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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전통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전 노원문화재단 이사장)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어 있다.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된 이유는 단순히 오랜 역사를 넘어 보편적 평등의 가치와 사회 신분제에 대한 비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주제이며, 각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에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된 한국의 탈춤'
또한, ‘한국의 탈춤’은 사회의 부조리와 갈등을 풍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해 화해와 조화를 위한 전통 유산이며, 현대의 예술창작에도 끊임없이 영감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의 탈춤’은 가무(歌舞)와 연극의 요소가 전부 들어있는 종합예술이며, 사회의 부조리한 사회의 문제들을 풍자와 해학을 담아 공론화하는 예술적인 특징을 가졌으며, 특히 관객의 동조나 야유 같은 능동적인 참여까지 포함되어야 완성되는 적극적인 소통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부조리와 갈등을 드러내고 단순히 풍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화해와 조화를 위한 전통 문화유산이라는 가치도 지니고 있다.
가 • 무 • 악 • 극(歌·舞·樂·劇)이 융합된 종합예술, 한국의 탈춤
가 • 무 • 악 • 극(歌·舞·樂·劇)이 융합된 종합예술, 한국의 탈춤
탈춤은 마당만 있으면 펼쳐질 수 있는 종합예술이다. 소통과 사회 비판의 특성 덕분에 1970~80년대 한국의 독재 군사정권에 반대하고 저항하였던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했고, 지금은 BTS의 무대 등 많은 글로벌 공연에서 한국적 정체성과 역동성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춤은 현장에 북, 장구, 피리, 대금, 해금 등 삼현육각 연주자의 흥겨운 연주에 맞춰 역동적인 춤을 춘다.
탈춤은 우리나라에서는 학술적으로는 ‘가면극’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데 지역마다 다른 명칭과 특징을 지닌 채 전승되었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는 ‘산대놀이’ 혹은 ‘별산대놀이’로, 황해도 지역에서는 ‘탈춤’ 혹은 ‘놀탈’로, 강원도 지방에서는 ‘탈놀이’로, 경상도 지역에서는 ‘들놀음(野流)’, ‘오광대’, ‘탈놀이’, 혹은 ‘별신굿놀이’라는 이름으로 전승되었다.
‘가면극’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탈춤'
우리나라의 탈들은 나무, 바가지, 종이를 주재료로 하고, 아교 단청이라 하여 전통적인 염료로 칠을 했다. 또한, 우리 탈은 대사에 쉬운 서구의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 가면과는 달리 가면이 얼굴 전체를 가려 입이 거의 막힌 탈이 대부분이다. 설사 입이 뚫려있다고 하여도 좁아서 대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것은 애초부터 대사 극을 목표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탈춤은 남성적인 춤을 위주로 표현되기 때문에 춤과 음악에 주목해야 한다.
지역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전승된 한국의 탈춤
‘한국의 탈춤’의 영어 명칭은 ‘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이다. 즉 탈이라는 가면을 쓰고 춤이 어우러진 극(劇)이라는 뜻이다. 극이니까 여러 배역이 등장한다. 탈춤은 사람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그린 극이니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사회의 여러 유형의 인물을 상징하고 있다. 지역마다 여러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모든 탈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웃는 얼굴이다. 그것은 기분 좋은 웃음일 수도 있고, 비아냥거리는 웃음일 수도 있고, 체념의 웃음일 수도 있다.
‘한국의 탈춤’은 그 내용과 성립과정으로 보아 크게 ‘마을굿놀이 계통 탈춤’과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으로 나눌 수 있다. ‘마을굿놀이 계통 탈춤은’은 마을굿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지역의 주민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것으로서 ‘하회별신굿(河回別神祭)탈놀이’나 ‘강릉관노가면극(江陵官奴假面劇)’ 등이 있다.
‘한국의 탈춤’은 그 내용과 성립과정으로 보아 크게 ‘마을굿놀이 계통 탈춤’과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으로 나눌 수 있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은 삼국시대에 중국과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산악․백희, 그리고 상고시대의 제천의식 등에서 연행되던 전문적 연희자들의 연희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발전해 형성된 것으로서 서울지역에서는 애오개(아현), 사직골, 구파발, 녹번, 노량진 등에 ‘본산대놀이패’가 있었다. 애오개, 사직골 등에 있었던 산대(山臺)놀이를 흔히 본산대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경기도의 ‘송파산대놀이’, ‘퇴계원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가 본산대놀이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어 그 영향 아래 황해도의 ‘봉산탈춤’․‘강령탈춤’․‘은율탈춤’, 경남의 ‘수영야류’․‘동래야류’․‘통영오광대’․‘고성오광대’․‘가산오광대’, ‘남사당’패의 덧뵈기 등이 생겨났다. 본산대놀이는 전문적 연희자들이 전승의 주체였지만, 여기에서 전파된 별산대놀이, 해서탈춤, 야류, 오광대, 탈놀이 등은 농민, 하급관속, 무부(巫夫) 등 각 지역의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었다.
중국의 '경극', 일본의 '가부키'를 능가하는 전통공연예술, 한국의 탈춤
중국의 '경극', 일본의 '가부키'를 능가하는 전통공연예술, 한국의 탈춤
한국에는 이제는 많은 탈춤이 사라져 버렸다. 군사독재 시대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탈춤 전승이 활발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다행히 많은 탈춤 종목들이 중요무형문화재 혹은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안정적으로 전승되고 있으나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고, 재창조 영역도 부진한 편이다.
한·중·일 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전통공연예술은 무엇일까? 중국의 경우는 단연 경극이다. 경극은 일명 ‘베이징오페라(Peking opera)’라고도 부르는 창(唱, 노래)·염(念, 대사)·주(做, 동작)·타(打, 무술 동작)의 4가지가 종합된 공연예술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전통공연예술은 가부키(歌舞伎)이다. 가부키는 일본 고전 연극의 하나로, 노래·춤·연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예술이다. 이러한 연극적 요소를 갖춘 한국의 대표 브랜드 전통공연예술은 무엇일까?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탈춤을 내세우고 싶다.
탈춤은 중국의 대표 브랜드 전통음악극인 경극, 일본의 가부키에 대적할만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통 무형유산이다.
탈춤은 중국의 대표 브랜드 전통음악극인 경극, 일본의 가부키에 대적할만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통 무형유산이다. 탈춤에는 신명 나는 음악과 춤이 있으며, 사회를 풍자하는 대사와 재담, 그리고 극(劇)이 융합된 예술성이 뛰어난 공연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전통공연예술로서 ‘탈춤’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전통문화 칼럼니스트 김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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