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칙적으로 리그팬들은 리그를 즐기는 손님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물건을 파는 "판매자"의 입장인 연맹이랑 구단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노력을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거지, 리그팬들이 왜 죄인인것 처럼 주눅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문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야 하는건 구단이고, 또 축구로 먹고 사는 기자들, 평론가들, 주변 인들입니다. (이를테면 서XX 씨는 지가 K리그 책냈는데 팬들이 안사준다고 징징 거릴 처지가 아닙니다. 지가 앞장서서 축구판 키우려고 노력해야 될 주체가 될 사람이죠.)
(2) K리그가 국내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프로 스포츠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K리그가 무슨 핸드볼이나 탁구, 양궁처럼 비인기 종목 취급을 받을 만큼 헤매고 있는 건 또 아닙니다. 위상으로 보나 규모로 보나 최소한 국내 2위 스포츠 자리는 확고합니다.
작년 기준 프로스포츠 평균 관중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야구 11,492 (2014)
K리그 7,931 (2014)
KBL 3,871 (2014-15)
V리그 3,819 (2014-15)
심지어 올해 4월 23일 까지 K리그 평균 관중숫자는 같은 기간 프로야구와 비교해도 그렇게 차이가 나는 편은 아닙니다.
KBO 9,814
K리그 9,322
(3) 항상 이야기 하지만 K리그는 그 위상에 비해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아니 사실 그 정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위상 이하로 비하당하고 무시받고 있습니다.
K리그 비하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ㅋㅋ 축구장 가면 텅텅비고 사람 아무도 없더이다."
"ㅋㅋㅋ K리그 그런거 누가 보냐? 아무도 안본다. ㅋㅋㅋ"
"썰렁한 축구장. 북적 거리는 농구장, 배구장."
"축구장에는 그냥 물이나 채워라. ㅋㅋㅋ"
이런글에는 분명 매일하는 스포츠랑 일주일에 두번 하는 스포츠랑 비교할때 평균 관중 이야기하면 안된다는 말 나올텐데, 적어도 저런 이야기 ("축구장에 가면 텅텅빈다")는 말은 '평균 관중' 이 적다고 비웃고 있는거지 '총관중'이 적다고 비웃는게 아닙니다.
마치 이런 비아냥만 들어보면, 축구 경기장에 보러온 관중은 경기당 한 수십, 수백명 정도 밖에 안되는거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줍니다. 무슨 교회 체육대회만 못한것 처럼 말입니다.
근데 위의 통계의 숫자를 보면 저런 비아냥 들이 말이 안된 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K리그를 보러 축구 경기장에 들어 온 사람들의 숫자는, 농구 경기장이나 배구 경기장의 두 배가 넘습니다.
그 잘나간다는 프로야구랑 비교해도 대략 2/3 가량의 평균 관객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리그 비하하는 사람들의 "뉘앙스"만 들어보면 야구장에 가면 축구장보다 한 사람이 10배쯤 많고, 농구, 배구장에 가도 축구장보다 한 3배정도는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 숫자로 나타난 기록은 그런 뉘앙스는 전혀 사실과 않습니다. (K리그는 실관중 숫자를 발표하기 때문에 발표되는 관중 수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 종목 대비 약간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평균 관중 수가 국내 2위인 프로 스포츠이고, 1위 스포츠 보다는 2/3정도이며 3위/4위 스포츠보다 평균 관중이 2배 가량 많은 스포츠인데, 왜 "아무도 안보는 스포츠" 취급을 받고, 그거 보러가는 리그팬들은 "이상한 인간" 소리를 들어야 할까요? K리그 보러 가는 사람이 이상한 인간이면, 농구/배구보러 가는 사람은 뭐가 되어야 하나요?
(4) K리그에 대한 이러한 비하는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축구에 대해서, 정확히는 K리그에 대해서 "왕따"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학창시절 왕따 매커니즘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낙인효과, 라벨링 혹은 주홍글씨라고 말해도 됩니다. 구정물/똥물 끼얹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학교 다닐때 학교에서 한번 "왕따"로 찍혀 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별로 그 애를 잘 모르던 애들도 '저 애는 왕따니까 이야기 하면 안되는 거구나. 왕따랑 이야기 하면 나도 왕따 되겠지?' 이런 심리가 작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번 왕따로 찍힌 아이는 그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되는 겁니다.
K리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메커니즘을 적용하고 있는 겁니다.
K리그 == 인기 없는것, == 보면 이상한거 라고 무조건 못을 박아 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주입함으로서, 별로 관심이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 각인을 시켜 버리는 겁니다. 실제 경기장에 가거나, 중계를 보는 것도 아니고 딱히 프로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이런 메시지를 자주 듣다 보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믿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K리그 이야기만 들으면 자연적으로 '그거 관중 없대매?' 소리가 나오고, K리그 보러 간다 그러면 '그거 왜봐? 그거 보면 이상한 거 아냐?' 하는 반응이 나오게 만드는 겁니다.
K리그보다 평관이 적은 배구나, 농구 를 본다고 했을 때는 그런 반응 안나옵니다. "넌 배구보냐? 그렇구나.." 이래 버리고 말죠.
(5) 왜 이런 악의적인 마타도어 (흑색 선전)은 왜 벌어지고 있을까요? 이런 흑색 선전을 통해 K리그에 새로운 팬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마타도어가 생기게 되었는가는 굳이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뿌리가 깊습니다. 다만 리그 팬들 본인들이 이런 마타도어를 인식하고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대접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깨닫고, 될 수 있으면 그 실체를 이야기 해 줘야 합니다.
그냥 막연한 이미지로 축구장에 사람없다라고 말하는 주변인들에게 2014-15년 평균 관중 기록을 보여 주십시오. (프로 스포츠 한경기 최고 관중 기록도 K리그가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여 해줘도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K리그가 현재 한국 1위 스포츠는 아닙니다.
근데 그렇다고 부끄럽게 생각해야하고 비하를 받아 마땅 할 리그는 결코 아닙니다.
이런 악의적인 흑색 선전은 극도로 의도적인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동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