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_3 노력이 빛을 발하다
양동근의 어린 시절을 들어보면 “키가 작고, 엄청 왜소했다”라는 말과 함께 근성 있는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옥범준은 “성실하고, 언제나 똑같이 악바리였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센스 있고, 노력하는 선수였다”며 “수비는 잘 했다. 코치님께서 상대 에이스를 일부러 동근이에게 붙여서 따라다니라고 하셨다”고 했다. 김일두는 “빠르고 악착 같았다”고 했다. 삼선중 1년 후배인 이상준은 “엄청 다부졌다는 건 기억한다. 악착 같은 게 있었다”고 김일두와 비슷한 말을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농구를 할 신체조건이 아니었음에도 끈기와 노력으로 기량을 다진 양동근은 용산고에 진학한 뒤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근성 있는 수비를 하는 양동근과 용산고 스타일이 잘 맞아떨어졌다. 당시 용산고 양문의 코치가 이를 잘 활용했다.
양동근은 “경복고 1학년에 옥범준이 있었다. 선생님께서 한번 붙어보라고 내게 기회를 주셨다. ‘너가 (중학생 때) 쟤 때문에 경기를 못 뛰었으니까 막아라. 오기라도 부려라’라고 지시하셨던 기억이 난다(‘[아마추어 농구 특집 42.0] 그 때 우리는 뜨거웠다! 고교농구 라이벌 열전’에서 가져옴)”고 말한 바 있다. 이상준은 “그 이야기를 졸업하고 들었다”며 “양문의 선생님께서 저에게도 그렇게 동기부여를 주셨다. 그렇게 하셨을 거다. 그런 승부욕을 자극하는 걸 잘 하시는 분이다”고 했다.
중학교까지와 달리 용산고에선 경기를 많이 뛸 수 환경이었다. 이상준은 “동근이 형이 2학년 때 고3 선수가 2~3명이었다. 경기를 많이 뛰는 선배도 아니었다. 1,2학년들이 베스트였다. 그 때 경기를 많이 뛰고, 양문의 선생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셨다”며 “이정석과 투 가드로 뛸 때 좋았다. 둘 다 수비를 잘 하고, 힘도 좋고, 빨라서 다른 팀이 힘들어했다.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으로 올라가서 그대로 뛰니까 손발도 잘 맞아서 다 이겼다”고 양동근의 용산고 시절을 들려줬다. 양동근은 1999년 춘계연맹전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김일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진짜 깜짝 놀랄 정도로 잘 했다. 화려하지는 않았다. 빠른 발을 이용해서 스틸을 한 뒤 속공으로 득점했다. 용산고 스타일과 맞고, 팔도 길어서 뺏는 농구를 잘 했다”며 “수비를 잘 하던 선수가 공격력까지 갖춰서 농구하기 편했을 거다”고 했다. 한상민은 “용산고에 입학한 뒤 정석이와 같이 들어가거나 식스맨으로 뛰었다. 그 때 농구가 많이 늘었다. 키도 컸다”며 “경기를 많이 뛰었고, 스피드가 좋은 선수라서 돌파 중심의 농구를 하면서 기량이 좋아졌다”고 했다.
옥범준은 “고등학교 1,2학년 때 경기를 안 뛴 건 아니지만, 3학년 때 확 보이기 시작했다. 농구에 눈을 뜬 느낌이었다. 가드로서 수비와 궂은일을 하고, 득점도 많이 했다. 그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며 “3학년 때 용산고와 붙었을 때 굉장히 뻑뻑했던 기억이 난다. 수비가 너무 좋았다. 어릴 때 저에게 지는 것만 생각했다가 매치업에서 정말 빡센 느낌이었다. 제가 뭘 하기 어려웠다”고 희미한 기억을 떠올렸다.
양우섭은 “고교 시절 앨런 아이버슨이 공격하는 걸 되게 좋아했다. 대학 진학 후 수비로 알려졌지만 고등학교 때는 저도 득점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롤 모델은 항상 ‘양동근’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양동근 선수(고3)를 보고 ‘와~ 나도 저렇게 농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그때가 서울시 대회 용산고랑 구로고의 결승이었다. 우리 팀은 구로고의 옥범준 선수를 보러 갔는데 옥범준 선수가 안 보이고 용산고 다른 선수가 보인 거였다. 알고 봤더니 그 선수가 양동근 선수였다. 제가 살면서 ‘저렇게 농구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잘 했다”고 마음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줬다. 양동근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또래 중 최고였던 옥범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첫댓글 옥범준 선수가 상당한 비중이 있네요 ㅎㅎ
양동근이 81이니 80 용고는 거의 전멸이었군요ㅜㅜㅜ
IMF 직격탄이었을까요? ㅠ
여튼 재미난글 잘보고 있습니다
용고 양동근 이정석 가드진이면
대학생들과 붙어도 곧잘했을거같네요
슛좋고 몸탄탄하고 안정적이고 ㄷㄷ
저 당시 옥가는 최고였죠.. 대학 가선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그래도 2순위로 프로 갔을걸요?
양동근 이정석이면 대단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