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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미국산쇠고기수입전면개방, CEO 대통령다운 행태
다덕 추천 0 조회 36 08.05.07 15:42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미국산쇠고기수입전면개방, CEO 대통령다운 행태

 

 

1. 시장관리에 대한 책임을 유기한 대통령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축산관련단체는 물론 대다수의 국민이 한 목소리로 반대를 외치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값 싼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유입되면 축산농가의 연쇄도산이 우려되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광우병으로 인하여 국민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명박 정부의 수장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구입 유무는 민간이나 소비자가 결심해야할 몫’이라고 했다. 좋게 말해서 시장 기능에 맡기자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시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무식한 발언이요 건전한 시장의 육성 발전을 위한 관리 감독의 책임을 지닌 정부의 수장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소수자에 의해서 조작될 수 있으며, 정보의 불균형과 소비자의 무지에 의해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는 것이 시장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미국의 광우병관리시스템이나 우리의 검역체계를 제쳐두고라도 우리의 시장은 현실적으로 전혀 믿을 것이 못 된다. 부실하게 시행되고 있는 원산지표시제, 툭하면 불거지는 원산지 속여 팔기, 가공식품에 대한 관리부재, 단체급식에 따른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그물에서 벗어나가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시장이 저렴하고도 풍성한 유해식품의 공급처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이고도 총체적인 문제다.

 

 

2. 시장에 넘쳐나는 불량식품

 

  우리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저렴한 식품을 공급받는데 익숙해져 있다. 특히 과학영농이라는 기치 아래 무수한 비료와 농약을 개발해서 사용하고 심지어 유전자를 변형시켜 만든 농작물을 통해서 엄청난 증산을 이루어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인공첨가물이 개발되어 천연재료를 대신하고 식품의 대량생산과 장기적인 유통을 가능케 함으로써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곡물, 야채, 과일을 비롯한 각종 가공식품의 가격이 공공요금이나 인건비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덜 오르는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엥겔 계수를 떨어뜨리고 외적인 삶의 풍요를 누리도록 해준 것이다.

 

'옥수수차ㆍ녹차 등 웰빙차에 식품첨가물 수두룩' (매일경제 2008.  3. 37)

 

 

  가축의 뼈가 없이도 육수를 만들고 우유 한 방울 없이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과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과일음료를 만들고 찹쌀을 사용하지 않고도 찹쌀떡을 만들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에 가공된 버터, 우유, 과육, 육류 등을 조금 넣어서 - 이것만으로는 색, 향, 맛을 낼 수 없으니까 당연히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여 - 만든 제품이 주변에 널려있다. 비료, 농약, 성장촉진제를 듬뿍 먹은 식물들은 제 몸도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크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예컨대 사람들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사과를 먹으며 즐거워한다.  이들 제품들은 사람들의 무지를 틈타서 탐욕의 환영을 받으며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일찌감치 시장을 점령했다.

 

 

(사진 및 설명  동아일보 3월 17일자 '알쏭달쏭 식품첨가물… 확인하고 사시나요')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하루에도 수십 종의 인공첨가물과 온갖 독성물질을 섭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들이 당장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수년에서 수십 년 후 혹은 다음 세대에 어떤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값 싼 풍요에 대한 대가를, 머지않은 미래에, 일반적인 예상보다 더욱 혹독하게 치루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자연과 인간의 건강은 벌써부터 이에 대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광우병은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들 중에 좀더 크고 두려운 문제일 뿐이다.

 

 

3. 광우병 - 불량식품의 역공

 

 

  광우병은 자연을 파괴를 일삼으며 그동안 누려온 풍요에 대하여 끔찍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 중에 하나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고 미각은 매우 간사하여 입을 즐겁게 해주는 먹을거리를 탐하는데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물질적 풍요는 육류 소비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육류를 대신할만한 물질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다만 저비용으로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른바 기업형육류생산공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저비용으로 생산해낼지라도 식량으로서의 효율은 곡물의 약 8분의 1정도에 불과하며 각종 환경파괴와 오염까지 감안한다면 육식의 증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2007년 미국 민간단체에서 보고한 바로는 전체 소 중에서 자연방목은 3%이며 나머지는 기업형육류생산공장에서 사육되고 있다. 이곳의 사육환경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실은,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쇠고기 즉 지방이 마블링된 연분홍색의 어린 송아지고기를 얻기 위해서 물대신 오직 우유를 먹이고 철분결핍으로 빈혈에 걸리게 만들어서 도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보호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이는 소름끼치는 동물학대행위다.

 

  저들은 빠른 비육을 위해 소가 몸을 돌리기조차 어려운 협소한 사육공간을 만들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 비위생적인 환경을 방치했다. 더러운 환경은 그대로 둔 채 질병을 방지하기 위해서 과량의 항생제를, 빠른 성장을 위해서 성장촉진제를 투여했다. 더욱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소를 비롯한 가축폐기물로 만든 동물성 사료를 먹였다.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여 초식동물에게 동물성사료를 먹인 것이 결국 광우병이라는 대재앙의 원인이 되고만 것이다.

 

 

4. 그냥 그렇게 팔려나갈 미국산쇠고기

 

  현재 우리의 시장에는 온갖 유해한 식품들이 난무하고 있다. 인간이 조성한 유해한 환경에서 유해한 물질에 의해 사육ㆍ재배되어 생산된 식품들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화학첨가물을 사용해서 가공한 식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대기업 제품이건 중소기업 제품이건 가릴 것이 없다. 대기업의 경우는 다만 좀 더 지능적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정부는 매우 무능하다.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일시적으로 야단법석을 치는 것이 고작이며 며칠만 지나면 소비자도 정부도 잠잠해지고 만다.

 

  광우병을 염려하는 국민들이 미국산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그것이 시장에 나오고, 몇몇 사람들이 사먹기 시작하고, 한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결국 미국산쇠고기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다. 그것은 비료와 농약을 듬뿍 뿌린 야채나 과일, 그리고 각종 첨가물로 범벅이 된 가공식품처럼 우리의 시장에서 그냥 그렇게 팔려나갈 것이다. 그리고 각종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어 알게 모르게 대량으로 소비될 것이다.

 

 

4. 기업의 이익을 우선하는 CEO 대통령

 

  건전한 시장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국민의 몫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감시 감독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가 이토록 중요한 책임을 포기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믿고 기업인 출신의 대통령을 뽑았더니 아무래도 대통령이 국가를 기업과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하나의 기업이요 국민은 소비자요 정부라는 기업의 봉이 아닌가싶다.

 

  소비자의 행복 추구권은 안중에 없고 오직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던 기업인 출신 대통령이 ‘국민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헌신짝처럼 팽개쳤다. 소위 CEO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무슨 대단한 이익을 챙겼는지 모르겠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좀 더 꼼꼼히 따져보고 안전을 확인한 후에 이웃 나라들과 보조를 맞추어가며 결정했어도 결코 늦는 게 아니었다. 이게 무슨 좋은 일이라고 일등을 하려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래 놓고는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이고 소비자가 결심할 일이라니..... 부실공사로 소비자를 울리던 대기업 전문경영인다운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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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5.08 10:10

    첫댓글 맨 마지막 글...여운이 남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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