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바다에서 크루즈를 타고 선상 유람을 즐겼다. 일행과 크루즈를 타고 바라본 오페라하우스와 그 주변을 돌아보는 선상 관람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육지에서 바라본 오페라하우스와 배를 타고 바라본 오페라하우스는 대조적이고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육지보다 배를 타고 선상에서 바라본 오페라하우스가 더 웅장하고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크루즈를 타고 일행과 선상 관람을 마치고 오페라하우스 건물 내로 들어가 한 시간 코스로 정해진 내부를 관람했다. “…사각형 형태를 만드는 대신, 저는 하나의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지나칠 때나 하늘 위를 쳐다볼 때 항상 새로운 것이 스쳐 갑니다.…… 태양, 광선, 구름 등과 더불어 그것은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JORN UTZON, 2002).".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한 Utzon의 말이다. 시드니는 건물을 설계한 사람의 작품에 대한 혼과 마음을 기념하고자 오페라하우스 내에 설계자의 Utzon방을 마련하여 방문자가 설계자를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건물을 설계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자 관심이다. 우리는 경제적 가치만을 내세워 어떻게 하면 설계비를 줄일까 하는 것에 골몰하는데 이들의 건축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부럽기만 하다.
1959년에 공사를 시작한 오페라하우스는 Utzon의 급진적인 디자인 설계로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오페라하우스를 세울 위치에 대한 영감을 받은 Utzon은 건물을 모든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웅장한 해양 경관에 뜬 하나의 초점”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 배의 돛 모양으로 지붕의 구조를 설계했단다.
시드니는 오페라하우스 건물로 인해 볼거리가 많아졌다. 건물 안에서 영화, 미술품 전시, 연극과 공연 관람, 콘서트와 오페라 관람, 건물의 내부를 관람하는 코스, 건물을 배경으로 바다에서 배를 타고 관람하는 코스, 오페라하우스를 내려다보며 하버 브리지를 걷는 코스 등 건물 하나로 인해 시드니의 관광산업을 부흥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은 아름다운 건물 하나가 도시와 국가의 상징이자 관광으로 부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국가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건물이 세워지면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는다.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파리의 에펠탑, 두바이의 버즈칼리파, 대만의 대북101,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도 도시와 국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일행과 오페라하우스 건물 앞 광장을 올라갈 때는 수많은 파리가 탱고 춤을 추며 반겨주었다. 광장에는 파리가 너무 많이 날아다녀 걷기에도 불편했다. 시드니가 아름다운 항구라지만 시드니시의 무관심이 엿보였다. 광장에선 파리가 마중을 나와 반기고 오페라하우스에서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내부를 관람했다.
귤을 자른 모양의 외형에 백색과 상아색을 입힌 타일로 된 지붕의 모습. 오페라하우스가 설계자의 혼이 담긴 아름다운 그림처럼 다가왔다. 예술에는 작가의 영혼이 담긴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건물 하나가 시드니를 대표하고 아름다운 조각품을 구경하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건물은 사람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계자의 무한한 꿈과 영혼이 담긴 예술적 고집과 건축미로 승화시키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다.
시드니 하늘의 구름은 점점 어두워졌다. 건축가의 혼과 주변 환경이 어우러진 오페라하우스의 관람을 마치고 일행은 다시 버스에 올랐다. 한 나라를 상징하는 건물을 세워 호주를 세계적 반열에 오르게 한 오페라하우스. 광활한 대륙과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전 세계의 사람을 끌어모으는 역동적인 문화의 힘. 아마도 호주가 미래를 위해 선택한 것은 경제가 아니라 美가 아니었을까.
우리도 이제는 경제적 이익만을 내세워 건물을 짓지는 말아야 한다. 건물은 한번 땅 위에 세워지면 영원성을 갖는다. 따라서 건물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남겨주는 유산이다. 우리도 건물을 지을 때 설계자의 꿈과 미래를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시공자나 건축주가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한국을 대표할만한 아름다운 건물을 건축해야 할 때다. 한국적 이미지가 담긴 초가집이든 설계자의 꿈이 담긴 상징적인 건물을 세워야 한다. 그것을 통해 한국적인 미와 전통을 접할 수 있고 오페라하우스처럼 주변과 어우러진 복합적인 관광이 가능한 건물을 세워야 하는 것은 나만의 소원은 아닐 것이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건축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보람된 관람이었다.
첫댓글 글만 봐도 오페라하우스의 아름다움이 상상이 가네요.
우리도 마천루가 아닌 무언가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