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도원에서 보낸 6박7일
한폭의 동양화 같은 동양 최고의 명산 글·사진 김종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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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봉에서 본 호텔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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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위에 타는 초불처럼 불룩하게 솟아 있는 비래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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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봉 능선 위에 솟은 원숭이 바위에 늦은 햇살이 비쳐 붉게 빛나고 있다. |
그동안 국내의 비경을 사계절 촬영해 온 우리 한국비경촬영단(단장 김종곤)의 회원 중 산을 좋아하는 11인이 모여 1월 7일부터 12일까지 6박 7일간 황산촬영을 계획했다. 물론 우리의 산하를 사랑하지만 동양 최고의 산이라는 황산을 보고 우리의 산과 비교도 해볼 겸 산을 아끼고 관리하는 그들의 생활모습을 관찰하고 져 함이었다.
7일 아침, 10시에 출발하는 비행기건만 우린 수속 준비과정이 복잡할 것을 고려해 오전 7시 공항 3층 로비에 집결하기로 했다. 예정시간보다 다소 늦게 도착한 회원들도 있었지만 순조롭게 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다들 웅장하고 깨끗한 인천국제공항의 모습에 흡족해 했으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에 이륙한 비행기는 11시 반 상해에 도착했다.
중국공항에 도착해 출국장을 막 빠져 나가려는 순간 공안이 달려와 짐을 보자고 한다. 공안은 우리의 배낭들을 열어보더니 카메라 렌즈가 가득한 것을 보고 장사하기 위해 온 사람들 인줄 알았는지 막무가내로 10,000위안을 맡기고 가란다.
10,000위안이면 우리 돈으로 1,600,000원이다.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행히 중국 공안 중 우리말을 할 줄 하는 직원이 있긴 했지만 윗사람의 지시임으로 어쩔 수 없단다. 결국 회원들의 여유 돈을 털고 나니 쇼핑할 비용도 없어졌다. 하지만 오히려 잘됐다는 회원도 있었다. 외화 낭비도 막고 여유부릴 짬도 없어 졌으니 진정한 사진 촬영여행이 됐다는 말이다.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며 공항을 빠져 나와 현지 안내원을 만났다.
우린 중형버스를 타고 상해에 위치한 예원이란 명, 청나라 시대의 건축물을 구경했다. 정돈된 연못과 정자를 관광한 후, 오후 6시에 출발하는 황산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공항으로 돌아왔다. 6시가 넘어 상해 공향을 출발한 비행기는 1시간만에 황산에 도착했다. 우선 저녁식사를 마친 후, 황산 시내에 있는 최신식 호텔이라는 국맥호텔에서 짐을 풀었다.
기암과 바위봉이 장관을 이루는 황산
8일 중국에서 첫날이라 그런지 아침 6시에 기상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빵과 죽으로 아침식사를 마친 후, 호텔 앞에 대기 중인 중형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황산으로 오르는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오른 후, 운곡케이블카에 도착했다. 겨울이라 손님이 없는지 우리 일행만이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케이블카에 오르니 그제야 황산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왔다. 기묘한 바위와 기암이 노송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깨끗한 정원 길 같은 계단 오름길엔 막대기 하나로 기름통과 빨래, 물건들을 져 나르는 일꾼들이 분주하다.
짐이 많은 회원들은 짐꾼들에게 200위안(30,000원)을 주고 1km거리인 호텔까지 짐을 맡기기로 했다. 계단을 따라 내려와 호텔에 도착해 방을 정하고 내일 촬영에 들어갈 몇 곳을 답사하기로 했다. 일행 중 황산을 몇 번 와보았다는 김용식씨와 박웅씨가 청량대에 올라 이곳저곳을 설명을 해주었다.
일출 촬영지와 노을 촬영지, 시간대별 빛의 이동 사항을 듣고 호텔에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우린 식사 후, 호텔에서 20분 거리인 시신봉으로 향했다. 시신봉 정상에 오르니 수많은 바위봉우리가 창을 세운 듯 발아래 관음봉과 아름다운 능선이 펼쳐진다. 건너편으론 청량대와 사자바위가 펼쳐지고 산중턱으론 울긋불긋한 호텔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소 아찔하고 위험해 보였지만 안전하게 펜스를 둘러쳐 놓았다. 시신봉 답사 차에 몇 컷을 찍은 후, 노을을 촬영하기 위해 통신대쪽 능선에 올라 서해와 비래석이 보이는 곳에서 산을 올라 지평선을 넘어가는 노을을 촬영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의 촬영일정을 통해 해가지는 위치를 적당히 알 수 있었으나 이곳에서는 대각선으로 지는 각도가 넓지 않고 노을의 표시가 나지 않으면서 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우린 내일을 기약하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는 바쁜날이였지만 좋은 풍경을 보지 못해 내일 아침의 멋진 일출과 운해를 기대하며 황산의 첫 밤을 보냈다.
협곡을 타고 바위 봉우리 옆에 계단길이 이어져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호텔 로비에 나오니 회원들이 일출을 찍기 위해 산행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린 호텔 뒤편에 위치한 청량대로 올라 일출을 보기로 했다. 정상주변과 종탑, 전망대 등으로 흩어져 촬영에 나서기로 했으며 아침 식사 때 다시 만나기로 했다. 청량대는 11명이 자리잡고 촬영할 곳도 없었지만 서로 조금씩 다른 앵글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날씨가 너무 맑아 눈으로 보기엔 좋았지만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기에는 적당치 못했다. 아쉬움을 달래며 하산해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각자 촬영에 나서기로 했다.
일행을 두 팀으로 나누어 서해 협곡쪽과 비래석이 있는 능선으로 분리했으며 각자 촬영을 마친 후 서해 협곡의 계단에서 만났다.
서해 협곡의 계단길은 오묘하고 아찔한 바위벽에 붙여 만든 것으로 만리장성을 만든 중국인의 정신을 느끼게 했다. 이 계단길을 굽이돌아 내려가면 바위 동굴을 지나게 되고 다시금 첩첩산중의 풍경이 발아래 펼쳐졌다. 우린 호텔로 돌아와 점심을 먹기로 했지만 호텔로 가는 30분 거리도 아쉬워 매점에서 중국식 라면으로 때웠다.
우린 오후까지 계속해서 촬영에 들어갔다. 오후엔 노을이 지는 서해 호텔 쪽의 노을을 기대했으나 뿌연 안개가 몰려와 시야를 가렸다.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숙소로 들어오니 회원들의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하다. 몇몇 회원은 이곳의 포터(짐꾼)에게 짐을 맡겼지만 난 하루 종일 커다란 카메라 배낭을 메고 이곳저곳을 헤치고 다니느라 몸이 말이 아니다.
10일, 새벽부터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침에는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회원들의 표정은 더 밝아 보였다. 비가 개이고 나면 뭔가 좋은 장면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황산의 겨울 산 모습을 보기 위해 또 운해 낀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호텔에 머물다 비가 잦아들어 호텔 문을 나섰다. 안개 사진도 촬영할 겸 청량대와 시신대에 오르니 하늘이 열리며 안개가 걷히지 시작했다. 부푼 꿈을 앉고 산에 오르니 오후 햇살에 산 그림자가 묻혀 산의 모습이 잘 나타나질 않았다.
설악의 풍경들을 품은 듯한 황산
난 서해지역과 안개 사진을 촬영한다며 바쁘게 몸을 움직였으나 이렇다 할 만한 사진은 얻지 못했다. 다시 내일을 기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가져온 음식에 식당 안내원들이 준 독한 술을 곁들였다. 술 한 잔을 마시고 나니 몸을 움직이기엔 귀찮았다.
하지만 포토아트의 이만욱사장의 ‘여성 회원들과 함께 별사진 촬영하러 나가자’는 말에 끌려가듯 밖으로 나왔다. 바람은 심하고 추운 가운데 약국사장인 김석길 회원이 주머니에서 조그만 고량주 한 병과 안줏감을 꺼냈다.
이 술은 얼마나 독한지 속에서 불이 날 것 같았다. 우린 너무나 추워 사진이고 별이고 내일로 미루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이제 내일이면 마지막이다. 황산의 자비스런 모습에 기대를 걸고 늦은 밤 잠을 청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회원들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 있었다. 로비에 있던 몇몇 회원들과 함께 청량대에 올랐다. 날씨는 어제와 같이 맑고 깨끗해 마치 우리의 가을 하늘을 연상하게 한다. 몇 장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고 호텔로 하산해 짐을 챙겼다.
로비로 나오니 홍00 회원이 핸드폰이 없어졌다며 호텔에 항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항의는 호텔 측의 무성의와 불친절로 인해 포기하고 현지가이드의 분실확인서를 받기로 했다. 호텔 뒤의 산에 올라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다 떨어진 중형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했던 황산 촬영은 아쉽게 접어야 했지만 웅장한 모습의 황산을 눈으로 확인했으니 다행이다. 황산이 구름에 가려 보지 못한 것보다 우린 더 아늑한 풍경들을 보았다고 생각하고 다시금 오겠노라 다짐했다.
길이 공사 중이라 큰 버스가 통과하지 못해 고물 같은 버스가 우리를 마중 나온 것이다. 우린 낡은 버스를 타고 황산 중턱을 내려와 깨끗한 32인승 버스에 몸을 실었다. 황산시내를 둘러본 후, 공항으로 나왔다. 황산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상해에 도착하니 저녁 9시가 다됐다. 한때 일본인이 운영했다던 상해의 호텔은 제법 규모도 크고 깨끗했다. 잠이 오지 않아 호텔 로비에 전시된 풍경 그림전을 감상하고 잠을 청했다.
12일 아침, 일찍이 호텔식당에서 식사을 해결하고 버스에 올랐다. 우린 중국에서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소주지역으로 관광을 떠나기로 했다. 버스는 2시간을 달려 오왕 합려의 묘가 있다는 호구산에 이르렀다. 이곳은 지반 침하로 무너져 내린 동양의 피사탑과 졸정원의 정원이 있는 왕궁 같은 곳이다. 호수와 정자 숲이 멋졌다.
국내의 백화점같은 풍경의 소주쇼핑센터
소주의 실크쇼핑센터에 들르니 많은 버스와 우리나라 사람들로 그득하다. 마치 국내의 유명 백화점에 들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쇼핑이 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으니 그림에 떡 일뿐, 눈으로만 구입하고 한국식당에 들러 한정식으로 배를 채웠다. 입속에 매콤하고 짭짤한 국물과 김치가 들어가니 정말 세상이 달라 보인다.
역시 우리 입맛에는 우리 것이 좋으며 우리 산하가 좋고 정든 내 고향이 가장 좋다는 생각을 든다. 우린 공항에 들러 맡겨둔 중국 돈 10,000위안을 찾아 각자 나눠 가졌다. 그동안 돈이 없어 쇼핑은 못했지만 외화를 줄였다는 데 만족하며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밤 9시30분, 40분이나 연착한 비행기였지만 맑은 하늘이 가득한 고국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황산 트레일 가이드
안후이성(安徵省) 남부에 위치한 황산은 72개의 크고 작은 암봉들이 늘어선 무릉도원 같은 곳이다.
황산일대는 1990년 국제연합 유네스코 세계 유산 위원회에 의해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중국 10대 명승지 중 하나로 동양화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든다.
황산으로 접근하기 위해선 황산역과 공항이 있는 툰시구(屯溪區)를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툰시구에서 황산까지는 65km거리로 툰시장거리버스터미널에서 황산 온천지구까지 운행하는 인근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드는 사용할 수 없으며 3일전의 표를 예매할 수 있다.
또한 베이징이나 청두, 상하이, 광저우, 칭다오, 천진 등에서 비행기를 이용, 황산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황산의 들머리는 온천구 자광각에서 오르는 길(前山)과 운곡사에서 오르는 길(後山)이 있으며 보통 전산으로 올라 후산으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통
서울(인천공항)에서 상하이까지 항공료는 중국동방항공의 경우 1인이 378,000원이며 대한항공은 1인이 00만원이다.
서울(인천공항)에서 베이징까지는 09:50에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1편과 13시에서 18시 반까지 두 편의 중국국제항공기가 운항한다. 서울에서 천진까지는 매일 13:00에 대한항공 1편이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45분 정도며 요금은 00만원이다.
상하이에서 황산까지는 매주 4편의 비행기가 운행한다. 요금은 460위안이며 베이징에서 황산으로는 매주 2편의 비행기가 운행하며 요금은 1,140위안이다.
필자가 이용한 글로벌여행사의 경우, 단체 항공권이 410,000원이며 항공세는 25,000원(출국 및 공항세) 이다. 이외에 보험료 23,600원(1인 2억보험)이었다. 배편으로는 인천항에서 천진항까지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천인(天仁)페리호가 출항한다. 소요시간은 23시간으로 2인 1실의 침대칸인 경우 25만원, 1인 1실의 로얄칸은 18만원이다. 인천에서 상해로는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 항림해운 운영하는 해화호가 취항하고 있다. 요금은 특등실(A)이 235,200원이며, 특등실(B)은 187,200원이다. 소요시간은 17시간이다.
황산시에서 황산 운곡케이블카까지의 버스 대절료는 1,000위안이며 일반 버스를 이용할 경우, 비행장에서 시내까지는 리무진 버스가 운행하며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시내인 툰시에서 온천구까지는 택시요금으로 20위안 정도다.
숙박
황산시 풍경구에 위치한 북해여관(0559-556-2555)은 산중에 위치한 호텔 중 가장 근사한 곳으로 2인실이 680-830위안이며 이다. 경치가 아름다운 서해반점(0559-556-2987)은 2인실이 950위안으로 조금 비싼 편이지만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운곡사 인근의 운곡산장빈관은 가장 저렴해 2인실이 580위안 이다. 세 곳 모두 비자나 마스터 카드의 사용이 가능하다.
온천지구의 황산빈관(0559-556-2202)은 2인실이 320위안이며 온천 풀장이 인근이라 편하다. 다만 건물이 좀 낡고 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천도산장빈관(0559-5562160)은 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1인실 100위안, 2인실 280위안 정도다. 일본인이 운영하기도 했다는 호텔닛꼬상하이는 1박 비용이 우리 돈으로 6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