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팔환초 4구간 산행을 마치고
▶장 소 : 팔공산 (八公山) 가팔환초 4구간
▶산행경로 : 파계국민관광지주차장 – 파계사 – 파계재 – 파계봉 – 서봉 – 염불암 - 동화사시설지구주차장<약 9.8km>
▶언 제 : 2011년10월 13일 목요일
▶산행시간 : 10시15분-17시25분(9시간10분)
▶참 가 자 : 우생즐사모회원/회장-원곡(기세봉), 대장-공곡(이원근), 구산(권기형), 우탁(권기호), 장천(권용원),
우송(권종수), 부림(김영태), 나산(남한욱), 한암(이극식), 거산(이수룡), 예송(김형달), 양천(류시용)
▶팔공산(1193m)
대구의 진산이요 상징인 팔공산은 통일신라시대에 불려지던 오악(토함산, 계룡산, 지리산, 태백산, 팔공산)의 중심에 있다하여 중악이라 불렀을 만큼 신라의 상징적인 존재로 숭배되어온 영산이다.
후삼국 시대에 왕건이 견훤과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을 번 한 곳이 팔공산이요, 6.25전쟁에서 공산군과 12일간 치열한 전투로 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곳이 팔공산으로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비로봉(1193m)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서봉(1150m)과 톱날바위, 파계봉(991m), 파계재, 가산이 이어지며, 동쪽으로 동봉(1167m)과 태실봉, 인봉, 노적봉에 이어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바위가 있는 관봉(850m)으로 이어진다.
▶가팔환초
가산, 팔공산, 환성산, 초래봉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으로 칠곡군 동명면 다비암(구 계정암)을 출발점으로 하는 약 45Km의 산행 코스를 말한다.
▶산행후 ▶산행후기
10월 중순이라 멋진 단풍 구경을 하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기상을 했다.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는 산행 대장이 보낸 폰 문자를 떠 올리며 8시 20분에 출발하여 환승지인 동구청으로 출발했다. 학생들 등교시간이 지나 느긋하게 출근하는 회사원과 산행과 여행 차림을 한 사람이 버스를 채우고 있는 모습이 나에겐 아직 낯설다. 퇴직 후 주변 정리와 운동하러 다니느라 몸을 좀 무리하게 했는지 감기까지 한차례 치르고 나니 하는 일 없이 바쁜 ‘하바드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하바드가 끝나면 다음으로 입학하는 대학이 ‘동경대’라고 하던데..... 난 그런 곳 엔 기웃거리기도 싫다. 그렇다고 ‘방콕대’에서 X레이나 찍으며 누워있는 것은 더더욱 싫고...^^.
동구청 건너편에서 구산과 나산을 만나 9시쯤 파계사행 101-1번을 탔다. 팔공산으로 향하는 차창에 비치는 산천은 벌써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종점에서 내릴 때 보니 코스대장도 같은 버스에 타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원곡, 우탁, 우송, 부림, 예송이 먼저와 기다리고 있었다. 엊그제 우송 농장에서 고추 소확한 예기를 나누다 보니 거산이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한암이 시간 맞추어 도착한걸 보아 ‘즐사모’ 회원모두가 모범생이다.
화장님의 “가을 단풍을 만끽하는 멋진 산행을 하자.”는 인사말과 산행일정 설명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대장이 가장 나이 많은 회원을 지목하며 “저 두 사람은 경로인이 아니에요.”라는 말에도 매표소의 검표인이 모두를 경노회원으로 인정해주는 친절로 모두가 한바탕 웃으며 기분좋게(?) 출입구를 통과 할 수 있었다.
20일 전 9월 2차 등반 행사 때에만 해도 여름 산의 모습을 보고 갔는데 이제는 가을의 한복판임을 피부로 느끼면서 산에 올랐다. 주변의 풀과 나무를 보면 모두가 낯익은 것들지만 대부분 이름을 모르고 지내 왔다. 오늘 집에서 출발하며 ‘오늘 산행에서 한 두 가지의 식물 이름은 꼭 알아야지’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생각이 나서 습기많은 길가에서 흔히 보는 낯익은 식물을 산행 대장에게 물었다. ‘향유’라고 했다. 잎이 ‘깻잎과 비슷하다’ ‘이름이 무얼까?’ 라는 궁금증을 이제야 풀었다. 박식한 산행 대장 덕분이다. 고마웠다. 어릴 때 벌들이 많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꿀풀’이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정식 명칭을 박식한 산행 대장에게 물어 "향유"라는 정식 이름을 알았다.
서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도 ‘향유’라는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혼자 중얼거리며 산을 올랐다. 산 능선을 타다가 유난히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를 보았다. 산대장이 ‘천남성’이라고 했다. 왕장만 식물 박사인줄 알았더니 여기에도 한사람 더 있다. 역시 산대장이다. 오늘은 두 가지 식물 이름을 알고 가는 것으로 만족하겠다. 1.3km쯤 올라 파계재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방향을 동쪽으로 돌려 ‘서봉’을 목포로 하고 가끔씩 밧줄의 도움도 받으며 오르락 내리락 팔공산 주능선을 따라 걸었다. 가끔씩 “야! 멋지다.”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에서 저절로 나왔다. 멋있는 단풍을 만끽하는 즐거움은 산을 오르지 않는 이에게는 느낄 수 없는 멋진 풍경이리라. 높은 바위 위에 올라 내려다보이는 대구 시가지의 모습은 청명한 가을이라 더욱 두렷하게 보였다. “저 곳이 금호강이고, 저 다리가 아양교 이고....” 산을 오르면서 흐르는 땀을 식히며 감상하는 가을의 산천 구경은 정말 볼만한 것이었다.
이곳에는 벌써 서리가 내렸는지 단풍이 들지도 못하고 서리를 맞아 죽은 잎들이 눈에 띄었다. 산의 남쪽 보다 북쪽에 있는 것들이 단풍이 더 잘 들었다는 거산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았다. 그 이유가 궁급하기도 했다. 파계봉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다. 석산(최규석)이 담아서 보내준 비수리술과 거산이 담아온 모과주를 필두로 각자 집에서 담은 술을 반주로 한 잔씩 돌리니 그 맛 또한 일품이었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격이 있는 자연속에서 먹는 맛이 정말 좋았다. 몇 젓가락 먹고 나니 빈 도시락이 되었다. 아침에 집사람에게 밥이 많다고 했던 말이 후회스럽다.
식사를 마치고 휴식 시간도 없이 강행군을 해야 했다. 오르막길에서는 숨이 목까지 차오른듯 숨이 가빠지고 땀이 옷을 흠뻑 적셨지만 기분만은 최고였다. 지금까지 온 산길보다 갈 산길이 더 많이 남아 있으니 시원찮은 무릎이 은근히 걱정이 된다. 열심히 땀흘리며 헐떡거리며 따라가지만 선발대는 보이지 않으니 나의 산행 실력은 아직이었다. 항상 선발대에 있는 회장과 우송, 우탁, 장천 그리고 산대장의 발걸음은 너무 가벼워 보여 부러웠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야기꽃을 피워가며 구경할 것 다하면서 천천히 산행하면서 거리가 멀어진다고 생각나면 “야호”하고 쉬어가자는 친구가 또한 부러우니........
몇차례의 가파른 오르막과 내라막을 오르내리다 보니 서봉이 눈앞이었다. 서봉에 올라 동쪽으로 보이는 레이더기지와 중계탑이 있는 비로봉과 동봉, 그리고 연이어 있는 염불봉, 태실봉, 인봉, 노적봉, 관봉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은 오랫동안 눈에 담아가고 싶은 대구의 명소였다. 지난 9월2차 산행 때 걸었던 동봉에서 삿갓봉까지의 능선이 눈앞에 펼쳐지니 감회가 새롭기만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팔공산을 정복하고도 또다시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도 같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펼쳐지는 팔공산의 모습을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편 것처럼 뻗쳐있구나”라고 적어놓은 글이 실감난다.
시계가 4시를 가리키려한다. 하산은 비로봉을 눈 앞에두고 염불암에 들러 물 한 모금 마시고 하산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석양빛에 비치는 황홀한 가을 단풍을 두고 산을 내려오기가 너무 아까웠다. 모두가 다시 보기 어려운 단풍을 눙에 담고, 사진 속에 담기에 바빴다. 이것이 팔공산에서 보는 금년의 마지막 풍치라 생각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밝을 때 하산해야하는 조급함에 모두가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동화사 일주문을 지날 때 발은 천근이요, 배속에서는 전쟁이 일어났다. 주머니 깊숙하게 넣어두었던 사탕을 하나씩 나누었다. 배고플 때 나누어 먹는 사탕하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었다. 17시 20분쯤 동화사 입구에서 시내 버스를 기다리는데 구급차가 급하게 달려갔다.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케이블카에서 사람이 추락하였다고 했다. 사고 시간대에 우리도 케이블카를 이용할 뻔하였는데 이용했더라면........
하산주는 지난번에 갔던 ‘묘미식당’에서 돼지 국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은 꿀맛이었다. 이렇게 맛있게 먹을수 있게 안내해준 나산이 고마워진다. ‘즐사모’ 하산주 공식 건배사가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회장의 선창에 따라 "오징어!" "변사또!" <오래오래 징하게 어울리자. - 변치말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누가 너는 왜 ‘우생즐사모’ 회에 가입하여 산에 다니느냐라고 묻는 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그곳에 가면 친구가 있어서 간다. 그리고 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간다. 모두가 반갑게 맞아주고 허물어 없이 이야기 할 수 있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어서 간다. 라고 대답할 것 같다.
‘즐사모’ 친구들이 아호를 짓는데 도움을 주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안개속의 풍경처럼 항상 머릿속에 아름답게 남아있다. 초등학교 1학년까지 자란 곳이지만 본적지로 하였고 가끔씩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양천(陽川)이다. 그래서 오늘무터 친구들이 나를 부를 때 “양천‘이라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
2011년 10월 14일
양천 / 류시용
첫댓글 양천 ! 생동감나는 산행기 재밌게 읽었단다. 요산요수하며 건강 다지는 게 으뜸이지.
양천. 산행기를 다시 보니 지난일이 눈앞에 선하네. 친구가 있고 산이있어 우즐모에 참여했노라 뜻깊은 이야기일세. 고마우이.........거산
양천! 멋진 산행후기 10월 13일 하루를 압축한 한 폭의 그림이다. 대퇴사두근 굵어지는 소리 들린다.
전국명산이라 소문난 팔공산알고는 있지만 또렸하게 적어주니 올린글 감동이가네요 잘읽고 배움니다 감사해요
양천 산행기를 이렇게 실감나게 적은걸보니 소설을 쓰보심이 어떠하실런지 아직도 늦지않은것 같으이
양천의 산행기 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 자네나 나나 아직은 우즐모의 초년병이니 열심히 따라 다녀 보세. 친구가 있어 좋고 건강이 함께해서 더좋은 우즐모의 산행은 우리 모두의 행복과 즐거움이 아닌가! 정말 고마운 일이지!!
앞장서 끌어주는 회장님과 산행대장, 기록사진으로 역사를 쓰는 한암과 명산일주를 끌어주는 아직도 힘이 장사인 우송!!
1억짜리 야댬화의 나산은 우리 우즐모 환상의 콤비들이다. 얼마나 멋있고 고마운 친구들인가!!!
산행기 기록이 짜임새가 있고, 학생들 가르치는 탐구보고서 같네! 신입생이 아주 모범생이구만!
컴맹이지만 양천의 좋은 글보러 매일 들려야겠다 팔공산이 더욱 빛나고 우리의 우정을 더욱 다짐하는것 같구나
이렇게 좋은 글을 이제야 보다니, 실감나는 산행기를 잘 보았소, 다시 한번 팔공산의 멋을 일깨워 주었네.건승하시기를....
퇴직 후 두번째 산행 참가 였다고 생각되는데 이제 내가 읽어보니 새삼스럽구만. 참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