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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생산을 위한 자연농업의 기반조성
1) 세가지 기반조성
작물의 생장상태는 비료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흡수한 영양분을 소화시켜 영양주기적으로 생장발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생장은 작물이 쾌적한 조건 아래 시기별로 알맞은 양분을 알맞은 만큼만 흡수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사람이 무턱대고 비료를 떠안기는 식의 간섭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1) 토양기반의 조성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토양기반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작물이 생장발육하기 위해서는 양분을 잘 흡수하는 튼튼한 뿌리와, 안정적으로 타고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작물에게는 반드시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자손을 증식하는 데 필요한 흡수력과, 주어진 조건에 적응하는 생활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토양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농법은 토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깊이갈이를 하거나 토양개량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땅을 갈지 않는다.
자연농업에서는 땅을 갈지 않는다. 본래 땅은 경운기나 트랙터 같은 기계를 써서 일부러 갈아주지 않아도,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경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은 기계 대신에 미생물을 이용하므로, 사람은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주면 된다. 농민이라면 아무리 단단한 땅이라도 짚단이나 가마니를 덮어두면 그 밑에서 흙의 상태가 변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직사광선을 받지 않은 흙은 수분의 증발이 억제되어 축축하고 젖고, 곰팡이와 미생물이 쉽게 번식한다. 곧이어 이들을 먹이로 하는 많은 선충이 모여들고, 다시 그 선충을 먹기 위해 지렁이가 나타난다. 지렁이는 목이 마르면 땅 밑으로 4∼7m나 파고 들어가 물을 찾아내며, 일년에 20∼30리터의 흙을 먹고 그 배설물로 땅을 기름지게 하는 이로운 동물이다. 따라서 지렁이가 사는 밭은 가뭄을 타지 않고 비가 내리면 잘 스며든다. 또 지렁이가 늘어나면 이것을 먹이로 하는 땅강아지나 두더지가 찾아와 흙을 파헤치기 때문에 밭은 점점 부드러워진다.
●멀칭은 볏짚과 낙엽을 이용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김만 매지 않을 수 있다면 농업도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주는 할 만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잡초가 농민과 작물을 괴롭히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잡초가 없으면 사람을 비롯한 동물도 살 수가 없다. 오히려 풀은 아주 고마운 존재지만, 아무데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푸대접을 받고 있을 뿐이다.
자연농업에서는 낙엽이나 볏짚으로 흙 표면을 덮어 우선 잡초가 생기지 못하게 한다. 낙엽이나 볏짚을 구하기 어려운 형편에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럴 때는 가을에 다음해 작물을 심을 밭에 호밀이나 크로바를 파종한다. 봄이 되면 파종해 놓은 호밀이 120∼130cm까지 자라나 잡초를 억제할 뿐 아니라, 호밀을 베어 그대로 밭에 깔아놓으면 다시 멀칭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더욱이 호밀의 뿌리는 땅 속 깊이 뻗기 때문에 토양환경을 크게 개선시켜 준다. 이것이 공존공영을 바탕으로 작물에게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올바른 방법이다. 제초제로 잡초를 죽이는 일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잡초끼리 경쟁을 시켜놓고 농민은 심판 역할만 맡는 "즐거운 농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에는 화학농업이 비정상적으로 발전해 비닐멀칭으로 제초효과까지 얻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비닐멀칭은 사려깊은 연구 끝에 나은 해결책이 아니다. 비닐로 멀칭해 잡초가 생기지 않는다면 똑같은 환경 아래서 자라는 작물의 뿌리 역시 온전할 리 없다.
●토착미생물로 미생물의 균형을 회복시킨다.
토양병해는 토양미생물과 작물의 관계가 악화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최근 토양병해가 자주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부터 토양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다수확만을 목표로 무리하게 설치한 시설도 문제이고, 특히 농약의 독성이나 화학비료로 인한 염류의 축적은 미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 종류를 단순화 시킨다. 이렇게 될 경우 어떤 종류의 미생물만 비정상적으로 번식해 토양내의 균형을 깨뜨리고, 이들이 연약한 작물의 뿌리를 공격해 작물과 미생물 사이에 맺어진 공존공영 관계가 마비되어 버린다. 현재 대부분의 경작지는 이런 상태에 빠져있다.
이렇게 약탈과 착취에 의해 빈사상태에 빠진 토양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특효약이 토착미생물이다. 볏짚이나 낙엽 등 유기물로 땅을 덮어 미생물이 살 곳을 만들어준 뒤, 자가배양해 활성화시킨 토착미생물과 유산균을 보충해 빈약해진 미생물을 다양화시키는 방법이다. 미생물이 잘 번식할 수 있도록 여기에 천혜녹즙을 먹이로 뿌려 주면 토양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되면 사이가 나빴던 미생물과 뿌리는 서로 돕는 관계를 회복해 토양 내부는 새로운 안정을 찾게 된다.
인간과 토양은 약탈과 착취가 아닌 보상과 감사를 통해 서로의 생존을 인정하는 가운데 더불어 번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다양화된 토양미생물은 서로를 인정하고 견제하는 질서속에 살아가게 된다. 농민의 생활안정은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지 않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
(2) 종자기반의 조성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한다. 자엽을 튼튼히 길러야 건강한 뿌리가 형성되고, 나아가 본엽이 커 나갈 수 있다. 좋은 혈통을 갖춘 씨앗의 생산은 곧 성공적인 농업의 밑거름이 될 만큼,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 씨앗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인간에 비추어 보자면, 가난한 집의 아이는 식욕이 왕성하고 아무 것이나 잘 먹고 잘 소화시킨다. 또 형제간의 우애도 좋으면 건강하다. 그러나 부잣집 아이는 음식투정이 많고 골라먹기를 좋아해, 자칫 약국이나 병원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다. 씨앗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과보호해서 키운 씨앗보다는 혹독한 환경 아래서 자란 것이 적응력도 뛰어나고 생명력이나 소화능력도 강하다.
씨앗은 그 능력을 부모세대에게 물려받는다. 따라서 기반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씨앗은 아무리 과학적인 처치를 해보아야 정상적인 발육을 기대할 수 없다.
수확량과 인간의 기호에 맞는 품질만을 목표로 개량, 육종되고 있는 오늘날의 씨앗은 대부분 그런 불구 상태에 있다. 흡수능력과 강인성은 경시되고, 인간의 보호관리를 전제로 한 재배품종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
이미 "완전한 씨앗", "충실한 씨앗"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씨앗자체에 함유된 양분도 편중되어 있고 생명력도 허약하다. 당연히 자연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져 처음부터 보호를 받으며 자라지 않으면 안된다. 농민에게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자연농업에서는 경작하고 있는 논밭 중에 별로 비옥하지 못한 땅에서 자란 작물로부터 씨앗을 얻는다. 수확량은 다소 떨어져도, 튼튼하고 썩 좋지 못한 환경에서도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씨앗으로 키우기 위해서이다. 그와 함께 능력이 떨어지는 연약한 씨앗은 처리액을 통해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진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처리액을 농민이 자가생산한 재료를 중심으로 천연활성물질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다. 처리액의 재료는 식물에 농축되어 있는 자연의 정기를 추출, 배양한 천혜녹즙과 과실효소, 현미식초, 천연 종합활성미량요소(천연미네랄액)등이며, 이 재료를 혼합해 씨앗을 담궈둔다.
씨앗을 처리액에 담가두는 시간은 발아가 빠른 종류는 3∼4시간, 느린 종류는 7∼9시간으로 작물에 따라 다르다. 처리액에서 건진 뒤에는 그늘에 말려 파종하면 된다. 이렇게 처리된 씨앗은 생명력이 왕성해 자엽이 두터워지고 입고병에 걸리지 않는다. 또 씨앗을 소독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자라고, 그동안 번거롭게 대목을 접목시켜야 했던 작물도 접목할 필요가 없어져 일손을 덜어준다.
(3) 작물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의 조성
세번째는 작물이 타고난 소질과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다.
농업은 생물을 대상으로 식물을 얻는 분야이다. 그러므로 생산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과 학문은 당연히 그 생산대상의 생명체로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쓰여져야 한다. 현재의 이론이나 학문은 작물을 둘러싼 환경만이 그 발육을 규정한다는 일방적 사고방식으로 농업을 지도하고 있다 작물이라는 생명체는 기계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비료를 주지 않고 씨앗을 뿌린다.
처리액을 거친 씨앗은 비료 대신 자가제조한 당근효소토가 깔린 흙에서 새로운 일생을 시작한다. 싹을 틔울 때 필요한 환경은 공기의 자연스런 흐름에 의한 충분한 산소공급과 적당한 온도 뿐이다. 씨젖이 지닌 영양분으로만 싹을 틔워, 주근과 곁뿌리, 뿌리털이 왕성하게 자라도록 하고 비료는 주지 않는다. 작물의 잎은 아담하면서 짧고 넓을수록 좋다.
작물에게는 비배관리체계의 지배를 받는 환경보다 자생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흡수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뿌리의 활력강화)을 만들어 강력한 근산으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탄력성을 키워주어야 한다. 웃거름도 화학비료가 아니라 섞어띄움비료와 천혜녹즙을 써서 소화흡수력이 강한 뿌리가 형성되도록 힘을 쏟는다.
알에서 갓 깬 병아리에게 현미를 먹이로 주거나 돼지를 분유가 아닌 모유로 키우는 것도 같은 원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화학비료가 쓸모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항목에서 다룬다.
●비료성분은 주위에서 얻은 가축분뇨와 유기질을 이용한다.
작물의 영양분(비료)으로 쓰이는 물질은 여러 중류가 있다. 각종 화학비료와 영양제, 미량요소, 효소, 미생물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작물의 생장발육을 돕는다는 이 영양분들은 인위적으로 새로 만들어낸 물질이 아니라, 자연에서 나는 것을 가져다 배합, 구성한 데 불과하다. 이것들은 대부분 생명력을 염두에 두지 않으며, 분석결과를 근거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늘 똑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비료성분은 없다. 한정된 특수환경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나 적합한 것이 아니고 종합적이지도 못하다. 획일적인 발상의 영양학을 바탕으로 배합된 복합비료로는 비료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농민 역시 무턱대고 뿌리기만 하면 언제든 작물이 필요할 때 흡수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최선의 방법은 작물의 생장발육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필요로 하는 양의 영양분을 작물 스스로의 능력으로 소화흡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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