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안가에 이달 들어 엄청난 양의 정어리 떼 사체가 여러 차례 발견이 되고 있다. 이달 초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주변에는 죽은 정어리떼가 드넓은 해변을 뒤덮었다. 파도를 타고 사체는 끊임없이 뭍으로 밀려왔다. 폐사한 정어리 떼는 1천100t 규모이다. 일본에서 11년 동안 잡아야 하는 양이다. 사체를 처리하는 데만 2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코다테시는 홋카이도 남서부 쓰가루 해협과 면한 지점에 있는 홋카이도 최대의 항구도시이다.
잇단 정어리떼 폐사에 중국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때문 아니냐는 반응이 등장하고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대해 강건너 불 구경하던 영국의 언론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3개월 뒤 수천 t의 물고기 사체가 밀려왔다며 원전 연관성 의혹을 보도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생태계가 혼란에 빠졌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당연히 일본 정부는 화들짝 놀랐다. 일본 정부는 특유의 무조건 아니다라는 대응을 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정정 보도를 요청하고 있다. 일본은 내년 2월 4차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방사능 오염수 방류 이후 원전 주변 바다의 삼중수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에 가장 반발하는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 물량은 전년 대비 거의 100%가까이 줄어들었다. 기시다가 아베 이후 정권을 잡은 뒤 한 것은 방사능 오염수 방류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물론 일본 국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기시다는 전세계적으로 대단 이슈를 만들어 냈고 큰 형인 미국 대통령 바이든까지 나서서 일본을 두둔했지만 그 성과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바이든의 인기 즉 지지율도 바닥을 치는데 무슨 성과가 나타나겠는가.
얼마전 기사다는 중국의 시진핑과 만나 수산물 금수조치를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시진핑은 먼 산만 바라 보았다.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지 못한 기시다를 곤욕스럽게 한 것은 또다시 폭락한 지지율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집권당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까지 터져 나오자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최저치인 10~20%대까지 추락하고 있다. 자민당 주요 파벌들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이른바 '파티' 수입금을 비자금화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금 자민당은 당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력하게 밀어닥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자민당이 일본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획득한 2012년 이후에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에서도 그 위기감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감세 정책에 대한 불만과 각료들의 잇따른 불명예 퇴진,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장기화까지 기시다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정어리떼 집단 폐사가 방사능 오염수 때문이지 아닌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멀쩡하던 정어리떼가 대거 폐사를 한다면 이것은 생태계에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 그 원인이 결코 간단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총리 기시다를 비롯해 일본 정부는 국민들의 불만상황과 생태계의 변화를 제대로 해결할 마음자세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일본의 총리가 자국민들의 지지를 받느냐 마느냐가 이웃나라인 한국 국민들에게 그다지 관심거리가 아니다. 일부 국적만 한국인 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주변국의 대다수 국민들의 항의와 불만속에 오로지 자국의 이득만을 위해 정책을 펴는 정부치고 자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일본 기시다정부에서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12월 2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