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8 31
새벽에 빗소리에 잠을 깼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제법 세찬 소리이다.
큰일이다. 제발 그쳐라! 그쳐라!............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일어났다.
젤 먼저 바깥을 보니 다행이 거짓말처럼 비가 그쳐 있었다.
회원들과 미리 마련한 전복죽 한 그릇씩을 먹고,
부랴부랴 수영 대회장으로 내려갔다.
해변엔 벌써 선수들이 가득 모여서 몸을 풀고있었다.
슈트를를 입고 있어서 그 모습이 꼭 시커먼 물개들이
모래사장에 가득 모여 있는 듯 했다.
07:00 팡파르가 울리고 선수들이 바다로 마구 마구 뛰어들었다.
바다 하나 가득 검정색 날개가 퍼덕거린다.
그때마다 은빛 물결이 부서진다.
멀리서 보아도 생명이 용솟음 치는 듯 하다.
크다란 한 무리가 같이 움직이니 멀리서도 잘 볼 수 있었다.
서서히 레이스 형태가 이루어졌다.
맨 앞부터 차례대로 자연스러운 나래비가 세워진다.
각각의 개인의 스피드차이의 결과이다.
잠깐 사이에 벌써 빠른 선수는 한바퀴 끝내고 두 바퀴 째로 접어든다.
젤 먼저 나온 선수는 외국인이었다. 대단하다. ..........
두 바퀴 째 출발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회원들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다 기다리다 눈깔이 탁 떨어질 찰라
진철의 자존심 그의 모습이 보였다.
급한 탓에 이름도 id도 생각이 안 난다.
그냥 악! 악! 거렸다.
그러지 않음 우릴 못보고 그냥 지나쳐버린다 싶어 낭패다.
다행이 눈이 마주쳤다.
5초? 7초? 화면에 담았다.
그가 가고 나니 왜 물대포가 생각이 않았지?
혼자 속으로 웃는다...........
그리고 한참............ 백몽, 또 한나절........... 그 다음 개그..
의외로 싸나이는 몸조심을 앤간이 하나 보다 올 생각을 않는다.............
드디어 사나이 등장!!!
첨부터 싸나이는 여유 있다. 아이들에게 하트도 날린다.
빨리 가지도 않는다. 잘났나 보지? 그래 너 잘났다................. 조금 느긋해졌다.
꼼신 회장님 시간 되면 오시겠지.....................
선수들 다들 떠나고 아이들이 `엄마 배고파' 한다.
그래 그렇겠구나!!!! 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애들은 내가 아니니.............미안타.............
숙소로 돌아와서 아이들 밥을 먹이고 나니
급한 불은 껐다 싶어서 한마음 님께 전화를 했다.
사이클 반환 점에 계신단다. 그럼 난 어떡하지?
잠깐 기다려 보라 신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그래도 나는 마음이 급하다.
제법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야 하는데.......... 다시 전화를 했다.
탐라대학 앞에서 기다리란다. 택시를 잡아타고 탐라대 앞으로
이동을 하고 보니 경찰 두어 명과 응원 나온 서너 가족이 있다.
단체로 온 모양새다. 조금 부러웠다.
그러나 기죽을 찬새미가 아니지.
그곳은 내리막 길이여서 스피드가 조금 있었다.
그림을 만들기에는 부적합했다.
조금만 멀어서 헬멧과 썬그라스로 가린 얼굴을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그림 만들기는 아쉽지만 포기했다.
혼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나도 자전거를 타봐서 알지만 죽을 지경일 것이다 는 생각에
파이팅!!! 힘내세요!!! 멋쟁이!!를 마구 외쳤다.
평소에 크지도 않은 내 목소리가 엄청 파워풀 해졌다.
나중에 한마음 님께 알아봤더니,
그 곳은 대략 120~130KM 지점이란다.
그리고 우리 눈앞에 벌써 또 다시 엄청난 오르막이 버티고 있었다.
쳐다보기만 해도 걱정스러웠다.
장거가 휙 휙 지나간다. .
많은 선수들이 내리막에서 엉덩이를 쳐들고 지나간다. 얼마나 아플까.
안된 마음에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응원해줬다.
많은 선수들이 `파이팅!' 한마디에 무척 고마워들 한다.
반응이 있으니 나의 목소리도 덩달아 힘이 들어 간다.
드~디~어 반가운 얼~굴 역시 진철의 자존심 물대포님이였다.
잠깐 사이에 다라빼 삣다. 그래도 눈은 마주쳤다.
다행이다.
그 앞에 대포님 비슷한 사람이 먼저 지나갔는데 서로 못 봤으면
어쩌나 혼자 걱정 이였었는데.......
그 뒤로 몽이, 개그가 지나갔다.
개그는 내게 멋진 세레모니까지 해줘서 혼자 응원하는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다음 판이 지나갔다. 순서가 정확한지? 헷갈린다.
많이 잘 참는다 싶었는데.... 아이들은 지겨워하기 시작한다..
아직 갈 길이 멀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