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은 깊어가고 있었다. 누런 황금빛으로 변하고 있는 오름 들판에는 가을꽃들을 대표하는 쑥부쟁이, 벌개미취, 산부추, 섬잔대, 꽃향유, 한라돌쩌귀, 용담, 자주쓴풀 등 그 특유의 보랏빛을 품어내는가 하면, 미역취도 샛노란 황금빛으로 벌을 유혹하고 있엇고, 하늘을 향해 도도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물매화의 청초한 하얀 모습에 눈이 시릴 정도였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 둘은 구좌읍 송당리에, 체오름은 구좌읍 덕천리와 송당리에 걸쳐 있는 오름으로 이 세 오름 모두 송당리에서 접근이 쉬운 오름이다.
체오름
북동쪽으로 벌어진 거대한 굼부리를 지닌 오름으로 입구에서 굼부리 속까지는 약 50m는 족히 깊숙히 넓게 들어 와 있어 요세를 닮았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일본군이 이곳에 주둔하였다고 한다. 능선을 따라 한바퀴 돌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맛이 그만이다.
해발고도 382.2m, 비고117m이며, ‘체오름’은 송당마을에서 보면 오름의 모습이 체(키)를 닮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돌오름
해발고도 368.1m, 비고 93m이며, 북서쪽 봉우리와 남동쪽 봉우리 중 북서쪽 봉우리가 정상이며 두 봉우리 사이에 동쪽으로 골이 패인 말굽형 분화구를 지녔다. 화구내의 골이 패인 곳을 제외하고 전사면이 매끈한 풀밭오름이어서 봄과 가을이면 꽃밭이 된다. 소 방목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밧돌오름
해발고도 352.8m, 비고 103m이며, 북쪽으로 패인 말굽형 굼부리를 가졌으며, 송당마을 가까이에 있는 오름이다.
분화구 골짜기에 ‘돌오름물’이라는 샘물이 있으며, 동쪽과 서쪽 봉우리에 바위돌이 박혀 있고 분화구골짜기와 동쪽 사면 일부를 제외한 전사면은 풀밭이다. 봄과 가을엔 꽃밭을 이루는데, 서사면에 물매화의 군락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