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가끔 나를 보고 살이 많이 졌다고 한다.
걱정되어 종합검사를 받아보니 콜레스테롤도 높고 GOT. GPT 수치도
정상인보다 약간 높다고 한다.
그래서 처방을 물었더니, 업무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고기를 줄이며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당부한다.
삶의 보람이 될 만한 일을 하고자 하던 사람이 어쩌다 자기가 가진
재능을 쓰지 못해 그 재능이 녹이 쓸어버린다면 얼마나 한탄할까////
후한 말기 유비가 유표라는 사람 집에 의탁하여 살던 때였다.
그때 유비는 조조와 협력하여 용맹한 장군 여포를 무찌르고 조조의 주선으로
좌 장군에 임명되었지만 조조의 휘하에 있는 게 싫어 수도 허창에서 탈출했다.
유비는 각지로 전전한 끝에 황족의 일족인 유표에게 의지하게 된 것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작은 성을 받아 4년 동안 지냈다.
그 사이에 하북에서는 조조와 원소가 격돌하여 싸움을 되풀이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황하 이남 땅에서는 소강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표의 초대를 받고 술을 마시던 중 변소에 갔다가 자신의 넓적다리에
두둑이 살이 붙은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눈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비의 얼굴을 보고 유표가 그 까닭을 묻자
유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까지 하루도 말안장에서 떠날 적이 없어 넓적다리에 살이 붙은 적이 없었는데
이제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으니 이렇게 살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는데 이렇게 아무런 공을 세우지 못했으니 제 신세가 처량합니다."
유비가 자기 넓적다리 살이 찐 것을 한탄한 데서 비롯된 고사성어로 비육지탄(脾肉之嘆)이라는
말이 있다. 말을 타야 할 무사가 넓적다리에 살이 쪘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우리가 태어나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군살'이 붙는다.
학자라면 학문의 길에서 게으르지 말아야 하며 교사는 아이들을 올바로 가르치고자 하는데
힘을 써야 하고 경찰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의 서비스를 해야 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인간답게 사는 데 힘을 써야한다.
사람답게 사는 일을 외면할 때 우리에게 붙는 군살은 또 무엇일까?
유비는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한탄하며 '내 넓적다리에 살이 쩠구나' 눈물지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스스로 세월이 더 흘러가기 전에 내 넓적다리에 살이 오르기 전에
내 자신의 목표…
삶의 본분을 찾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