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南山(367.2m) · 퇴메산(~270m) 산행기
•일시: '04년 8월 15일
•날씨: 대체로 갬, 31℃
•오후 1시 35분 경 청양읍 청신여중 교문 출발
어제 초이스님과 정범모님과 함양의 법화산~삼봉산 산행을 하면서 기분은 좋았으나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여러 가지 술을 한데다 새벽까지 켜놓은 선풍기의 바람 때문에 속이 좋지 않았다. 이 때는 경험적으로 볼 때 가벼운 산행이 제격이고, 또한 가는 여름의 무더위가 아쉽기도 하여 오후에 잠깐 청양의 낮은 두 산, 남산(367.2m)과 대덕봉(476.8m)을 올라보기로 했다. 공주시 관내의 산은 거의 다 다녔고, 이제 청양군의 미답산들을 올해 마무리 짓기로 한 터였다.
우리나라에 남산이라 이름붙은 산은 소·대도시에 인접하여 주민들이 산책을 겸하여 많이 다니므로 길이 잘 나 있는 편이다. 대덕봉은 칠갑산과 이웃하며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였다. 그래서 두 산을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내리려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진탕 고생만 한 꼴이 되었다.
지도상으로 남산 서쪽에 위치한 청신여중이나 청양대학교에서 들머리가 있을 듯하였는데, 일단 청신여중에서 올라보기로 했다. 12시 20분 경 집을 출발, 공주를 거쳐 청양읍내 입구 사거리에서 천변을 따르다가 청신여중 정문에 차를 세웠다.
(13:35) 학교 담장 오른쪽(동쪽)으로 나아가니 배수지 시설, 밭두렁, 무덤 사이를 지나 소로가 동남쪽으로 이어졌다. 淸州徐公周童之墓를 지나 쉼터에 이르니 오른쪽에서 청양대학교에서 올라온 갈림길이 합류하는데, 이정표에는 ‘↓벽천리 500m, ↖등산로, ↘대학’으로 표시되었다. 동쪽 오르막으로 나아가 풀섶 무덤을 지나니 또 벤치가 보이고 소나무가 두른 언덕에 닿았다.
(13:54) 언덕은 갈림길을 이루는데, 직진하는 길은 적누리 쪽으로 이어지는 듯하였다. 남산으로 가기 위하여 왼쪽(동쪽)으로 내려서니 풀섶 안부에서 오른쪽(적누리 쪽)으로 내리막길이 보였고, 이어 왼쪽(벽천리 쪽)으로 내리막길이 보이는 안부에 다다랐다. 길이 능선상으로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졌으나 곧 능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였다.
(14:00) 직진하니 길은 오른쪽 사면으로 거의 평탄하게 이어졌다. 묵은 무덤을 지나 산자락을 돌아서니 길은 두 갈래인데, 왼쪽(동남쪽)으로 나아가니 완경사 오르막이다.
(14:15) 왼쪽에 무덤 흔적이 있는 지능선 자락에 이르니 사면길은 계속 이어지나 남산 정상과는 멀어지기에 왼쪽(북동쪽)으로 잡석 너덜과 잡목 사이를 헤치며 올랐다. 나무가 성겨 그런대로 오를 만했는데,. 거의 방치된 海州崔公之墓를 지나서도 여전히 길 흔적은 안 보인다.
(14:24) 언덕에 이르니 나뭇가지 사이로 남산 정상이 지척으로 바라보인다. 북북동쪽으로 잡목 사이 흐릿한 길 흔적을 따르니 이장 무덤 흔적을 지나서 길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다. 능선을 약간 왼쪽으로 비껴 오르니 그나마 흐릿하고 가파른 족적이 이어졌다.
(14:30) 오래된 삼각점이 돌 중간에 박힌 정상에 이르렀으나 나무가 거의 시야를 가린다. 남남서쪽으로부터 서쪽까지 시야가 트이고 동남쪽으로는 칠갑산과 삼형제봉이 바라보였다. 주변을 뒤져 보았으나 잡목과 잡초로 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14:32) 북쪽으로 잡목 사이를 내려서니 흐릿한 길 흔적이 보인다. 무덤 흔적을 지나서도 그런대로 길 흔적이 계속 이어져 조금만 가면 퇴메산을 거쳐 벽천리로 내려설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난관이 닥친다.
(14:43) 언덕에서 계속 북쪽으로 나아가니 산불 탓인지, 덤불 잡목 투성이여서 길 흔적이 거의 안 보인다. 또 고생길이다.
(14:56) 시야가 막히는 둔덕에서 서쪽으로 급경사를 내려서니 언덕을 지나 북쪽으로 보일 듯 말 듯한 능선길 흔적이 보이고 조금 뒤 다시 서쪽으로 이어진다.
(15:06) 퇴메산으로 짐작되는 언덕에 닿았으나 시야는 꽉 막힌다. 남서쪽으로 내려서서 안부에 이른 뒤 덤불 투성이인 능선을 버리고 왼쪽 작은 골짜기로 내려서니 이 또한 덤불 투성이이다. 지긋지긋한 가시덤불을 헤치며 실계류를 지그재그로 치고 내려가니 계류 왼쪽에 산판길 흔적이 보인다.
(15:25) 풀섶 투성이 산판 흔적을 따라 밭에 이르러 한숨을 돌렸다. 농로를 따라가다 웅덩이가 있는 왼쪽 계류에서 몸에 들어간 잔가지와 이파리를 털어낼 겸, 20분 정도 쉬다가 다시 출발하였다. 벽천리 마을을 지나 청신여중 앞에 이르니 시각은 4시 3분을 가리켰다. 전국의 남산을 대여섯 개 올라보았지만 이렇게 고생해보긴 처음이다.
※ 남산 서쪽 언덕에만 산책로가 나 있다고 보면 됨
▣ 大德峰(476.8m) 산행기
•일시: '04년 8월 15일
•날씨: 흐림, 30℃
•오후 4시 19분 경 대치면 오룡리 버스승강장 출발
남산 산행을 마치고 대덕봉을 오르기 위하여 대치댐 공사 현장을 지나 오룡리 ‘오룡’ 버스승강장에는 4시 17분 경 도착하였다. 남산 산행을 어렵사리 끝낸 뒤라 허기가 지고 몸이 나른해졌다. 그러나 오룡리 마을이 거의 해발 190m 가까운지라 올라야 할 고도는 불과 300m 정도에 불과하여 위안이 된다.
(16:19) 동쪽 골짜기로 난 시멘트길을 따르니 몇 채의 농가를 지나서 왼쪽 계류에는 막바지 피서객이 몇 명 자리하였다. 역시 피서객들이 있는 湺를 지나니 비포장길이 이어졌다. 왼쪽 계류에서 물을 뜬 뒤 차단기를 지나니 남쪽으로 농로가 휘고 밤나무 단지가 나왔다.
(16:52) 과수원 끝에 이르니 더 이상 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능선이 지척이기 때문에 남쪽 급경사를 치고 올라 뚜렷한 길 흔적이 있는 능선에 닿았다. 아마도 한치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 아닌가 싶다.
(16:59) 왼쪽(동남쪽)으로 십수 m 내려서니 안부인데, 왼쪽으로 흐릿한 족적이 보일 뿐이었다. 직진하여 동쪽으로 완경사를 오르니 언덕에 무슨 시설이 보인다.
(17:10) 언덕에 이르니 ‘119 긴급구조무선통신시설’이 자리하였다. 올라온 쪽은 풀섶에 가려 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표지기가 걸려 있는 대치고개 쪽으로는 뚜렷하고 너른 길이 나 있었다. 역시 뚜렷한 길 흔적이 있는 왼쪽(북동쪽)으로 나아가 몇 번 오르내리면 정상이다.
(17:28) 대덕산 정상에 이르니 너른 헬기장이 형성되어 있고, ‘대덕봉 정상, ↓칠갑산장 1.7km’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나무 때문에 시야가 거의 막히나 남쪽으로는 칠갑산, 서쪽으로는 오서산이 바라보이고, 북쪽으로는 금북정맥의 산릉이 바라보였다. 지도에 표시된 삼각점은 헬기장을 만들 때 없애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올라온 길외에는 뚜렷한 길 흔적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개 칠갑산장에서 여기까지만 왕복하는 모양이었다. 오룡리로 내려서려면 서북쪽 지능선을 타야 한다.
(17:32) 정상을 출발하여 서북쪽 풀섶을 헤쳐 내려서니 흐릿한 내리막길 흔적이 보였다. 그러나 조금 뒤 잡목 덤불 사이로 그 흔적이 거의 사라졌다. 산불 때문에 풀섶 덤불이 된 것이다. 30분간 또 생고생을 하니 겨우 고갯길이 보인다.
(18:03) 절개지 위에 닿았으나 경사가 가팔라 바로 내려설 수가 없었다. 오른쪽 사면으로 수십 m 나아가다가 겨우 고개 동쪽에 내려섰다. 도로는 밑 포장을 마치고 최종 포장만 남겨둔 상태였다. 고개를 넘어 서쪽으로 내려서니 아늑하게 자리잡은 오룡리 마을이 내려다 보였다. ‘오룡리경로당’을 지나니 ‘산촌종합개발사업’ 조감도가 세워져 있는데, 탈색된 것으로 보아 꽤 오래 전에 설치 것이다. 아마도 자금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된 듯하였다. 차를 세워둔 ‘오룡’ 버스승강장에 도착하니 시각은 6시 28분을 가리킨다.
※ 대덕봉은 칠갑산장에서 오르내리거나, 119무선시설에서 서쪽 지능선을 거쳐 대치마을로 하산하면 될 듯함
쉬운 산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가 고생만 더한 셈이다. 어쨌든 두 개의 산을 답사하니 마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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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등산로 손좀 보고 정상에 표지와 시계정리를 해 놓으면 남산이던 대덕산이던 괜찮을것 같군요, 한치고개 지날때 대덕봉이나 다녀올까 생각됩니다. 수고하셨어요. 뱀조심, 풀독가시독조심, 잊지마세요.
마치 길들여지지않은 야생마처럼 전국의 산을 상대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누비시는 아우님의 모습이 아름답고 싱그럽습니다 이번엔 청양의 작지만 매운 고추, 남산(367.2m)과 대덕봉(476.8m) 을 다녀오셨네요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늘 가시는길 걸음걸음 마다에 아우님의 큰 족적이 남겨지시기를 기원합니다 늘 즐산하세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날 함양의 큰산을 산행하시고 몰풀기 산행으로 청양의 남산 뿐 아니라 대덕봉까지 투헤드 산행을 하셨으니 그저 입이 다물어 지지않습니다. 산행 들머리에서 길을 모를땐 그저 현지인을 잡아 족쳐야된다는 초이스님 말이 생각나는데...워낙 인적이 없는곳이라 물어볼 사람도 없었겠지요^^**
30℃의 무더위에 수고많으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안전한 산행을 기원합니다
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십니니다. 전날 함양쪽을 산행하시고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한 산행을 빕니다.
하루쯤 쉬실 줄 알았는데 대단하십니다. 산행에 길을 잘 모르면 현지인을 잡아 족치면(?) 되는데 사람이 없으니 산신령을 잡아 족칠수도 없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언제 복수혈전 하지요???
노후 산좋고 물좋은 곳에서 살려고 하는데 등산로 주변에서는 안 살아야지 아으 무셔!!
별로 찾지않는 산행을 하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청양하면 칠갑산 하고 몇군데 다닌것같은데 남산과 대덕봉은 ? 산꾼이 될려면 멀었나바요.
회장님, 아직 칠갑산은 방문하지 않으셨나 보네요. 삼형제봉~칠갑산~대덕봉을 연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양은 칠갑산을 제외하면 등산로가 잘 나 있는 산은 없습니다. 산이 대체로 낮고 사람도 별로 살지 않으니 아무래도 산길이 잘 나 있지 않은 듯합니다.
고문님, 사실 이번 여름은 며칠간 이어서 장거리 산행을 하려고 했는데, 휴가시간이 잘 안나서 단타 위주로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덤불 때문에 겨울이 되어서나 청양의 야산들을 다녀야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산초스님, 북한산님, 두타행님, 저도 사람을 만나면 길을 물어보는데, 대개의 경우 등산객을 만나는 게 신기한 표정이고 길은 당연히 없다고 합니다. 이젠 나무하러 가는 사람이 없으니 길 흔적이 점점 사라진다고 봐야겠지요. 피부염 때문에 언제까지 이런 산을 다녀야 할지 고민스럽기는 합니다. 즐~~산 하세요.
초이스님, 김찬영님, 복수혈전! 무서버라... 전 당분간 숨어지내야 하겠네요. 예전에 대전 주변 어떤 산을 다닐 때 매일 같이(내가 갈 때마다 보이니...) 보이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만큼은 아니지만 몇 시간 여유가 있으면 주변 산을 기웃거립니다. 곧 만나뵙게 되겠지요. 이젠 더위가 물러갔으니 시원한 산행을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