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에서 남해까지..
지난주에는 가족과 며칠 여행을 다녀왔지요.
성남사는 손윗 동서의 아들내외가 결혼후 하나밖에 없는 청주 이모집에 인사차 놀러와서 한나절은
양쪽집식구 11명(동서 내외, 동서 딸 부부, 아들 부부, 우리집 식구) 대가족이 청주에서 멀지않은
대청호를 둘러 보았고, 저녁엔 아내의 주특기인 아구찜과 돼지족발로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또
노래방도 다녀오고 하며 우리집에서 즐겁게 밤을 같이 보냈습니다.
다음날 조카들은 바빠서 서울로 올라갔고, 양쪽집 부부와 우리집 막내놈 이렇게 다섯명이 제 차를 타고
남해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서청주IC로 들어가 중부, 경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어 타고 사천(삼천포)으로 빠져 창선대교를
건너 남해로 들어갔습니다.
남해에 가자마자, 작년에도 올라갔었지만 그래도 가장 빨리 가고 싶었던 금산 보리암에 먼저 올랐지요.
작년에 갔을땐 날씨가 맑아서 아주 선명한 색채의 아름다운 금산과 보리암, 그리고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남해바다가 장관이었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하얗고 거대한 구름이 금산 중턱부터 온 산을 휘감고 있는것이 산 아래부터 보였습니다.
차의 기어를 1단에 놓고 가파른 금산을 한참 올라가고있으니 어느새 우리는 구름속에 들어있는것을
알아차렸지요.
금산 중턱에 차를 놓고 보리암으로 걸어가는 구름속 산 길도 아주 환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쪽빛 남해 바다를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귀한 체험을 하니 아주 좋았답니다.
구름속에 있으니, 속사에서 인제쪽으로 구절양장 첩첩산중 운두령과 구룡령이 생각나더군요.
1년에 200일 이상 구름속에 가려져있는 운두령...
운두령을 넘어 30여km 정도 한참을 더 가면 구룡령으로 넘어가는 길이지요.
그 길 또한 아주 한가롭고 경치가 빼어나며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입니다.
속사 IC로 나와 운두령과 구룡령을 넘어가는 길을 저는 울님들에게 추천합니다.
지금은 장마비로 수해를 당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는 곳이지요.
얼마전 민초님께서 그곳에서 멀지않은 인제에 가셔서 의료봉사를 하시고 오셨다니 과연 우리의 민초님
이십니다.
또 좋은 길을 추천하라면, 양수리쪽에서 청평을 지나자마자 경춘가도를 버리고 상천에서 우회전하여
복장리를 지나 남이섬으로 돌아서 가는 산길 도로를 추천합니다. 강추임다~ 강추~~
그 길은 도로이름 자체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지요.
왜 그런 이름이 지어졌는가는 직접 가보면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정도로 아주 아름답고 환상적입니다.
중간에 귀곡산장에 들러 차한잔 마시고오면 새로운 기분이지요.
산길도로에서 귀곡산장 이정표를보고 우회전하면 비포장길인데, 약1km까지 가는동안 일부러 꾸며놓은
것이 아닌데도 상당히 으스스한 기분이드는 길이지요.
한여름에 귀곡산장에 가면 정말 귀신이 나옵니다.
그집 주인 부부가 꾸미는 연기인데요, 그러나 가끔은 정말 귀신이 나온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하하하
우리나라에는 풍경이 좋아 한가로울때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 많은데, 다음 기회에 다시 소개하렵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새었군요.
금산 보리암에서 내려와서 예약되어있던 삼동면 물건리에 있는 남송가족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7층에 있는 방에서 짐을 풀며 창문밖을 보니, 저 멀리 고깃배가 들어오고 있지뭡니까.
성격과 취미가 비슷한 동서와 저는 하던 일을 멈추고 부리나케 마을로 뛰어내려갔습니다.
어부가 마침 배의 닻줄을 부두에 매고 있었는데, 배에는 병어가 꽤 많이 들어있었지요.
그 어선은 병어만을 전문적으로 잡는 배라합니다.
살아서 펄쩍뛰는 병어는 수산시장 좌판에서 보던 병어와는 달리 무척 싱싱했습니다.
다른사람이 병어 한무데기를 사는것을 보니 만원이었습니다.
헉~ 도시 수산시장에선 횟감 병어 한마리가 오천원인데, 3-40마리는 족히 되는양이 만원이라~~
우리도 무조건 만원어치 달라고하니 정말 허벌나게 많이 주더군요.
주위에 있는 횟집에 가서 부탁하여 병어회를 치니, 조금 뻥으로 산더미 같았지요.
또한 병어맛이 이전의 그 어떤 횟감보다 달고 맛있었습니다.
온식구가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반이나 남아서 저녁때 조림을 해 먹었더니 정말 꿀맛이었지요.
그날 저녁엔 미조항에 가서 멸치회를 사가지고 숙소로 와서 한잔 하면서 첫날을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바닷가로 산책을 나가니 우와~ 백사장 바로앞 허리밖에 오지않는 바닷물에서
어른 팔뚝만한 싱싱한 물고기들이 돌고래처럼 물위로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보기 힘든 광경인지라 마을 사람에게 물어보니 숭어랍니다.
크~ 제철만난 숭어가 뛴다더니, 바로 이놈들이지 뭡니까 하하하
아뿔사!!! 집에서 투망을 준비했었는데, 깜빡하고 가져오지 못한것이 엄청 후회되는 순간이었지요.
저는 투망을 그럭저럭 잘 던지거든요 ㅋㅋ
몇년전 경기도 광주 어느 냇가에서 투망을 던졌는데, 여러종류의 물고기 30여마리를 한번에 잡은일이
있었답니다.
옛날 투망던지는 방법을 배우려 투망질의 대가인 회사동료를 주말마다 따라 다니며 습득했지요.
아무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숙소로 올라와 거제도로 향했습니다.
같이 온 동서가 거제도를 가보지못했다고 해서 가이드겸 삼천포를 지나 거제도로 들어갔습니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간단히 구경하고 해금강과 신선대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전망하고, 유람선을
타고 외도로 들어갔습니다.
작년엔 봄에 외도를 왔었는데, 여름에 오니 약간 또 다른 느낌이 오더군요.
옛날 우연히 풍랑을 만나 외도로 들어왔다가, 그곳에 매료되어 평생 외도 가꾸기로 살다간 이창호님이
아주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고, 부인이 남편을 추모하여 쓴 사부곡 詩 한편이 그곳 바위에 새겨져 있는데,
뭉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외도를 나와, 유람선으로 바다의 해금강을 한바퀴 돈 뒤 다시 육지 해금강에 내려서 남해로 돌아왔지요.
오는길에 삼천포 어시장에 들러 그곳 명물인 장어와 장어 양념장을 사왔습니다.
명색이 남해에 왔는데, 어른들 따라다니느라 해수욕장 구경도 못한 중학교다니는 막내놈에게 미안해서
상주해수욕장에 들러서 잠깐 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오니 저녁때쯤이었는데, 어제와 같이 또 고깃배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ㅋㅋ 동서와 함께 또 뛰어 내려가니 이번에는 돔중에서도 으뜸인 참돔을 꽤 많이 잡아온 배였지요.
마리당 1.5kg쯤되는 참돔 두마리를 3만원에 사서 호텔로 가져와 손질하여 소주를.. 크~ 정말 뿅 가는 맛...
이런 고급어종을 이렇게 싸게 사먹으니 소주맛도 덩달아 꿀맛이고 술도 별로 안취하지요.
그리고 삼천포에서 사온 장어를 장에 발라 구워먹으니, 크~ 풍천장어는 저리가라였습니다.
술과 낚시의 대가인 동서와 소주 두잔이 최대주량인 처형과 소주한병쯤은 거뜬하게 해치우는 아내와
이렇게 네명이서 주거니 받거니 소주를 털어넣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니 정말 좋은 밤이었습니다.
안주가 너무 많아 장어는 조금만 먹고 냉장고에 보관하여 청주 집에와서 여행 못간 딸내미들에게 주니
큰놈은 잘 먹는데, 둘째놈은 징그럽다나 어쩌구 하며 안먹길래 또 소주안주로 한딱가리 했습죠 ㅋㅋ
다음날은 집에오는 날.
집에 오는 길은 하동을 거쳐 지리산으로 해서 쉬엄쉬엄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남해에서 하동을 지나 섬진강을 끼고 구례쪽으로 가다가 화엄사 입구 지리산길로 접어들어 노고단을
지나 성삼재를 넘어 뱀사골로 내려가는 길 또한 무척 풍광이 좋고 아름다운 길로, 주위 경치에 시선을
빼앗기는 유혹을 계속받으며 운전하는 길입니다.
섬진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가다가, 차를 적당히 세워놓고 섬진강으로 풍덩 들어가서 재첩 잡고,
또한 막내놈과 백사장에서 뛰는 재미에 시간가는줄 모르다가 나와서 조금 올라가니 화개장터가 나오고,
화개장터에 들어가 기웃기웃 구경하고, 적당한 식당에 들어가 은어튀김과 재첩국을 먹으니 그야말로
가슴이 뻥 뚤리는 시원함이 새롭습니다.
다시 차를 몰고 지리산길을 타는데, 몇년전까지 그냥 다니던 길이었는데 올해는 요금을 받더군요.
그냥 넘어가기만 한다고 해도 국립공원이니 입장료를 내야한답니다.
동서는 뭐 이런 경우가 있냐고 그냥 돌아자가고 했으나, 저는 기분좋은 여행길인데 그럴까지야 있겠나
싶어 입장료를 내고 넘어왔습니다.
하긴 운전사 맘대로니 ㅋㅋ 내맘대로이지요 하하하
지리산의 풍경을 감상하며 굽이굽이 넘어가니, 그옛날 친구들과 배낭 짊어지고 2박 3일로 지리산을
종주하던 기억이 아득히 떠오르더군요.
지리산을 벗어나 함양으로가서 다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청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너무 두서없이 길게 이야기를 했나요?
혹시 지루하셨거나 제 이야기가 주접이었다면 송구스런 말씀 올립니다.
올해는 좀 바쁜 해인데, 모처럼 짬이 나서 가족과 같이 하기 휴가겸 며칠 여행을 다녀온것을 울님들께
올려봅니다.
긴 이야기 끝까지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청호에서 아내와 둘째와 막내놈
아내와 막내, 뒤 하얀옷은 우리나라 컴도사인 처조카며느리
구름속의 금산 보리암
보리암에서
보리암 올라가는 길에서 아내와 막내와 동서네 부부
보리암에서 내려가는 길
거제 외도에서 막내
보리암에서
섬진강에서 아내와 막내
지리산 성삼재에서 내려다 본 구례읍
첫댓글 지루하다뇨? 넘 재밌게 보았는 걸요.좋은 길을 아주 많이 아시네요.가족과 행복한 여행 즐겁게 따라가 보았습니다.그 코스도 좋을 것 같네요.여행 가려면 노란모자님께 여쭈어야겠어요.
네이~ 언제고 물어보십시요. 제가요 모르는 곳 빼곤 모두 다 안답니다.. ㅎㅎㅎ
노란모자님 부럽읍니다 그리고 좋은 동네 참 많이 알고 계십니다 ..
고맙습니다 와룡산장님. 옛날엔 직업적으로, 지금은 개인적으로 여행다니길 즐겨하다보니 쬐끔더 알고 있는것 같습니다.
참말로 무지하게 부럽습니다,,,어구야 먹는야그가 왜그리 많으요,,샘나게,,,모두가 즐건여행 건강하게 다녀오심 축하드립니다,,,
지가요~ 형이하학적인 놈이라서 먹는것빼면 야기가 잘 안되걸랑요~ 그러니 쪼께 이해을 해주랑께요~~ 한여울님 그리고 고맙심더~~
가족과 한자리 갖기가 갈수록 어렵더군요.. 노란모자님의 가족여행기 잘 읽었구요, 좋은 추억 만드심에 부러울따름입니다.. 우리도 얼릉 맞춰야 할낀데.. 날짜말여요..올해는 힘들것같네요.. 늘 행복하세요..
투님!! 경주에서 청주로 한번 놀러오세유~ 맛있는것 사드릴께유~~
조은 여행 하셨군요...........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로얄님!! 저는 시간이 날때 어디고 휙~ 다녀오는것이 더욱 생활에 활력이 되는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럼 휴가는 잘보내솄네요...행복하세요 참좋아보여요
네이~그렇습니다. 장마철에는 교통도 덜 막히고, 여행객도 별로 없을것같아 다녀왔는데.. 비도 별로 안오고, 예상대로 한가롭게 잘 다녀왔답니다. 고맙습니다 효소사랑님..
아주좋은 곳 그리고 두고두고 생각나는 여행을 하셨네요 외도는 마음씨가 좋은 분들만 허락되는 곳인데 그 가족의 마음씨를 알것 같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
하하 고맙습니다 큰샘님!! 외도가 두번씩이나 허락했으니 저는 마음씨가 아주 좋은 모양입니다. 헉~ 주접이라고라고라?
노란모자님 아주 즐겁고 행복한 휴가를 즐기고 오셨군요. 부럽습니다. ^^ 저는 아직 휴가도 못가고... 아니 직장사정으로 못갈것 같은데... 늘 다복한 가정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휴가도 못갈정도로 바쁘신데, 정말 지송합니다. 한가할때 좋은곳으로 호젓하게 다녀오시면 더 좋을꺼예요. 다녀오셔서 소식주세요^^
휴가 건강히 잘 다녀 오셨네요. 그 고장의 맛과 멋 함께 즐기고 오셔서 부러울게 없을듯 합니다. 저도 휴가 갔다 지금에사 도착했답니다. 무더운 날씨.... 언제 이 여름이 끝날려는지? 행복한 모습 보기 좋습니다. 늘 지금처럼 행복 쭈~~~~~~~~~욱
양귀비꽃님 안녕하세요^^ 휴가 다녀오셨군요. 서해안으로 가신다고 하신것같은데.. 잘 다녀오셨다니 더욱 반갑습니다. 나중에 기회될 때 즐거웠던 이야기 들려주세요..^^
하하하 실제로 보면 하나도 안무섭답니다. 되려 웃으워요.. 헉~ .............. 외출중님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에 뵈니 무척 반가워요. 바닷가 가깝게 사시니 얼마나 좋을까요. 이렇게 더운 한여름과 또한 한겨울엔 바닷가에 사시는 분들이 더욱 더 부러워요..^^
엥제가 누군지 어떻게 아셨지요
바다동네에 살아보니 여름엔 손님이 넘 많이 찾아오네요^^ 비 그치고 지금껏 손님 치르고 있는 중이랍니다^^ 손님들 맘 편하게 지내다 가라고 맛있는거 하나도 안해주고 청소도 안하고...ㅎㅎㅎ 그냥 같이 놀기만 한답니다. 게으른 주인이죠^^
하하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 완님을 못알아보면 안되지요.. 일전에 제가 그랬잖아요. 길에서 우연히 옆에 지나가도 느낌으로 알아볼것이라구요 ㅎㅎ 하지만 다른분들은 못알아볼테니 괜찮아요^^ 그건 그렇고 바쁘셨군요. 도시에서 살다 바닷가 마을로 이사했으니 요즘같은 휴가철엔 친지들이 많이 찾아오겠지요. 수고가 많으시네요. 이 모두 외출중님의 음덕으로 쌓일것입니다..^^
참으로 행복해 보이십니다. 노란모자님 옆지기께서 미인이세요.^^ 님은 푸근한 큰큰오빠처럼 보이는데 무서우실라나....
고마워요 신작로님!! 저 실제로 보면 하나도 안무서워요.. 확인하실려면 그러시구요 하하하 그리고 이렇게 정다운 글까지 띄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겨울에 노란모자님의 가족과 여름날의 여행을 같이 갈 기회를 민초님이 맹글어 주신건가??? 고마우니~~ 노란모자님 춥지는 않지만 12월이라는 서늘함속에 여름 옷이 그리운데... 행복한 가정이야기에 흐믓함을 얻고 다녀 간다오..
하하 그러게요. 저는 지역방이 없어지며 충청방에 있던 이 글도 삭제되어 내심 다행이다 싶었는데, 민초님께서 언제 이곳으로 옮겨놓으셨나 봅니다. 지금 다시 보니 솔차니 쑥쓰럽구먼유...
멋지십니다
노란모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