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욥은 고대 족장시대 에돔 사람으로, 히브리 구전문학에서 구약 시대를 대표하는 ‘선한 사람’이자 ‘시 련과 인내’의 대명사이다. 욥은 당시 동방에서 가장 큰 재산가이면서 고결한 품성까지 갖춘 자 (“정직하여 신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이며, 아내와 열 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재산과 자식을 모두 잃고, 극심한 병마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때 욥을 위로한답시고 찾아온 세 친구들은 (하늘의 섭리가 정의롭다면) 죄 없는 사람이 이런 고통을 당할 리 없다며 이실직고 고백할 것을 종용한다. 그리하여 인과응보에 대한 철학적 논쟁이 펼쳐진다. 심지어 아내 조차 욥에게 차라리 신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비아냥거린다. 이 과정에서 욥은 심적으로 더 큰 고통을 당하지만, 극한의 고통 끝에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고통의 의미에서 창조적인 해석을 끌어낸다. “죄 없는 자가 왜 고통을 당해야 하는가?”라는 모티프는 빅토르 위고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이 ‘이유 없는 고난’이라는 모티프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의 장 발장을 창조하는 데 큰 영 향을 주었다. 또한 영국 작가 H. G. 웰스는 『꺼지지 않는 불』에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장시 「이성의 가면극」에서 욥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특히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멋 진 초현실주의적인 그림에서 상상력을 증폭시켰다.
목차
적신으로 저만치 사금파리 시린 끝으로 그날은 캄캄하라 해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지 간사한 자 제 꾀에 빠지고 절망한 자 말은 바람에 불과한데 인생은 강제 징용 신이 심판을 그르칠까 설령 내가 옳다 해도 한 줄기 빛 비추어도 캄캄할 뿐 자네 손에 거짓 있어 친구들의 조롱거리 너희 금언은 잡담이니 생은 꽃망울마냥 툭 터져 시들고 악인은 평생 고난 가득 말해봤자 이 아픔 줄어들지 않지마는 칠흑 속에 나의 침상 펼치면서 화 치밀어 자기 자신 파멸한 자 부당하다 울어 봐도 입 속 악이 달콤하여 악인들은 장수하고 오빌의 금을 계곡 바위에 버린다 정금 되어 나오리라 잠깐의 번영은 사라지니 신을 향해 어찌 사람 의로울까 짙은 구름으로 물을 담으시나 양심만큼은 지혜일랑 어디서 찾고 우는 자를 위로하는 사람같이 살갗은 검어지고 내 말 들어줄 이 없단 말인가 내 속마음 봉해 버린 포도주통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으시니 욥은 자기 죄에 배신을 더했으니 그대는 공연히 입을 열고 신은 높아 알 수 없고 채찍으로도 혹은 자비로도 내가 땅의 기초 놓았을 때 내가 사막을 들나귀의 집으로 삼고 네 팔이 신과 같겠느냐 티끌과 재 위에서 작품에 대하여: 괴물 앞에 선 인간의 절규
새로운 기획 중에서 특히 『욥의 노래』의 경우 국내에서 문학 텍스트로서는 처음 시도되는데, 서양에서는 매우 높이 평가받고 있는 비극 정전이다. 『욥의 노래』의 구조는 전통적인 법정 공 방의 형식과 닮아 있고, 주제는 “인간은 왜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라는 고전적인 키워드를 다 루고 있으면서, 운문이라는 시문학 형식 속에 숭고미를 담았다. 자신이 초래하지도 않은 비극 적인 결과 앞에서, 이해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 우리는 절망 속에 허우적거리며 합리적인 이유 를 찾아보기도 하고, 하늘을 향해 소리쳐 원망해 보기도 한다. 처음엔 동정을 보내는 친구와 가족이 공감해 주는 것 같지만, 훈계랍시고 하는 이들의 조언은 점차 알량한 비난으로 변질된 다. 그 누구도 나의 고통을 위로해 줄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모두 혼자다. 『욥의 노래』는 철저한 외로움을 통과하며 비극에서 의미를 찾고 존재론적인 위기를 극복해 나 가는 한 인간의 분투를 보여 주는 히브리 시문학의 정수다. 또한 서양문학 전통에서 ‘이유 없 는 고통’이라는 매력적인 모티프를 제공한 위대한서사시다.
찰스 부코스키의 경우 한국에서 인기 있는 소설가이지만, 미국에서는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 는 현대 시인 가운데 하나다. 문학사에서 소설가보다 시인으로서 더 평가를 받을 작가이기 때 문에, 대표작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를 국내 처음 소개함으로써 우리 독자에게도 그 위상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검은 토요일에 부르는 노래』 역시 국내 주로 마르크스주의 극작가로만 알려진 브레히트가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이기 이전에 쓴 『가정기도서』(대부분 국내 초역)를 소개함으로써 상당한 분량의 시를 남겼던 브레히트의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소개한다.
한편 김수영 시인은 국내 참여시인으로서 언급되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순수한 문학성 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 그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김수영이 시작 활동 초기부터 가장 많이 사용해 온 꽃의 이미지와 꽃에 대한 단어(112회)를 중심으로 매우 새로운 시선집을 선보였다. 또한 『사슴』에는 백석이 북한에서 발표한 시들을 포함시켰다.
1973년 기획 당시 계획했던 100권 달성이 목표이며, 2017년까지 50권 출간할 예정이다. 앞으 로도 계속 정전과 참신한 타이틀을 동시 기획하여 전통과 현대의 긴장 속에서 역사적인 시리즈 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히브리 시문학의 정수, 서양 문학사에서 비극 정전의 하나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과 함께 감상하는 비극의 세계 히브리어 운문, 최초 번역본인 그리스어, 라틴어 판본 비교 번역 빅토르 위고, 윌리엄 포크너 등 서양 문학사에서 ‘이유 없이 받는 고통’에 대한 모티프를 제공한 영감의 원천
“인간 마음에 대하여 쓴 가장 위대한 걸작” ㅡ빅토르 위고 “시적 경지에 도달한 지극히 인간적인 시인” ㅡ키에르케고르 “고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모든 시 가운데 가장 위대한 시” ㅡ앨프리드 테니슨 “이보다 더 문학적 가치가 있는 책은 없다.” ㅡ토머스 칼라일
내 절친한 이들마저 가증하다 여기는데, 사랑하던 이들조차 등 돌리네. 나는 피골 상접하여 오직 잇몸만 남았구나. 불쌍하게 여겨 다오, 동정하라. 자네들은 내 친구니…… 신의 손이 나를 쳤다. 너희마저 신이 되어 나를 괴롭히는가? 내 몰골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