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휘 종학 인재공 배위 양성군부인 양성이씨 -- 극적인 드라마같은 삶속의 외동따님

[주원(周遠)]

목은공의 둘째 며느리이며 인재공의 배위가 되시는 양성군 이씨( 陽城郡

 李氏) 는  문하시중 (門下侍中 = 종1품)을 지낸 이춘부(李春富)의 5남1녀중 외동따님이요,  도첨의평리(都僉議評理= 종2품)을 지낸 이나해(李那海)의 손녀요,  도첨의찬성사 (僉議府贊成事=정2품)를 지낸 양천인(陽川人) 허선(許僐)의 외손녀이십니다.  양성군 이씨는 뭐로 보나 당대 최고 명문권력가에서 곱디 곱게 자란 귀한 외동따님이셨습니다.

[역사적 고찰 하나:

양성군 부인의 조부되는 첨의평리(僉議評理) 이나해(李那海)에 관한 재미난 얘기가 있는데 이 분은 용모가 뛰어나게 미려하였고 장부답게 훨칠했으며 심성 또한 깨끗하였다  합니다. 또한 형제들도 모두 출사했으며 아들3명도 출세하여  나중에 요직에 않았는데 장남 춘부는  문하시중, 2남 원부(元富)는 응양군 상장군 (鷹揚軍 上將軍= 정3품), 3남 광부(光富)는 승선(承宣,정3품)이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일가 친척들 또한 모두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세인들이 나해처럼 되면 좋게다 는 뜻에서 사나해 (似那海)라고 말을 하였는데 이 말이 나중에 변질되어 사나이 대장부할때의 사나이의 어원이 되었다 합니다.

양성군 부인의 친정 아버지인 이춘부도 할아버지인 이나해를 닮아서인지 “용모와 동작이 아름답고 그의 마음씨도 용모와 같이 아름다웠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양성군 이씨부인의 친정집 곧 인재공의 처가집을 말할때 공민왕 (恭愍王) 때의 승려출신 신돈(辛旽)을 언급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인재공의 장인되시는 분 문하시중 이춘부가 신돈과 같이 고려말의 개혁자로 잘 알려져있고 그와 관련되어 집안이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친정아버지 이춘부는 신돈을 발탁한 공민왕이 즉위하기 이전에 이미 정3품 벼슬인 지신사, 우대언, 밀직부사 등을 역임하고 공민왕 7년에는 서강병마사로서 왜구를 격퇴한 바 있었습니다. 공민왕 9년에는 동강도병마사를 거쳐 그 이듬해 추밀원사(判樞密院事)로 있을 때에 홍건적이 침입하여 개성을 함락했습니다. 하여 조정에서 공을 전라도 도순문 겸 병마사(都巡問兼兵馬使)로 삼았는데 홍건적을 크게 물리쳐 수성보절 일등공신에 책록된 문무 (文武)를  겸비한 나라의 큰 일꾼이셨습니다. 

신돈은 조선왕조 500여년간 내내 나라를 망쳐먹은 요승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인물인데 조선왕조에서 고려역사를 기록한 사관들이 새왕조의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하여 고려말 인물들에 관한 평가를 날조하여 왜곡한  부분이 적잖았습니다. 즉 고려말은 부폐하고 사회적으로 모순이 많았으며 당시 인물들도 모두  타락한 인물들로 나라를 좀 먹게했으니 마땅히 새왕조가 들어섰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려말에 사회적으로 모순성이 있었다는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목은 선조도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셨고 여러가지 사회전반적인 개혁을 통해 나라의 부강을 이루려 노력하셨던것입니다.  다만 목은선조는 고려에 끝까지 충성하며 왕조를 지키는 노선에서 개혁을 꿈꾸셨고 이성계를 추종했던 역성혁명파는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새왕조를 새우는 노선으로 변화를 시도했다고 간단하게 정의를 내릴수 있겠습니다. 

신돈이 처음 공민왕에게 발탁되어 사리사욕없이 어느 당에도 소속되지 않으며 참신하게 사회적 개혁을 꿈꿀때  관련된 중요한 인물들중에 목은선조도 있었고 이춘부도 있었던것입니다. 비록 권문세가에 속하였지만 성품이 바르고 참신한 개혁을 주도할 인물들로 목은 선조와 이춘부가 공민왕에 의해 추천되었습니다. 

목은 선조는 권문세족의 전횡을 비판하여 공민왕의 개혁 정책에 적극 협력하였고 불교에 의해 생겨진 폐단이 많았으므로 불교의 대안으로 성리학을 새로운 개혁의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신돈이 집권한 1365년에서 1371년간은 목은선조가 후진양성에 힘썼던 기간입니다. 

목은선조는 당시 성균관대사성이 되어 (1367-1370) 김구용, 정몽주, 박상충, 박의중, 이숭인 등을 선발해 가르쳤습니다.  이 해에 (1367) 나중에 목은선조의 3째 사돈이 되셨던 양촌 권근선생도 성균시에 합격해서 성균관에 들어왔던 것으로 보이며  나중에 목은선조의 정적이 된 조선 건국의 주축인 정도전은 3년 뒤인 공민왕 19년(1370년)에 성균관박사가 되었습니다.  

여러 요직을 거쳤던 친정아버지 이춘부는 신돈집권말기에 최고벼슬인 문하시중에까지 이릅니다. 그러나 급격한 개혁에 공민왕은 결국 두려움과 염증을 느꼈고 신돈에게 불신을 가집니다.  신돈자신도 나중엔 초심을 잃고 부폐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득권을 잃은 권문세족들의 집단 반발과 신돈을 헐뜯는 음모가 결국엔 일조를 하여 결국 신돈은 반역죄에 몰려 사지가 찠기는 형벌로 처참하게  1371년에 최후를 마칩니다. 이때에 친정 아버지 이춘부도 함께 처형을 당했고 숙부들인 이원부, 이광부도 신돈의 도당으로 인정되어 외지로 귀양갔습니다. 남형제 다섯 정절공 이옥(沃)과 이빈(贇), 이예(裔), 이한(澣), 이징(徵)도 모두 관노(官奴)로 편입되어 각 주군에 예속되었습니다.

이춘부가 목은 선조보다 보통 나이가 10세 이상 위였다고 보여지고 이춘부 처형당시 목은 선조는  44세, 인재공은 11세였으므로 인재공 배위 양성군 이씨는 나이가 무척 어렸을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양성군 이씨 역시 그 어리나이에 연좌죄에 묶여 관노가 되지 않았겠나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이춘부가계가 멸족된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드라마보다도 더 감동적이고 마치 소설같은 역사에 길이 남는 극적인 사건으로  이춘부는 역신의 누명에서 풀려나며 신분이 복권되고 일가족 모두 곧 귀향에서 돌아오고 노비신세에서 풀려나 옛날 신분을 찾는데 인터넷에서 발췌된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왜구 섬멸한 강릉도절제사 이옥 장군 이야기>>>

조선전기 대표적 관각문인인 허백당 성현(成俔,1439~1504)이 지은

용재총화(慵齋叢話)에 이런 기사 내용이 나옵니다. 

[이옥(李沃)은 시중(侍中) 춘부(春富)의 아들이다.

시중이 죽임을 당하고 沃은 강릉부(江陵府)의 하예(下隸)로 편입되었다.

이 때에 倭寇(왜구)가 와서 東海(동해)에 停泊(정박)하고는 고을들을 함부로 불지르고 노략질하니

백성들은 다투어 피난하였다. 府(부)의 앞 들판에는 큰 나무가 많았다.

沃이 밤에 사람들을 시켜 화살 수백개를 가져다가 나누어 나무에 꽂아두게 하였다.

이튿날 상복을 벗고 말을 달려 바다어귀에 나갔다. 화살 두어 개를 적에게 발사하다가 거짓 패한

체하여 달아나 나무 사이로 들어갔다. 賊(적)이 구름처럼 모여왔다.

沃이 한 몸으로 이에 맞서 화살을 뽑아 쏘면서 가로 세로 달려 激突(격돌)하였다.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애써 싸워서 그치지 아니하였는데 화살을 헛당기는 일이 없었다.

쏘기만 하면 반드시 맞히니 적의 죽은 자가 亂麻(난마)와 같았다.

이로부터 왜적이 境內(경내)를 침범하지 못하게 되어 한 道가 힘입어 평안할 수 있었다.

조정에서 그의 戰功(전공)을 嘉尙(가상)하게 여겨 그에게 벼슬을 주었다. 
“李沃 侍中春富之子也 侍中被誅 沃編隸江陵府 是時倭寇 來泊東海 焚蕩州郡 民物皆爭避之

府前郊多大樹 沃夜令 人取矢數百分揷於樹 翌日脫喪服馳馬而出至海口 發數矢射敵

佯敗奔人樹間 賊如雲而集 一身當之 抽矢而樹 縱橫馳突 自朝至暮 苦戰不巳 弦不虛開 射之必中

死者如麻 自是賊不犯境 一道賴以安 朝廷嘉而官之"]

 2. 고려사절요의 기사를 보면, 

<<<왜적이 강릉부와 영덕, 덕원의 두고을에 쳐들어왔다.

이 때 이춘부의 아들 옥이 몰수되어 동계의 관노가 되었는데 왜적이 쳐들어오니 우리 군사는 풍문만

듣고도 패하여 달아났다.

부사와 안렴사가 옥이 용맹스럽다는 말을 듣고 군사를 주어 이를 치게하니 옥이 힘을 다하여 싸워 적을 물리쳤다.

왕이 안장 갖춘 말을 내려주고 그 역을 면하여 주었다]

<高麗史節要 卷之二十九> “倭寇江陵府 及 盈德原二縣 時 李春富子沃 沒爲東界官奴 及倭寇至

我軍望風奔潰 府使按廉 聞沃勇銳 授兵使擊之 沃 力戰却之 王賜鞍馬 免其役”

즉,  쳐들어온  왜구가 심한 폐를 입힐 무렵에 다들 도망만 다니고 감히 용기내어 나가 왜구를 무찌를 생각을 못하던 상황에서 역적으로 몰린 부친의 상을 당하여  관노로 와있던 아직도 상복입고 있던 이춘부의 1남 이옥이 상복을 벗어 던지고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군복으로 갈아입고는  종횡무진으로 맹활약하여 왜구를 섬멸하고 내쫓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리하여 일가족 모두 즉각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 나고 대대손손 기억되는 충신의 집안이 되었다는, 정말 감동적인 스토리입니다. 

큰 오빠의 활약으로 양성군 이씨도  나중에 목은의 둘째 며느리로 시집오시게 되었고 큰 오빠 이옥은 전투가 끝나고 신분이 복권된 이 후에도 우왕 때 좌상시를 거쳐 강릉도절제사를 역임하며 오랜 기간 동해안을 왜구로부터 지켰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이춘부의 차남 빈(斌)은 진주목사, 3남 예(裔)는 대사간, 4남 한(澣)은 판사복시사, 5남 징(澂)은 삼사우윤 판군기시사로 각각 옛날의 영화를 되찾았습니다.

양성이씨는 조선초에  고려세신 (高麗世臣) 으로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는 불사이군 (不事二君) 의 충절을 지켜 한동안 벼슬살이를 살지않았다합니다. 이춘부의 장남 이옥이 정절공 (靖節公)이란 시호를 조정에서 받은 이유도 여러 벼슬을 내려 회유하려는데도 끝까지 고려조에 충성을 다한 그의 절개를 높이산데 연유한다 합니다. 그러나 곧 있어 새왕조의 건국에 이바지하였고 세종조에 이르러서 집안을 빛낸 인물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합니다. 

인재공파의 후손들은 지금까지도 양성이씨와 외손이라는 관계하에 친근하게 지낸다고 알고 있습니다. 

양성군 이씨는 남편 인재공과의 사이에 6남1녀를 두었는데 인재공께서 나이 32세에  정도전 사주하에 무촌역(茂村驛)에서 살해당하여 요절하는 아픔도 겪습니다. 

1남은 휘 숙야(叔野) 광목공 (光牧公) 으로 후계에 이름난 자손들이 많이 나왔고, 2남은 휘 숙휴 (叔畦) 진목공 (晉牧公)이요, 3남은 휘 숙당(叔當) 총제공 ( 摠制公) 이요, 4남은 휘 숙무(叔畝) 양도공 (良度公) 이요, 5남은 휘 숙복(叔福) 직강공 (直講公)이요, 6남은 휘 숙치(叔畤) 순절공 (順節公) 입니다. 따님은 익천군(益川君) 전주인(全州人) 이점(李漸) 에 출가하였습니다. 

이상까지 제 멋데로 풀어본 우리 할머니네집 이야기였습니다. 

[진원]

역사적인 스토리 정신없이 몰입해 읽었습니다. 귀한 자료 올려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제 부산화수회 춘계총회 때 주원씨의 허락도 받지 않고 복사하여 회람을 돌렸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겠지요?

[주원(周遠)]

물론입니다 형님~ 우리모두가 공유하고 소유할수 있는것이니 전혀 신경쓰지 마세요. ^^ 저도 남들에게 그냥 받은것이 많네요. 부끄럽습니다, 제 부족한 글이 회람까지 돌리게되다니요. 앞으로 더욱 더 분발하라는 뜻으로 새겨 듣겠습니다~~

[도희(구)]

좋은 내용은 서울화수회 카페에도 모셔 갑니다.ㅎㅎㅎ주원일가님 감사()

[주원(周遠)]

아닙니다 언제든지요. 부끄럽네요~~ 참고로 (미국시간으로) 오늘 저녁쯤에나 양경공 처가 안동권씨집 소개가 끝날것 같습니다. 당초에 주말안이라 말씀드린것은 미국시간을 염두에 두었던 것인데요...^^ 저에게 아직 반나절 남아있으니 편집 열심히 해보도록 하지요. 한국에서 궁금하신 회원들은 월요일 오전에 읽으실수 있겠습니다.

[하늘감사]

좋은 자료에 감사할 뿐입니다 청주사랑방으로 모셔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