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언제인가 천안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서울역에 갔습니다. 도착 당시 여수행 무궁화호 타려고 했는데 먼저 떠나버렸습니다...-_-;;
그래서 부산행 무궁화호 229열차를 타기로 마음먹고 천안까지 끊었습니다. 입석이었습니다. 현재는 리미트 11량으로 다 바뀌었지만 그 당시 6량 일반 무궁화호였습니다.
첫 경부선 여행은 아주 엉망이었습니다. 바깥 경치는 수원~천안 2복선 전철화로 인해 살벌해져 버렸습니다. 그나마 평택 주변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천안에 도착했습니다. 저로선 난생 처음 밟는 충청도 땅이었습니다. 매표소에서 이번에는 좌석이 있는 서울행 222 열차를 개표했습니다. 1호차의 10. 탕엥에 걸렸습니다. 남들 같으면 탕엥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하는데 전 탕엥이고 뭐고 객차가 어떻든간에 상관이 없습니다. 철도 매니아로서 객차는 연구 대상이니까요.
222는 리미트 식당차가 연결되어 있는 열차입니다. 제가 그 칸으로 가 봤더니 어떤 아주머니가 자신이 산 도시락을 제가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감사함은 이루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승차권이 없어져서 너무 당황했습니다. 다행히도 방송실로 가봤더니 역무원님이 그 승차권을 주워서 가지고 계셨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 길로 1호차로 가서 좀 잠을 청하려다가 영등포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서울역 종착방송의 배경음악은 꼭 엄마 품 속에 있는 듯한 음악이었습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갤러리아 백화점의 서점에서 책 좀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후 기 -
제가 느꼈던 감사함은 저한테 해당된 것이므로, 다른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천안은 가능하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서울~천안의 차창 밖은 2복선화 공사로 인해 살벌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인 밭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참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독립 기념관 등 주변 괜찮은 시설이 많이 있습니다. 또 천안은 가깝고도 먼 곳이니, 큰 여행에 대한 준비로 다녀 오시는 것이 어떨까요? 저녁에 떠나는 1101 온양온천행 통일호도 완승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방법은 1221, 1222 완승 연습용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