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전으로 몸살을 앓는 동남아지역 산림생태계
야자수가 여기저기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을 것만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
그러나 이곳에도 황폐화된 땅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화전 경작을 하는 화전민입니다.
빈곤층에 속하는 이들은, 삼림을 불태워 작물을 재배하고, 토지가 황폐화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화전 경작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산에 불을 지르는 동남아 지역 화전민들을 우리는 과연 비난해야 하는 것일까요?
결국 그들에게 화전경작은 배고픔을 견디기 위한 몸부림일 것입니다.
저희 에코피스아시아는 이들 화전민과 자연의 소중함, 상생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들을 단지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
바로 그것이 진정한 도움이 아닐까 저희는 생각합니다.
? 필리핀 화전민 나카르(Nakar)씨의 이야기
혼농임업이라는 것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아마 여러분 대다수가 고개를 갸우뚱 하실 것 같은데요. 혼농임업이란 임업, 농업 그리고 축산업을 결합시킨 복합영농의 형태입니다. 학문적으로는 수목과 농작물, 가축을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토지이용시스템으로 정의하고 있지요. 다소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필리핀 산간 오지에 사는 Nakar라는 농부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차를 타고서도 들어가기 힘들어 가파른 산길을 40여분씩 걸어 올라가야 나오는 곳에 사는 나카르씨는 하루 소득이 채 1달러도 되지 않는 빈곤층에 속해있습니다. 이 정도 벌이로는 정착해 일구어 먹고 살 밭도 사기 어려운 형편이지요. 게다가 거듭된 화전 경작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땅에서는 더 이상 작물을 길러낼 힘조차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기후 변화의 위협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지요. 작년만 해도 나카르씨는 태풍으로 얼마 되지 않는 작물마저 다 잃고 말았어요. 10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잘 없었는데 말이에요. 올해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병충해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옆 마을에 사는 친구에게서 신기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혼농임업이라는 것을 하면 힘들게 다른 경작지를 찾아 떠나지 않고 한 곳에서 10년, 20년 오래오래 살면서도 커피며 옥수수, 코코넛, 바나나를 계속 기를 수 있다고요. 더군다나 가뭄이나 홍수, 태풍, 토양유실과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하니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어요. 또 아주 옛날 옛적에나 볼 수 있었던 풀이나 동물들까지 다시 보게 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혼농임업 시스템을 적용하면, 나카르씨의 밭에 다양한 수확 주기를 가진 작물을 심어 소득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나카르씨가 생계를 꾸려가기 급급한 탓에 1년 만에 열매를 맺어 수확을 할 수 있는 작물만을 키우고 이듬해에는 다시 밭을 태워 새로 작물을 심어야 했다면, 이번에는 1년, 5년, 10년, 20년의 다양한 수확주기를 가진 작물을 심자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올해에 당장 먹을 것은 1년마다 수확할 수 있는 커피를 팔아 마련하고, 그렇게 5년이 지나면 바나나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커피와 바나나 나무가 수명을 다 해도 걱정이 없어요. 10년 전에 심어 두어 커피 나무에게 그늘을 제공했던 마호가니 나무가 어느새 어른 나무로 자라나있어, 이것을 베어 팔면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돈으로는 다시 커피나무, 바나나나무 종자를 사서 심을 수 있겠지요.
또 화전 경작으로 인해 헐벗었던 땅에, 생태계를 고려한 다양한 작물과 나무를 심게 되면, 홍수가 나도 더 이상 큰 산사태는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또 가뭄이 닥쳐도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이 뿌리에 물을 머금었다가 내보내기 때문에 작물이 시드는 일은 없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혼농임업은 다양한 작물과 수목을 재배함으로써 경제적 수입을 증대하는 동시에 환경적 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EU에서도 토지와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지속가능한 토지이용시스템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흔히 행해지는 지력약탈식 경작, 화전경작 등에 의해 훼손된 산림생태계 의 복원과 토지 회복을 위해서 이 혼농임업은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또한, 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계층에 속하는 지역사회나 개인의 소득증대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 혼농임업이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주길 기대하며...
혼농임업 프로젝트는 일방적인 퍼주기식 사업이 아닌, 그들 스스로가 숲을 가꾸도록 자립심을 길러주는 프로젝트 입니다.
혼농임업 프로젝트는 자연과 사람, 어느 한쪽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현지인의 삶과 생태계의 건전성을 모두 아우르는 혼농임업은 상생의 도구 입니다.
? 저희 에코피스아시아는…
2013년부터 여러 협력 기관과 손을 잡고 화전민들과의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혼농임업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본 사업을 통해 저희 에코피스아시아는 혼농임업 시스템 보급과 함께 공동체 양묘장 조성을 통하여 양질의 묘목을 생산, 보급하고 지속적인 주민교육을 통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병행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에코피스아시아는 필리핀국립대학교 혼농임업연구소 및 현지 NGO와 함께 커뮤니티 양묘장 조성 지원, 지속적인 관리를 통한 지역주민들의 단기 수익 증가, 장기적인 수입과 산림보호 보장, 생태적 복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지 생태계의 건전성 및 지속 가능성 확대, 공동체 단위의 기후변화적응과 주민 역량강화 등에 기여할 수 있기를 저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인 에코피스아시아
저희 에코피스아시아는 사막화방지를 위한 현지 자생식물 식재와 초원 생태복원, 기후변화적응을 위한 맹그로브숲 조림과 숲 생태복원 등의 국제협력사업을 10년 이상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혼농임업은 에코피스아시아에게도 새로운 도전이기에 더욱 기대되고 한편으론 떨리기도 합니다.
저희 활동가는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응원을 먹고 삽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서명은 이러한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러한 저희의 목소리가 여러분께 충분히 전달 되었기를, 또 공감하셨기를 기대합니다.
저희 에코피스아시아의 푸른 꿈을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