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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 13:04:44
전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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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국어 해외 보급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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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국어를 국가 상표, 상징물로 만들 방안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최근 정부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빛내려고 애쓰고 있어 고맙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관광부에서 모두 한글과 한국어를 세계화하고 국가 상표(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고 잘하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한글을 국가 상표로 드높이고 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알릴 것인지 모르겠다. 지난 40년 동안 한글과 한국어를 지키고 빛내는 일을 해온 나는 이 일에 관심이 많아서 어떻게 할 건지 몹시 궁금하다. 더욱이 그 일을 한다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나 국가브랜드위원회라는 곳에도 한글단체 사람이 한 사람도 참여하지도 않고 한글단체에 의견을 묻는 일도 없으니 매우 답답하다.
다만 최근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새로운 국어사전을 만들고, 로마자 표기법을 개정한다는 말이 들려서 다행인데 그거로는 미흡하다. 국민과 한마음이 되어 좀 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과 한마음이 안 되면 성공하기 힘들다. 일반 국민은 말할 거 없고 그 관련단체나 전문가와 경험자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된다. 나는 일생동안 한글과 한국어를 지키고 빛내는 일에 몸 바친 사람이다. 최근 2년 동안 중국에 가서 우리말을 가르친 경험도 있다. 그래서 정부가 하는 일을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이 일을 하면서 고민하고 꼭 하고 싶었던 일, 먼저 할 일을 적어본다. 한 국민으로서 정부 소통하고 하나로 뭉치고 싶은 마음에서 말을 한다.
가. 나라 안에서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일.
한글과 한국어를 국가 상표를 만들려면 먼저 나라 안에서 그 기반, 밑바탕을 잘 닦아야 한다. 기초가 튼튼한 집이 무너지지 않는다. 기초를 다진 뒤 밖으로 나가야 한다.
1. 먼저 나라 안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사랑하고 바르게 써야한다. 한글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쓰지 않으면 그 빛이 나지 않는다. 정부와 공공기관부터 한글을 사랑하고 바르게 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공문서와 공공기관 광고문부터 한글로 쓰고 한국어를 바르게 써야 한다. 그런데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한국말을 더럽히고 어지럽히고 있다. 최근엔 한글과 한국어가 아닌 한자와 영문 혼용 광고문까지 만들어 우리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있다. 국어기본법이 있으나 제대로 지키지 않고 정부기관에 국어책임관이 있으나 그 몫을 다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옥외광고물관리법도 지키지 않는다. 그 증거와 자세한 실정은 따로 밝히겠다.
2. 다음 한글과 한국어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치워야 한다. 국어보다 영어를 더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부터 바꾸어라. 지난날엔 한자가 한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으나 오늘날엔 영어가 최고 걸림돌이다. 특히 영어 몰입교육은 우리 국어뿐만 아니라 교육을 망치고 나라까지 망치는 망국병이다. 우리부터 한글과 한국어를 우습게 여기고 잘 쓰지 않고 남의 말글을 숭배하면서 외국인에게 한글과 한국말이 좋다면 그 말을 그대로 믿겠는가! 정부도 그렇고 국민이 한글과 한국어를 외국어보다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풍토를 만들 어야 한다. 국어 관련 예산이 영어 교육 예산의 얼마인지 한번 비교해보시라.
3. 한글날 국경일 행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러려면 예산도 늘려야 하지만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해야 한다. 지난날 경제단체에서 그날 하루 일을 안 하면 국가 경제가 어렵다고 하니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버렸다. 그런데 한글날이 공휴일이었던 때는 경제 발전이 잘 되었으나 세계화 한답시고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고 영어를 숭배하는 정책을 펴면서 오히려 경제가 더 앙망진창이 되어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가 되었으나 우리말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해서 온 국민이 진짜 경축하는 큰 잔치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중앙 정부에서 기념식이나 한번 하고 국민은 등산을 가거나 집에서 낮잠이나 자는 날이 아닌 모두 즐기고 기뻐하고 자랑하는 날이 되게 하자. 한글은 어느 강대국이나 국민들에게 마음껏 자랑해도 떳떳한 문화유산이고 문화 창조 도구요 무기다. 외국인도 와서 구경하고 함께 즐길 세계 문화 잔치를 하자.
4. 한글날 큰 잔치를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라. 한글과 한국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일이다. 이건 국민이 함께 경축하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중앙정부(문화부)와 지방정부(서울시)가 따로 놀지 말고 광화문 광장에서 큰 잔치를 하고 산골과 농촌에 사는 국민도 경축 분위기를 즐기게 방송과 신문으로 크게 알려야 한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 하는 한글 큰잔치도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게 하라. 지금 몽골과 중국 대학에서 한글 잔치를 잘하는 곳이 있다. 외국 대학생들도 한글 잔치를 크게 하는 걸 보면 국민이 자부심을 갖게 되고 한글로 국민통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과 한글날이 오천년 긴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임을 갖게 하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끈끈이가 될 것이다. 외국에서 한글과 한국어가 얼마나 인기가 있으며, 한글이 돈이고 국가 경쟁력임을 알리는 방송을 제작해서 방영하고 한글주간에 그런 공익광고 방송을 하게 하라.
5.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을 찾아 민족자주문화 성지로 만들고,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옆에 한글역사문화관을 만들자. 세종대왕과 한글은 우리의 최고 관광자원이고 문화상품이며 국가 경쟁력이다. 외국에 보면 그보다 더 덜 위대한 문화인이 태어난 곳과 살던 집을 단장하고 외국인에게 자랑하고 돈도 벌고 있다. 우리가 5천 년 긴 역사를 가진 나라라지만 외국에게 자신에게 내세울 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있는가? 건축물이나 미술품이나 유물 유적은 세계 다른 유적과 비교 대상이 되지만 한글은 비교할 게 없을 정도로 으뜸이다. 세종대왕과 한글이 훌륭하다면서 외국인은 말할 거 없고 국내 학생에게 보여줄 마땅한 곳도 자료도 변변치 않다. 최근에 일본의 한 언론인이 한글이 훌륭하다는 걸 보여준 기념관이나 역사관이 있으면 보자고 해서 영릉에 세종대왕기념관을 소개했더니 보고는 크게 실망하더란다. 한글역사문화관 안에 세계문자 박물관도 만들어 세계 문자가 태어나고 발전한 과정을 보여주며 그에 비교해서 우리 한글이 얼마나 훌륭한 지를 보여주자. 또한 한글과 셈틀과 최신 정보통신이 잘 어울리는 본보기를 소개해서 세계인이 놀라게 하자. 이 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놀 일도 아니고 여 야가 갈릴 일도 아니다.
나. 나라 밖에 한국어 분위기를 만드는 일
먼저 나라 안에서 기반을 닦고 그 기반 위어서 나라 밖에서 할 일을 잘 정하고 철저하게 실천해야 한다. 여기서도 할 일이 많지만 쉽게 간단한 일부터 밝힌다. 모든 일엔 차례가 있고 그 차례대로 해야 일이 잘 된다.
1. 좋은 우리 노래, 연속 방송극을 만들고 외국에 알리자. 내가 가르치는 중국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물으니 “한국 노래와 가수, 한국 연속극과 배우를 좋아하게 되어서다.”라는 대답하는 학생이 많았다. 나는 중국에 가기 전에는 동방신기라는 가수 이름도 몰랐고 노래도 몰랐으나 그들이 좋아해서 그 가수를 좋아하고 노래도 배워서 함께 부른 일이 있다. 대장금이나 겨울연가란 연속극이 동남아와 일본에서 인기를 얻어서 한국어도 배우고 한국 관광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게 했다. 문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흐르게 되어있다. 정부는 우리 대중문화 발전과 보급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한다. 정치인도 밤낮 정권이나 사상 논쟁이나 할 게 아니라 이런 문화발전에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2.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 학생이 쉽게 올 수 있는 정책을 세우자. 중국엔 한국 유학을 오려는 학생이 많다. 그런데 그들은 비자를 받기 힘들고 학비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학문과 학술 유학도 좋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어학연수를 쉽게 올 수 있게 하면 돈벌이도 되고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지금 지방 대학들이 학생 수가 줄어서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문제도 해결된다. 오늘날 배재대학, 신라대학, 대불대학 들이 그런 노력을 하고 효과도 있는 줄 안다. 문화교류 차원에서도 우리도 유학을 많이 가니 그들도 오게 하는 건 당연하다.
3. 나라 밖의 한국어 교사와 교수 연수회를 현지에서 하고 격려하라. 지난날 해외 한글학교 선생들을 초청해서 연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드는 데 비하면 적은 인원만 하게 되고 그 효과가 적다. 현지에서 교사를 모아 교육하고 격려하는 게 돈도 덜 들고 효과가 크다. 그 가운데 공로가 큰 교사를 골라서 상도 주고 국내 유학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경쟁심도 갖게 하고 한국말을 열심히 잘 가르치게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교재 개발도 현지인과 함께 하고 최신 영상 교육기재를 개발해 보급하는 일도 절실하다.
4. 중, 고등학교에서 한국어가 교과 과목이 되게 도와주자. 중국 대학에 한국어 학과가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런데 중, 고등학교에서 기초 교육을 받고 오면 더 잘 가르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대학에서 기초 교육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초기엔 중,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교과목으로 정하는 학교엔 교재나 교사를 지원한다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대학 입시 과목에 한국어가 들어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이 국제고나 외고 설립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상해에 포스코가 국제학교를 만들었다고 한다.
5.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많이 열게 하고 잘 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은 참 좋다. 오늘날 금호아시아나항공에서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고 우수한 학생에게 한국 여행과 연수를 시켜주고 있다. 기업이 문화수출에 이바지하는 좋은 사례로서 칭찬하고 알아줄 일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일을 하도록 이끄는 일도 중요하다. 나라가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기업과 국민이 나서도록 하는 게 더 좋다. 그리고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취직을 잘 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외국에 진출한 기업도 좋고 한국어 발전에도 좋은 일이다.
다. 마무리 말
해외 한국어 바람은 국내에서 상상하는 거보다 더 대단하다. 한국어와 한국을 드높이는 아주 좋은 기회다. 그래서 정부도 한국어를 중요한 국가 상징, 상표로 정하고 해외 보급에 힘쓰기로 했다. 그런데 그 준비가 제대로 안 되었다. 지난날 외교통상부 국제교류재단.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어세계화재단 등 여러 기관에서 이 일을 했지만 문제가 많았다. 기존 기관들이 지난날 한 일을 점검하고 반성한 다음에 새로운 통합기구를 만들어 이 일을 세차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도 그렇게 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진짜 전문가와 경험자의 의견을 듣고 국민들 생각도 들어보는 게 좋다. 국문과 교수나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이 나서지 말고, 해외 한국어 보급 경험이 있는 해외 한국문화원장, 해외 한국어 교육 경험자와 한국어 교육 전문가들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고 국가가 기업들이 지원할 때 잘 진행될 것이다. 근본이 되고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일을 하는 것과 아무 것도 모르고 억지로 하는 일은 다르다. 예산을 늘려야 하지만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그 일을 하면 예산 낭비도 심하고 헛일을 하게 된다. 할 말은 많으나 줄인다. 만나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시간을 내겠다.
글쓴이 소개 : 한글날 국경일 큰잔치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지냄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중국 절강월수외대 한국어과 교수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회협회 대표 저서 : 우리말글 독립운동 발자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