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달 가듯이 [ 포루투칼 ]
◉포루투칼(Portugal) 가는 길
제3일 [2014. 2. 12.]
아침에 마드리드를 출발하여 대학도시 살라망카를 둘러보다. 점심식사 후 13:30 살라망카를 출발하여 끝없는 평원을 달린다. 지루한 길을 가이드는 찰톤 헤스튼, 소피아 로렌 주연의 영화 '엘시드'로 대신한다. '엘 시드'는 중세 이슬람과의 발렌시아(Valencia) 전투를 소재한 영화이다. 학창시절에 보았던 영화인데, 현지에서 보니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스페인의 중세 대학 도시 살라망카 광장)
도토리나무 숲 속에 간간히 돼지 방목장이 보인다. 휴게소에는 말린 돼지다리를 통째를 걸어놓고 판매한다. 유명한 '하몽(JAMON)'이다.
국경지대는 해발 평균 1,000m의 고원 지대이다. 국경을 넘은지도 모른 채 포루투칼 시간으로 바꾸라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한 시간의 시차이다(스페인 시각 15:15 ⇒ 포루투칼 시각 14:15).
국경을 넘어서자 줄곧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두 번째 휴게소에 도착(스페인 17:00, 포루투칼 16:00)하여 30분간 휴식이다. 법에 정해진 자동차 운행 휴식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아직 우리가 흉내 내지 못한 안전법칙이다. 두 번째 휴게소를 지나서야 3시간 반짜리 영화 '엘시드'가 종영된다. 그래도 남는 시간에 포루투칼 언어에 대해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꼰데(백작, 일본에서 우두머리의 의미로 사용), 빵, 따봉.
포루투칼은 남한 면적과 비슷하고, 인구는 1,200만 명 정도이다.
♣ 파티마(Fatima)
18:40(포루투칼 17:40) 파티마 성지에 도착하다. 스페인 살라망카에서 무려 다섯 시간 여의 버스 투어였다.
파티마는 리스본 북쪽 141km 지점에 있는 인구 7천명의 작은 도시이다. 1917. 5. 13. 성모 마리아가 세 명의 어린이에게 발현된 기적을 보인 곳으로, 그 자리에 1928년 대성당이 세워졌다. 중앙에는 64m의 탑이 있고, 좌우의 주랑에는 그리스토의 수난을 그린 벽화가 있다. 5월 13일과 10월 13일에는 성당 광장에 30만 명이 운집한다고 한다. 오늘은 비수기 철이고 가랑비가 내리는 음산한 밤 날씨이다. 여행객 일부만이 광장과 성당을 구경한다. 카톨릭 신자인 우리집 싸모는 광장과 성당, 미사 장소, 촛불 등으로 바쁘다, 바빠!
덩달아 나도 기도했다. 가족에게 화내지 말고, 평상심 유지하면서 좋은 성격으로 살게 해 달라고.
성당 광장에 맞닿은 호텔에 투숙한다. 호텔 안에는 조그마한 기념품 가게가 있다.
( 석양에 도착한 파티마 성당 광장 )
◎ 제4일 [2014. 2. 13.]
5시 기상, 6시 식사, 7시 출발이다.
우리 싸모는 기상시각 전에 비오는 어둠을 뚫고 새벽 기도를 다녀온다. 요즘 같아서는 나도 기도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7시에 출발인데 주위는 어둡다. 8시가 넘어서야 동이 터온다. 겨울이 없는 듯, 산야의 초목이 푸르다. 야산구릉에 포도밭이 가득하다. 키 작은 포도나무이다. 가이드의 표현에 의하면 "불쌍한 포도나무, 불쌍한 올리브 나무"이다. 간간히 마을도 보인다. 산맥의 여기저기 보이는 농촌의 정경은 깔끔하고 고요한 품격 있는 마을이다.
포루투칼의 국민소득은 15,000 불이고, 현재 IMF 구제금융 중에 있단다. 차창 넘어 보이는 저러한 품격 속에 IMF 사태의 어려움 중이라니 안 됐다. 구제금융 중인 나라를 유럽에서는 PIG(포루투칼, 아일랜드, 그리스)라고 비웃는다고 한다. 거기에 스페인까지 위태로워 Pigs 라고 한 술 더 뜰 처지란다.
♣ 신트라(CINTRA)
파티마에서 신트라까지는 약 1시간 40분 거리. 리스본을 지나 바로 인근에 14세기 형성된 왕과 귀족의 휴양 마을인 중세도시 신트라에 도착한다 (08:45). 비가 오고, 안개도 자욱하다.
신트라는 길거리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는데, 중세의 냄새가 아직까지 배어 있다. 보르도 와인 가게에서 시음도 한다. 길거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서 09:30 출발한다. 40분 거리의 땅끝마을(까보다 로까)을 향해서.
(중세 휴양 마을 신트라의 골목길)
♣ 까보다 로까 (CABO DA ROCA)
유라시아 대륙의 최서단 땅끝 마을에 도착하니, 비 개이고 날씨가 맑다(10:05). 까보다는 곶이란 의미로, ‘로까 곳’이다. 첫인상이 지난달에 다녀 온 제주도 성산봉 옆에 있는 '섭지코지'가 연상된다. 15세기 포루투칼의 영광스런 '대양의 시대'를 상징하는 십자가 탑이 있다. 그곳에는 포루투칼의 시인 카모잉스(Camoes)가 표현한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문구가 새겨있다. 어두운 과거가 끝나고 바다를 통해 미래가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가이드가 해설해 준다.
주위의 산야에는 나무가 없다. 땅이 척박하니 대양으로 나갈 지리적 이유겠다. 유럽의 최서단에 위치한 이곳의 정서(正西) 방향에는 미국의 뉴욕이란다.
10:30 출발하여 리스본으로 향한다.
( 유럽 대륙의 최서단 까보다 로까 )
♣ 리스본(RISBOA)
수도인 리스본 도착(11:20)하여, 대서양과 만나는 떼즈(타호) 강변에서 10분간 벨렝 탑 구경하다. 떼즈 강은 리스본에서 넓어져 그 폭이 무려 11km의 팔라 해라는 만을 이룬다. 로시우 광장을 지나 전망대(영국 왕 방문 기념비)구경하다. 하루 2만개의 빵을 판매한다는 벨렝 빵집에서는 줄을 서서 빵을 산다. 리스본이란 도시는 고전미와 전통미가 아직도 풋풋하다. 그러나 활기나 생기는 없어 보인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본 소나무는 마치 정원사가 손질이라도 한 듯 우산 모양이다. 그래서 '우산 소나무'라고 부른다.
(대서양 시대를 연 역사의 현장 벨렝탑. 지금은 관광객의 스치는 곳이다)
점심 식사 후 리스본을 출발하여 다시 스페인(세비아) 으로 향한다(14:00). 고속도로 주변에는 온통 코르크나무 숲이다. 지평선이 보이는 대평원이 온통 코르크 밭이다. 간혹 양떼 목장이 보이기도 하고, 포루투칼의 남부지방은 토지가 척박하여 코르크나무만 자란다고 한다. 전 세계 코르크 생산의 50% 이상이 포루투칼에서 생산된다.
첫 번째 휴게소에서 출발하자(16:05) 3시간짜리 영화 '콜럼버스'를 틀어준다. 멀고먼 버스 여정이다. 가이드는 세 시간이 넘는 영화 엘시드와 콜럼버스가 더 없이 감사하다고 한다. 너무도 멀고 긴 버스투어에 나도 역사 영화에 감사드린다.
구하나 강의 다리를 건너자 스페인 땅이다(17:50, 스페인 시각은 18:50).
두 번째 휴게소에 도착(19:00)하니, 복숭아밭인 듯 복사꽃이 피었다. 나무도 꽃도 복숭아 비슷한데, 아몬드 꽃이란다. 버스 휴식을 위해 30분을 쉰 후에 출발한(19:30) 버스는 한 시간 후인 20:30 세비아 인근의 호텔에 도착한다. Hotel Abades
첫댓글 전 가족아 함께 여행하기가 힘들텐데 다녀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