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6일(토요일)
드뎌 31기 계방산 4주년 기념일이다.
계속되던 징글징글 장마비도 우리의 출발을 도와주려는 듯 멈추어주었네요...
동서울터미널에서 10시 30분발 함양행을 탄 인원 합이 10명이다.
죽암휴게소에 들려 희산언니가 싸온 계란에 옥순님이 맹글어온 빵에 노관선생님이 쏘신 커피에 원희님이 쏘신 통감자를 맛있게 냠냠 먹고 다시 출발~~
도착 예상시간 30분이나 지난 오후 2시 30분에서야 인월터미널에 도착하니 한참전에 도착하여 배가 많이 고풀 울 총무님과 창원에서 오신 희주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이해주네요....서둘러 길을 재촉하니 지리산둘레길인월센타가 보이고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멋진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냇가에 자리잡은 “영월정” 정자에 편안히 신발벗고 앉아 옥순님이 준비하신 약식+방울토마토에 총무님이 준비하신 발목족발(?)을 점심대신 먹고 곁들여 주당님들은 일잔하고는 출발준비...
정자를 나서자 바로 이제 오늘 내일 우리가 걸어야 할 지리산둘레길 3코스(19.3km) 시작점인 구인월교앞 달오름마을이다. 프랭카드 펼쳐 단체사진 찍고...오후 3시 25분.
뚝방길 양쪽 길가엔 빛깔도 고운 꽃들이 한창 그 자태를 뽐내고 있고 논의 벼들은 눈부신 초록빛깔. 30여분 걸렸을까 흙길도 지나고 콘크리트길도 지나고 월평마을은 저만치 스쳐 지나친듯 한데 길한복판으로 화면에서 많이 본 듯한 담벼락을 예쁘게 단장한 낯익은 중군마을에 도착했다.
헌데 그앞 벤치에 미영님이 괴로운 듯 앉아 있네요 아까 터미널에서 등산화끈매다가 넘어진 모양인데 그 휴유증이 심한가 봅니다. 이제 시작인데 걱정이 앞서네요....빨리 좋아져야 할텐에.....중군마을엔 잣을 까고 단위 포장을 하는 공장도 있네요...남부 지방에선 이곳 잣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얼마를 걷다보니 두갈래 길이다. 왼쪽길은 산신암을 거쳐 가는 길이고 오른쪽길은 황매암을 거쳐 수성대로 가는 길인데 앞장선 님들이 황매암길로 접어든다. 이길로 들어서니 고도가 약간씩 높아지고 농로가 황매암까지 이어지더니 드디어 숲속 산길로 들어섰다.
여기서부턴 제법 등산코스 같고 쉼터들이 등장한다. 간간히 나무계단도 있는 산길을 걸어 내려오니 시원한 계곡물소리가 들리고 다시 농로길이다. 먼저 내려온 총무님 일잔하고 계곡물에서 혼자 놀고 있는 모습 포착-모두 함께 일잔하고 다시 전진....
조금 더 가니 조금전 계곡보다 더 시원한 곳 발견 헌데 물이 불어서 돌다리도 뒤뚱뒤뚱하고 건너기 쬐금 곤란하다. 제각각 무사히 건넜는데 우리의 대장님만 어찌할 바를 모르시네요...
결국 등산화 벗어 걸머메고 물속을 첨벙첨벙 건넜더래요~~
수성대 쉼터를 지나 산길을 오르다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곳에 “배넘이재”라는 표지판이 있다. 배넘이재를 넘어 오니 거대한 당산 소나무가 우릴 반긴다. 다들 그 모습에 반하여 사진 찍느냐고 야단 법석이다. 그 밑에 “노루목 당산 소나무” 라는 안내판이 있는데 그곳에 이런말이 쓰여 있네요...
“이 당산이 있는 자락은 앳골로서 마치 노루가 길게 목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옛이름은 노루목이라 불렀으며 지금은 ‘노루 장(障) 목 (伉)’ 자를 써서 장항리라 부른다.”
그리고 특이한건 고사리재배단지가 엄청 넓더래요~~
오늘의 종착지가 장항마을이라 둘레길은 멈추고 여기에서 미보민박(010-6371-3135) 주인장이신 임미보님을 만나 인사 나누고 미보민박으로 고고....(오후 6시 20분)
대부분의 집들이 둘레길 덕분으로 민박을 하신단다.
미보민박에 들어서니 마당이 널찍하고 시원하다. 님들 배님이 고픈지 아직 저녁준비는 안된 모양인데 술부터 먹는다고 야단이다. 순서야 아무렴 어떤가 바쁜 세상에...
술한배가 돌아갈 즈음 저녁상이 준비됬다. 넓은 마당에 돗자리 깔고 교자상 3상이 나왔는데 산해진미에 상다리가 부러지게 생겼네....보기도 좋고 맛도 좋고 집에서 먹는 밥보다 더 깔끔하고 맛나네요. 맛난 음식 솜씨만큼 민박 사모님 인상도 좋으시고 얼굴에 “천사표” 라고 쓰여 있습니다.
님들 반찬 맛있다고 이구동성...술자리는 끝날 기미가 안보이고 이젠 라이브무대가 펼쳐집니다. 다들 한곡조씩 멋들어지게 뽑습니다....믿거나 말거나....역시 대단원의 마지막은 당근 강희주님-다들 노래감상에 취합니다 다른 민박집에도 크게 들리기를 은근히 바랍니다 이정도 수준은 되야지 하고 자랑하고 싶어서요 ㅋㅋ
천사표님 후식으로 감자쪄 내오시고 수박 쪼개서 내오시고....감자맛이 죽여 줍니다 헌데 배님 불러서 많이 못먹는게 한입니다....흑흑
시간이 제법 많이 된 것 같아 오늘은 요기까지만, 이젠 자자!!
첫댓글 이 지구상에 인간만 안살으면 모두 평화로운 천국일턴데, 그래도 이번등산은 인간이 살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2013년 백산찾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백산31기 계방산'팀이 한란산에서 보여주겠다. 이날이있기까지, 반 미처버린 기수장부부와 사무국장이 있었기에 그리고 든든한 강희산님이 버티고 있읍이아닌가? 앞으로 쓰지않아야할 용어지만 "찌르레기'들의 열의와 끈질김이 있었기에...장항리 소나무처럼 든든하게 뻗어 나가리라 믿는다.
지리산 둘레길 좋은 추억과 순박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민박집의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먹거리...아직도 세상에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어르신네들이 계시다는것이...간박한 우리들의 삶에 대한 미안함과 죄송함을 함께 느끼게 해주었습니다...아무튼요 많은것을 배우고 느낄수있는 소중한 4주년 정기산행이 된것 같습니다....31기 계방산 화이팅!!!!!!
아주 꼼꼼히도 기록을 하셨네요 시간까지 메모를 해 놓으신 그 열정 식지 않으시길 바래 봅니다 우리 계방산 서기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