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것처럼 저를 포함 우리 독서회의 회원 중 절반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내세울 것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지요. 직장이 없으니 당연히 가진 것이 있을 리 없고 거기에 평균치의 건강까지 없는 삼고(三苦)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요.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시대 가장 낮은 자들의 모임이 바로 우리 《활짝 웃는 독서회》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평등한 인격을 주셨으나 아직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건강은 물론 가진 것이 없다보니 배울 기회 또한 적어 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삶을 살아온 착한 이웃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상처가 많지요. 단적인 예로 아침 일찍 시각장애인이 택시를 타려면 아직도 힘이 듭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이면서 승차를 거부하는 것이지요. 재수가 없다는 겁니다.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있습니까? 요금을 안 준다고 했습니까 아니면 무슨 해를 입힌답니까. 그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데 그냥 안태워주는 겁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또한 다르지 않지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어디를 이동하려면 승차거부는 다반사였습니다. 저만하더라도 아침 출근길에 대작영화 한편을 볼 만큼의 시간 동안 택시를 잡지 못해 대로변에서 울분을 토했던 때도 있었으니까요. 이런 잘못된 인식이 만들어낸 불평등의 행위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하는지요. 저를 포함해 사회적 상처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상처는 싸매줘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할망정 동냥도 안 주면서 쪽박까지 깬다는 식으로 그 아픈 상처를 박박 긁는 무언의 행위들이 오늘 이 시대에도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사회가 껴안지 않으면 그들은 춥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불이 없으면 한 순간도 살기 어려운 이 혹한의 겨울, 자꾸 아픈 회원들이 이 회장의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이정은(요조숙녀)씨는 40년이 넘게 질병과 투쟁을 벌이고 있는 회원입니다. 우리 독서회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그동안 큰 몫으로 도움은 물론 역할을 하고 계신 분이지요. 그런 그녀에게 또 다른 질병이 찾아와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지은 씨는 약한 다리가 또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독서회 참석 5년 만에 시를 암송해 나를 울렸던 창립멤버 조원희 씨와 김주한 씨 또한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힘겨운 발걸음으로 십 년 넘게 영어교실에 다니면서 강의를 듣고 독서회 정규모임에서 시를 암송하고 회지를 통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소중한 아픈 회원들!!! 저들이 있어 우리 독서회가 존재하는 이유인데 저들이 아프니 회장도 아픕니다. 어서 빨리 훌훌 털고 모두들 힘차게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낮으나 머문 자리에서 그 몸으로 그래도 열심히 살려 애쓰는 회원들을 볼 때마다 세상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하나님 보시기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오늘도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아프고 불편한 저들 모두가 세상의 스승이라는 것을 언제쯤이나 사람들이 알게 될까요. 차(車)는 길이 있어야 갑니다. 그것은 사회의 몫이지요. 길을 닦아주면 저들도 하나 돼 세상 속으로 합류할겁니다. 좋아지고 있음에 희망을 안고 그 어떠한 경우에도 건강만은 지켜야 하는 오늘입니다.
첫댓글 회지를 읽어 보면서도 참으로 아팠습니다.
몸이 불편하니 얻을 직장이 없고 직장이 없으니 가난해야 하고 게다가
또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니~
앉아서 얻어쓰는 복지보다, 일하여 벌 수있게 도와주는 복지가 정말로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