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A씨(35굧남구 무거동). 그동안 누적된 미분양 아파트에다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면서 A씨처럼 잠 못 이루는 아파트 구매 예정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만 해도 아파트 당첨권이 목돈을 거머지는 재테크 수단이었으나 지금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A씨는 "실수요 목적이지만 미분양이 이어질 경우 오히려 집값이 하락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밤잠을 설친다고 말한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아파트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지도 모르고, 미분양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은 지금이 아파트를 분양받아야 할 적기"라고 결론짓고 있다.
30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울산지역에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아파트 분양물량 1만1,083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이들 분양아파트는 청약가점제 적용을 받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수익률을 20% 가까이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막바지 분양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건설업계가 전력을 다해 올 연말까지 밀어내기식 분양을 마치면 내년초에는 오히려 물량이 자취를 감추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진태 대한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부장은 "현재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소비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연말 분양될 물량 중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미분양물량까지 쌓여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윤 지부장은 그러나 "내년 울산 건설업계를 볼 때 투기지역 해제 대상에서 잇따라 제외된데다 미분양이 쌓여있는 마당에 신규 물량을 내놓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올해 분양시기를 놓치면 향후 몇 년간 적당한 물건을 찾기가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리더스부동산투자 김정훈 대표도 "물량 소진 뒤에는 내년부터 분양물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건설업계가 내년에 분양을 기피할 경우, 그 영향은 3년뒤 입주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올 연말까지 울산에서 분양예정인 아파트단지는 남구 신정동 울산신정 I'PARK(886세대), 삼산동 한화꿈에그린(717세대), 야음동 두산위브(806세대), 중구 반구동 청구지벤(935세대), 유곡동 유곡e-편한세상(652세대), 약사동 약사 I'PARK(512세대), 북구 매곡동 월드메르디앙(2,688세대), 신천동 신천유쉘(610세대), 신천동 엠코타운(741세대), 천곡동 한신휴플러스(473세대) 등이다. 정재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