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는 독수리
상처 입은 독수리 한 마리가 벼랑 끝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더 이상 하늘을 높이 날 수 없게 된 것을 비관하며 마지막 남은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그때 대장 독수리가 쏜살같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를 가로막고 물었다.
"왜 자살하려 하느냐?"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그러자 대장 독수리가 날개를 폈다.
"봐라 내 몸인들 온전할 성 싶으냐?"
들여다보니 여러 군데 험악한 상처 자국이 나 있었다.
솔가지에 찢긴 자국, 다른 독수리에게 할퀸 자국 등 많은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자살하려고 했던 독수리가 슬며시 눈을 내리깔자, 대장 독수리가 조용히 말했다.
"이건 겉으로 드러난 상처일 뿐이고, 마음의 빗금 자국 또한 수없이 많단다.
이 세상에 상처 없는 독수리란 태어나자마자 죽은 독수리뿐이란다"
이 글은 이정하의 {내 삶을 기쁘게 하는 모든 것들 중}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내용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처로 인한 좌절과 낙망과 절망에서 다시 한번 꿈과 희망과 용기를 갖고 마음을 돌려서 살아보자는 격려와 위로의 글로써 보이지 않은 힘을 조용히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독수리가 마지막으로 조용히 말한 "이 세상에 상처 없는 독수리란 태어나자마자 죽은 독수리뿐이다."라는 말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정말로 우리 사람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와 가족의 관계로부터 비롯하여 그 외 친구와 이웃의 관계 속에서 수많은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때로는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상처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죽을 때까지 피해갈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그림자 같은 동반자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러한 상처는 때로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가패신망의 길로 접어들게 하여 너무 힘든 나머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도 하지만, 그 반대로 다시 마음을 굳게 고쳐먹고 상처를 딛고 일어서면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더욱 성숙하게 하여, 만사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