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평양에서의 첫날밤
(평양=공동취재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평양 도착 첫날인 13일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한뒤 평양도착,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공항 상봉 및 카퍼레이드, 잇단 공연 및 만찬 참석 등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냈지만 이날 저녁 피곤한 기색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김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에 온 한 당국자는 '김 대통령은 이날 상봉이후 북측의 전향적이고 진지한 접근 자세에 크게 고무된 것같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2시간40분동안의 만찬을 끝낸뒤 곧바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돌아왔다.
김 대통령은 저녁 9시50분께 영빈관에 도착해 위성TV방송을 통해 서울의 방송보도와 함께 조선 중앙TV로 북측 언론의 정상회담 보도내용도 함께 시청하는 등 정상회담에 대한 국내외 및 세계 각국의 반응에 관심을 보였다.
이어 김 대통령은 임동원(林東源) 특보,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 박준영(朴晙瑩) 공보수석 등으로부터 간단한 보고를 받았다.
14일 있을 확대회담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단독회담을 앞둔 사실상 `전략회의'였다.
이날 측근들의 보고내용과 김 대통령의 언급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 대통령은 '북측이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도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약식회의에서는 또 서울에서 마련해온 다각적인 시나리오별 대책 등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어 밤 11시께 잠자리에 들어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고 박준영 공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14일 아침 6시10분께 기상해 아침에 제일 먼저 보고하러 온 박 수석에게 '어제도 날씨가 좋더니 오늘도 아주 화창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작지만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합의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날 김 위원장과의 2차정상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빈관에서 김 대통령은 북측이 제공한 전복 오이냉채와 생선전탕, 삶은 달걀, 완두콩밥, 찹쌀 완두찜, 인삼차 등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친뒤 오전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확대회담을 시작으로 둘째날 일정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