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농알못의 시선으로 지켜본 리뷰입니다.
*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의 용어가 중간중간 쓰였습니다.
대학농구가 방학 기간을 끝내고 후반기 일정에 접어들었다. 8개 팀이 펼치는 플레이오프가 시작됬습니다. 1주 동안이라는 짧은 일정 안에 빡빡한 경기가 이어진다 과연 8개 팀 중 정상을 차지하는 팀은 누가 될까요.
연세대학교 80 : 81 건국대학교
연세대
유기상 28득점 3점슛 4개 (31%) 3리바운드 2어시스트
신동혁 24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이규태 8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안성우 8득점 1어시스트
건국대
프레디 24득점 21리바운드 3블록슛
최승빈 13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
백지웅 20득점, 3점슛 6개 (38%), 4리바운드
조환희 15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정규리그 7위 건국대가 정규리그 2위 연세대를 잡으면서 이변을 만들었다. 1쿼터 초반 연세대는 그동안 요긴하게 써왔던 3-2 지역방어로 건국대를 괴롭히며 초반 16-4까지 앞서는데 성공했다. 건국대는 프레디를 스크리너로 활용하여 무리하게 돌파를 하거나, 무모한 프레디 포스트 업을 시도하다가 연대의 준비된 트랩과 더블팀에 막히면서 어거지로 득점이 실패하거나, 턴오버로 이어졌고 이는 연세대의 쉬운 트랜지션 득점으로 이어졌다. 점수차가 초반에 10여점차로 벌어지자 건국대는 플랜 B로 전환한다. 어거지로 프레디를 스크리너로 쓰겠다는 전략을 버리고 최승빈을 탑으로 끌고와서 링커 역할로 대체하는 전술로 전환했고, 이것은 신의 한수가 됬다.
무모하게 프레디에게 볼을 넣기 보다는 연세대 지역방어의 약점인 양쪽 사이드 위크 사이드로 빠르게 볼을 돌리는데 성공하며 많은 슛 찬스를 만들었고, 쾌조의 슛감을 보인 백지웅이 이를 연달아 성공시켰다. 거기에 슛을 놓쳐도 프레디와 최승빈이 악착같은 공격리바운드 참여로 세컨 찬스를 만들어냈다. 초반 골드 차이가 나던 것을 따라잡히자 급해졌는지 연세대는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무모한 바론 시도처럼 속공 상황에서 패스를 너무 무리하게 뿌리다 턴오버를 양산하며 기회를 스스로 말아먹었다.
건국대는 위크 사이드에 기회가 나면 외곽슛, 연세대 수비 뒷선에 빈틈이 나면 빠르게 프레디에게 공 투입이나 돌파로 득점을 차곡 차곡 쌓아갔다. 후반에 들어와서는 연세대는 믿을맨인 유기상 - 신동혁에게 공격 기회를 몰아주면서 활로를 찾으려 했고, 스크리너 마저 포기하고 더블 팀으로 붇는 건국대 수비를 이겨내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건대도 전반과 비슷한 패턴으로 득점을 쌓았는데 프레디의 보드 장악력이 빛을 발휘하며 몇 번씩 세컨 찬스를 만들어냈다.
4쿼터 백지웅과 프레디의 대활약으로 건국대가 앞서가나 싶었더니, 유기상과 신동혁이 어려운 찬스를 연달아 메이드하며 다시 경기를 뒤집었으나 거기가 한계였다. 프레디가 다시 공격 리바운드 후 이지 풋백을, 건대 백지웅이 연세대 수비가 한쪽으로 순간적으로 쏠린 틈을 놓치지 않고 돌파에 성공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연대는 유기상과 신동혁이 좋은 찬스를 연달아 놓치고, 건국대는 마지막 상대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프레디의 공격 리바운드 후 풋백으로 연결하며 쐐기를 박았다. 연대는 유기상의 초 장거리 3점까지 나왔으나 1점차를 극복할 수 없었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승리한다' 슬램덩크 격언은 2022년 9월 1일에도 이어진다. 건국대에게 강한 모습을 연세대였으나, 유기상과 신동혁의 분투만 가지고는 경기를 이길 수 없었다. 앞선 리딩 가드이 부재는 물론이고 이규태와 김보배의 부진이 컸는데 골밑에서는 궁극기 쓰고 비비는 아트록스마냥 들이대는 프레디와 최승빈의 몸빵에 제공권을 뺐겼고 이지슛을 놓치고 속공이나 쉬운 연결에서 턴오버가 너무 많았다...
건국대는 최승빈이 탑에서 왼쪽 오른쪽 안쪽 가릴거 거 없이 볼을 잘 연결해 주었고, 조환희는 돌파 그리고 백지웅은 슛, 프레디는 리바운드에 침착하게 집중하였다.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투입한 배승재와 수비 전담으로 투입한 박상우도 중요할 때 3점을 하나씩 터뜨렸다. 어려운 농구하기보다는 공격에서는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는 높이와 덩치를 믿고 빠른 볼 흐름으로 슛 찬스를 만들고 수비에서는 과감히 스크리너를 죄다 버리고 핸들러 수비에 집중했다. 선택과 집중이 돋보인 경기였다.
고려대학교 104 : 73 성균관대학교
고려대
문정현 23득점 3점슛 2개 7리바운드
김태완 13득점 3점슛3개 3리바운드 3어시스트
김태훈 11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이두원 8득점 6리바운드
성균관대
이현호 20득점 3점슛 3개 5리바운드 5스틸
송동훈 14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
박민철 13득점 2리바운드
안정욱 7득점 7리바운드
고려대가 무난하게 성균관대를 제압하고 4강에 진출하였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수비가 꼬이며 3점 오픈을 내준 고려대는 바로 타임아웃을 부르며 재정비를 하였지만, 1쿼터에는 조금 어수선하였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억지 돌파를 하면서 턴오버가 나왔고 성균관대는 평소에 하던대로 장기인 풀 코트 프레스와 트랩 수비로 고려대를 괴롭혔다. 공격에서는 초반 좋은 슛감으로 큰 차이가 벌어지지 않고 고려대를 쫓아갔으나 믿었던 에이스 송동훈이 자유투를 연달아 6개를 흘리면서 균형의 추가 조금씩 무너졌다.
상대와의 체급차이를 2쿼터 들어서야 깨닳은 것인지, 세트 오펜스에서 사이드에서 시작되는 어거지 돌파를 포기하고 탑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와 45도로 빼주는 3점과 높이를 앞세운 공격이 통하기 시작하며 고려대는 점수차를 벌려갔다. 성균관대의 슛감이 2쿼터 중반부터 무뎌지자 억지 3점 슛이 이어졌고 쉬운 리바운드를 잡아 속공으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문정현, 김태완, 김태훈 3명의 활약이 눈부셨다. 사실상 경기는 여기서 갈렸다. 가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진 성균관대는 3쿼터 따라잡을 힘을 내지 못했고 고려대는 그간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던 선수들을 투입시키면서 무난히 경기를 마쳤다.
성균관대는 주포 김근현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무슨 이유인지 송동훈이 오늘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기록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대를 맞아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송동훈이 북치고 장구치고 태평소를 불어도 붙어볼까 말까한데 말이다. 2학년 이현호가 그나마 고군분투했으나 그것이 다였다. 고려대는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전환시키며 완승을 거뒀다. 문정현이 공수에서 탄탄히 중심을 잡아준게 컸다. 이두원이 오늘 경기 이후 얼리를 선언했는데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공격에서 쉬운 슛을 놓치거나 패스를 흘리면서 집중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오늘 경기를 보러온 스카우트가 있었다면 이두원보다는 문정현의 활약에 더 눈이가지 않았을까 싶었다.
내일의 대학농구
동국대 VS 경희대 (오후 2시, 경희대학교 수원 캠퍼스 체육관)
중앙대 VS 단국대 (오후 2시,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 체육관)
날짜가 이미 지나서 오늘이 되버린 내일의 경기들. 내일도 2경기가 열린다. 서로 해볼만하다고 느낄 상대와 만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하루가 될 것 같다.
첫댓글 좋은글 잘 봤습니다. 건대는 상위권팀처럼 뎁스가 좋지는 않지만, 주전만큼은 잘 갖춰졌죠. 조환희-백지웅-최승빈-프레디 라인업은 꼭 슬램덩크의 북산 같았습니다. (서태웅이 없는..) 그렇게 보면 단기전에서 연대를 잡은 것도 꼭 놀라운 일만은 아닌 것 같네요. 연대는 가드들 줄줄이 빠지고 최형찬, 유기상, 박선웅으로 돌려막기 했는데, 어제는 경기 정돈이 전혀 안됐네요. 이규태, 김보배는 역할이 뭔가 싶을 정도로 그냥 프레디, 최승빈 옆에 서있기만한 느낌이었습니다. 고대-성대 경기는 자세히 못봤는데, 김상준 감독은 프레스라는 확실한 색깔은 있지만 오펜스 전술이 전무하고 송동훈을 바라보지만,(김근현도 없으니) 사이즈 작은 송동훈이 아무리 농구를 잘해도 플옵 같은 단기전엔 힘이 부치더군요. 냉정히 보면 프로무대에서 송동훈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대는 얼리 오펜스나 속공 과정에서 나온 턴오버가 반만 줄였어도 몰랐을거 같은데 리바운드 잡고 아웃렛 패스가 길거나 짧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네요...
성대는 송동훈이 해집고 남은 틈을 노린 오펜스가 주가 되는데 골밑은 틀어막혔고 슛감이 떨어지니 바로 경기가 끝나버린
와우. 매우 훌륭한 리뷰네요. 경기를 다시 본 듯한 후기네요. 역시 킹콩마스터님...
재밌게 써보려 했는데 딱딱한 글이된거 같아 아쉬웠는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