좋은 글에
머물다가 갑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인류문화는 잘
보존해야 되는 것죠. 탁구대회에 출
전합니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죠.한 번
해보죠?처음 시력이 좋아진답니다.
명작중의 명작 필독서
정의와 인류애, 그리고 자유를 향한 결코 멈추지 않을 투쟁을 독자의 눈앞에 제시한 소설
다 읽고나면 감동에 자리에서 한참을...
그렇습니다.명작 중의 명작이죠.
심독해 주심에. 고맙습니다.
포근한 하루되시기를
중딩때,
영화를 봤는데,
지금도 생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