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실과 차조기 차조기 정유는 흥분 발한제, 진해, 진통, 이뇨제 작용을 하므로 우메보시에 차조기잎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궁합이 잘 맞는 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매년 약 6만 6천 톤의 매실이 생산되며 와까야마가 주산지로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 에도 시대에 우메보시는 섣달그믐이나 춘분 밤에 복차(福茶)라고 해서 뜨거운 차를 부어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병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기 위한 습관이었는데 때마침 걸리기 쉬운 감기나 배탈에 이것이 유효했기 때문이었다. 복차에는 우메보시, 다시마, 볶은 현미, 녹차, 산초, 검은콩 등이 쓰였다. 에도 시대 후기부터 차조잎을 이용하여 붉게 만들기 시작했고 우메보시 담그는 방법도 정립되었고 오래 묵은 것이 귀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우메보시 항아리를 집에 묻으면 불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오래 묵은 우메보시는 소금의 결정 모양이 되고 원숙한 맛을 지난다.
□ 가지와 기름 가지는 보기는 좋지만 영양가는 형편없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품의 가치는 꼭 영양만으로 논할 수 없는 것이다.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식탁의 가지요리는 그 빛깔과 향긋한 냄새만으로도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가지는 가지색으로 알려진 고운 보라색을 가지고 있어 요리의 악센트 역할을 하는데 안토치안계의 나스닌(자주색)과 히아신(적갈색)이 주성분이다. 가지는 영양분이 적은 식품이라고 하지만 기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튀김용 재료로 썩 좋은 식품이다. 가지나물에 참기름을 섞는 것도 맛뿐 아니라 열량 공급을 쉽게 하고 기름의 소화흡수율이 향상되는 이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가지요리와 기름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토마토와 튀김 토마토는 여러 가지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매일 공복에 신선한 토마토 1~2개를 먹으면 고혈압, 안저출혈의 예방에 큰 효험이 기대된다. 토마토 주스와 수박주스를 1:1의 비율로 섞어 마시면 열이 나서 갈증을 심하게 느낄 때 효과가 크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맛은 있어도 먹고 나면 위에 부담을 주는 일이 있다. 그러한 튀김을 먹을 때에 토마토를 함께 먹으면 좋다. 고기나 생선 등 기름기 있는 요리를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 속에서의 소화를 촉진시키고 위의 부담을 가볍게 해준다. 소화를 도와주는 성분은 효소, 비타민 B 등인데, 토마토에 풍부한 펙틴이라는 식물섬유는 장의 활동을 도와주는 효과가 크다. 튀김을 먹을 때 함께 먹는 것이 궁합이 맞는 합리적인 식습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가자미와 무 가자미 식혜를 만들 때 가자미보다 무가 더 많이 쓰이고 있는데 무는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양질의 수분이 있는 데다 소화에 도움을 주는 소화효소가 많은 것이 특색이다. 무의 달착지근한 맛은 포도당 성분 때문이고 매운맛은 유황 화합물이 원인인데 날 무를 먹고 트림을 하면 그것이 휘발되어 고약한 냄새를 낸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에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고 했다. 그것은 무속에 아밀라아제, 산화효소, 요소 분해효소, 카탈라아제 등 생리적으로 중요한 작용을 하는 효소가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소들은 파괴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효소 덕분에 가자미 성분이 가수분해 되고 잘 삭게 만드는 비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자미와 무는 궁합이 아주 잘 맞는 한 쌍이 되는 것이다. 가자미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맛과 소화성이 향상된 것으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이다.
□ 고등어와 무 생선조림을 할 때 빠지지 않는 재료가 바로 무이다. 생선 조릴 때 큼직하게 썬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생선을 얹어 조리면 생선이 눌어붙지 않을 뿐 아니라 무가 가지고 있는 매운 성분 이소시아네이트 등이 생선 비린내를 가시게 한다. 또한 무에는 비타민 C와 소화효소가 많으므로 생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영양을 보완해 주고 맛을 향상 시킨다. 달착지근하게 조리는 고등어 무조림은 먼저 고등어에 밀가루를 묻혀 프라이팬에 한 번 지진 다음 조려야 고등어에 간도 잘 배고 윤기가 돈다. 고등어를 한 번 지져 내므로 무와 고등어를 처음부터 함께 넣어 조리지 말고 무에 양념장과 물을 붓고 끓여 무를 먼저 익히는 것이 좋다. 다음 고등어와 채소를 넣고 버무리듯이 살짝 조려야 맛있는 조림이 된다. 무가 알맞게 익으면 노릇하게 지져 낸 고등어와 굵은 파, 풋고추, 붉은 고추를 넣고 불을 세게 하여 뚜껑을 연 채 살짝 버무리듯이 윤기 나게 조린다. 고등어는 머리를 잘라내고 내장과 지느러미를 모두 제거한 다음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알맞은 크기로 두툼하게 토막 내어 조리용 술과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해 둔다.
□ 복어와 미나리 복어독은 겨울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산란기 전인 봄 사이에 최고에 달하는데 복어의 생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독성의 대명사인 청산가리보다 10배 이상 강해서 0.5㎎만 먹어도 죽게 된다. 독성이 강한 시기에는 한 마리가 가진 독으로도 10명 이상의 목숨을 뺏는다. 복어 중독은 식후 20~30분, 아무리 늦어도 2~3시간 후에는 증세가 나타난다. 1분 내에 사망하기도 하나 8시간만 생명을 유지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복어는 다음과 같이 다루면 독의 위험이 전혀 없다. 배 옆구리를 아래에서 위쪽으로 살에 흠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껍질을 벗긴다. 그 다음 내장과 머리를 조심하여 잘라 낸다. 내장을 상하지 않게 송두리째 제거한다. 귀세미에 붙어 있는 신장도 잘 도려낸다. 이어 살은 계속해서 흐르는 수돗물로 씻어 피를 흘려 빼고 칼로 가시를 잘 제거한다. 흔히 먹는 복어탕을 끓일 때 미나리를 곁들이면 맛의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해독의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어 좋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는데 옛 문헌을 보면 혈압 강하, 해열 진정, 해독, 일사병 등에 유효하다고 소개되어 있다. 미나리는 칼슘, 칼륨, 철, 비타민 등이 많다. 독특한 향미를 주는 정유성분은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보호하는 힘을 가진다. 또한 식욕을 돋우어 주고 장의 활동을 좋게 하여 변비를 없애기도 한다. 이렇듯 미나리가 가지고 있는 해독작용과 여러 성분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저항력을 향상시켜 주므로 복어와 미나리는 궁합이 잘 맞는 것이다.
□ 젓갈과 귤 젓갈은 크게 두 가지로 먹게 되는데 김치 담글 때 쓰는 것처럼 조미용인 것과 밥반찬이나 술안주로써 먹는 것이다. 조미용은 멸치젓, 조기젓, 황새기젓, 곤쟁이젓, 새우젓, 갈치젓 등이 있고 반찬용으로는 게젓, 명란젓, 창란젓, 굴젓, 조개젓, 꼴뚜기젓, 뱅어젓 등이 있다. 반찬용이나 술안주용으로 먹을 것에는 파, 마늘, 고춧가루 등을 섞어 양념 맛이 젓갈에 고루 배게 한다. 영양적인 장점도 있으나 염분 함량이 많기 때문에 고혈압인 사람들은 되도록 먹지 말라는 말이 보편화되어 있다. 확실히 소금은 혈압과 관계가 있다. 인체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야 하는데 짜게 먹으면 나트륨의 농도를 상승시켜 혈압을 올리게 된다. 그래서 칼륨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좋다고 하나 젓갈을 무칠 때 양념에 귤이나 유자를 얇게 저며 섞으면 염분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귤과 유자에는 칼륨이 각각 150㎎(나트륨 1㎎), 260㎎(나트륨 9㎎)이나 들어 있다. 이러한 감귤류에는 유기산으로 구연산이 많아 신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 구연산이 염분의 피해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상큼한 맛이 들어가므로 젓갈의 맛이 좋아지고 소금의 피해를 감소시키므로 좋은 궁합이 된다.
□ 재첩과 부추 영양이 우수한 재첩이지만 한 가지 결점이 있다. 그것은 비타민 A의 함량이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첩국을 끓일 때 부추를 넣어 끓이는 방법이 고안된 듯 하다. 부추는 비타민 A의 모체인 베타 카로틴이 매우 많아 A 효력으로 따져 1800I.U 나 된다. 이 카로틴은 내열성이 강하기 때문에 비타민 C와는 달리 국을 끓여도 성분의 손실이 적다. 따라서 재첩국과 부추는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인 것이다.
□ 생선초밥과 고추냉이 생선은 약간 비린내가 나는데 그 비린내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는 향신료로 쓰이고 있는 것이 고추냉이이다. 고추냉이란 우리나라 말로 쓰면 알아듣는 사람이 많지 않고 일본명 와사비라면 아는 사람이 많다. 잎은 심장형이고 지하경은 비대한 원추형인데 5~6월에 흰 꽃이 핀다. 지하경에는 매운맛 성분으로 아릴이소시아네이트와 브칠이소시아네이트를 가지고 있다. 지하경을 갈면 가수분해효소 미로시나아제가 작용하여 매운맛이 생겨난다. 지하경은 녹색을 띠는 것이 가장 많고 붉은색 또는 흰색인 것도 있다. 재배는 수온이 10~13℃가 적당한데 그보다 높으면 잎은 무성하나 지하경의 발육이 좋지 않고 매운맛도 적어지며 병해를 입기 쉽다. 또 고추의 매운맛에 비해서 휘발성이 크며 분해가 빠르므로 매운맛이 소실되기 쉽다. 일본요리에는 매운맛을 내기 위해 많이 쓰이는데 생선회, 초밥, 메밀국수, 생선묵 등에는 필수적으로 쓰인다. 지하경이 녹색인 것이 많아서 와사비라고 하면 빛깔이 녹색인 것으로 통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색소를 사용하는 것도 있다. 고추냉이의 지하경에는 전분분해효소 아밀라아제가 함유되어 있으므로 초밥에 섞는 것은 소화 작용을 돕는 상승적 효과도 갖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고추냉이가 갖는 살균효과도 있어 식중독 예방에도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 고추냉이는 식욕증진, 방향건위작용, 혈압항진, 거담 등에도 유효한 것이다. 따라서 생선초밥에 고추냉이가 들어간 것은 궁합이 썩 잘 어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새우와 아욱 아욱의 영양성분 중 부족한 성분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 새우이다. 새우는 종류에 따라 성분의 차이가 있으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중간 크기의 새우 생것에는 100g당 20.1g, 말린 것에는 55.4g이나 들어 있다. 더욱이 메치오닌, 라이신을 비롯한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골고루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필수 아미노산 외에도 독특한 단맛을 주는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과 베타인이 있어 고유한 풍미를 내는 것이다. 베타인이란 성분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강장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치를 감소시키는 작용까지 있다고 해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거기에다 비타민 B₂, 비타민 B12등을 가지고 있어 아욱과 어울리게 되면 가장 이상적인 영양 균형을 이루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