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와서 안 좋은점이 딱 한 가지 있다.
맛있는 커피나 케이크, 파스타 같은 것을 사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빵집 이성당이 군산에 있기는 하지만 시내까지 거리가 꽤 되고
늦게가면 빵이 없어서 나같이 게으른 종자는 다닐 곳이 못된다.
싱싱하고 건강한 채소와 꿈에 그리던 가정식과 그것보다도 가족이 있기에 행복한 군산 생활...
그래도 가끔은 밖에서 사 먹는 맛있는 커피와 케이크 한 조각이 간절해질 때가 있다.
못 먹을 상황이기에 더 먹고 싶은 청개구리 기린씨 :)
며칠 전... 지금 이 시간 쯤에(새벽 1@@) 니코로빈님 블로그에 갔다가
체다 치즈컵케이크 사진을 보고 침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냉장고에 치즈케이크가 들어 있었다면 아무리 똥배 걱정이 되어도 한 조각 쯤 꿀꺽 해 줄 수 있었는데
너무도 당연하게 내 냉장고에는 치즈케이크가 들어 있지 않고...
지금이라도 구워볼까 어쩔까 하다가 불어나는 뱃살을 생각하면서 냉장고에 치즈케이크가 없는게 낫다고 자위하고
모든 재료가 냉장고에 들어 있으니 언제든 구울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자위하면서 힘겹게 잠들었던 것이다.
오늘은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그 치즈케이크를 만들었다.
특이하게도 크림치즈가 아니라 체다 슬라이스 치즈가 들어가는 레시피인데,
니코로빈님이 만드신 것을 보고 방법을 휘릭 익힌 후...
내 식대로 입맛에 맞게 고쳐서 구워 보았다.
혹시..새벽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가혹한 페이지가 되지 않길 바라면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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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기린씨의 체다 슬라이스 치즈케이크 (지름 18cm 일반원형틀 1대분)
재료
A: 달걀 흰자 2개, 설탕 45g
B: 우유 100g, 체다 슬라이스 치즈 4장, 달걀 노른자 2개, 녹인버터 35g,
박력분 20g, 전분 15g, 레몬즙 1/2작은술, 바닐라오일 2-3방울, 나빠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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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용한 치즈는 남x 제품이에요. 드빈치 체다 슬라이스 치즈입니다.
다른 치즈에 비해서 짠 맛이 적어서 4장이나 넣었더니 진한 치즈맛을 내면서도 짜지 않게 구울 수 있었어요.
일반 체다 슬라이스 치즈 사용하시려면 짤 수가 있으니 3장만 넣어주세요.
그래도...좀 진한 풍미의 슬라이스 치즈케이크를 만드시려면
짜지 않은 치즈 사용하시고 4장 넣으시는게 좋겠죠?^^
+ 제가 사용한 틀은 치즈케이크틀이 아니라 일반 원형틀이에요.
치즈케이크틀이 없어서..^^;; 자연히 높이도 낮습니다.
일반 치즈케이크틀에 구우려면 지름 15cm에 구우시면 딱 맞을 듯 합니다.
+ 수플레 치즈 케이크는 높은 온도에서 구우면 윗면이 터질 수 있어요.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굽되.. 중탕으로 굽습니다.
A: 차가운 달걀 흰자에 설탕을 2-3번 나누어 넣어가면서 빠르게 휘핑하여 70%정도의 머랭을 만든다.
거품기를 들어 보았을 때 뿔이 단단하게 서는 게 아니라 사진에서처럼 휘어질 정도면 된다.
만든 머랭은 냉장고에 넣어둔다.
B: 우유를 미지근하게 데워 치즈를 잘라 넣고 완전히 녹으면 불에서 내린다.
약간 식었을 때 달걀 노른자를 하나씩 넣어가며 빠르게 섞는다.
중탕해서 녹인 버터와 바닐라 오일을 조금씩 넣어가며 섞는다.
체친 전분과 박력분을 넣어 매끄럽게 섞고 레몬즙을 넣어 섞는다.
만들어둔 A머랭을 2-3번에 걸쳐 나누어 살살 섞는다. 완성된 반죽은 유산지 깐 틀에 90% 붓는다.
(유산지 깔고 반죽 부어야 하는데 유산지가 다 떨어져서 깔지 못했어요. 대신 밀가루를 뿌려 흔들어 털어낸 다음
반죽을 부어 나중에 잘 떨어지도록 했습니다. 다 굽고 가장자리만 살짝 스패츌러로 돌린 다음 떨어뜨리면 잘 떨어져요. ^^ )
사각틀이나 쿠키팬 등에 물을 좀 받고 그 위에 반죽 부은 틀을 올려서 15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는다.
총 45-50분 굽되...중간에 색이 나오면 호일을 덮어 굽도록 한다.
가운데 쿠키틀을 달궈 모양을 내고... (이 과정에서 윗면에 나빠쥬 바르면 좋아요. 전 생략..)
냉장고에서 하룻밤 정도 묵힌다.
난 또 성격이 급해서 2시간만에 잘라봤다. 칼을 불에 달구어 자르면 더욱 깔끔한 단면을 만들 수 있다.
수플레 치즈케이크 특유의 차르르~한 소리와 함께 깔끔하게 잘라졌다.^^
정말정말정말 부드러운 맛... 도저히 슬라이스 치즈로 구웠다고 믿기 어렵다.
촉감은 수플레 치즈케이크 그대로인데... 크림치즈로 구운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여기 끝맛이 깔끔한 장점까지... :)
커피와 함께 아빠께 드렸더니...카페에서 사 먹는 것보다 입맛에 맞으시다며 요..용돈을 주셨다!! ^ㅂ^
사실 그것보다 더 반가운 것은, 지금 우리집 냉장고에는 이 치즈케이크님이 잠들어 계시다는 것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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