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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순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요임금은 노쇠하여 정치를 그만하고 임금 자리를 허유(許由)라는 사람에게 넘겨주겠노라고 말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허유는 들어서는 안 될 소리를 들었노라며, 영수(潁水)라는 냇물에 귀를 담그고 임금노릇은 절대로 않겠다며 귀를 씻고 또 씻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소부(巢父)라는 허유의 친구는 귀를 씻은 더러운 물을 소(牛)에게 마시게 해서도 안된다면서 소를 냇물의 윗부분으로 끌고 가서 마시게 했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그 두 사람은 기산(箕山)이라는 산속으로 들어가 은거하면서 일생을 보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치만 싫은 것이 아니라, 대통령 지위인 임금의 지위를 준다 해도 거절했던 그들의 높은 기상 때문에 고사(高士)나 은사(隱士)들의 덕을 칭송할 때는 언제나 거론되던 고사성어가 다름 아닌 ‘기산영수’요 ‘소부허유’로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던 구절입니다. 그렇게 싫고 혐오스럽던 정치와 임금의 자리였건만, 대통령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의 열띤 선거운동을 보노라면 참으로 묘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소부와 허유처럼 속세(俗世)를 초월한 고결한 은일군자(隱逸君子)들이 어느 때나 있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 어차피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자 사회적 동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시켜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부나 허유와 같은 고결한 은일군자도 아니면서 정치라면 싫고, 정치인이라면 혐오하며 투표조차 꺼리는 국민이 많은 요즘, 우리는 여기서 다산의 정치관이나 정치를 통한 애국심에 대한 정신을 떠올리고 싶습니다. “참된 선비의 학문은 본디 나라를 다스리는 일, 백성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 오랑캐를 물리치는 일, 재용(財用)을 넉넉하게 하는 일, 문무(文武)에도 능하여 담당해내지 못하는 분야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俗儒論)”라고 말했습니다. 요즘의 말로 바꾸면 참다운 선비라면 정치·행정·국방·경제·문무를 모두 잘 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다산은 또 말합니다. “공자(孔子)께서는 제자들과 도(道)를 논할 때에도 전부(田賦:경제정책)와 군려(軍旅:국방정책)·외교(外交)에 관한 일을 많이 논하였다(俗儒論)”라고 말하여 공자 같은 성인께서도 정치·경제·국방·외교에 관한 토론을 가장 많이 했다면서, 일반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고 싫어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동안의 우리나라 정치가 일반 국민들이 식상하고 싫어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치가 없고서야 어떻게 국가가 존재하고 백성들의 살아갈 길이 열리기나 하겠는가요. 아무리 밉고 싫은 일이지만 국민의 정치 참여가 없고서는 나라 일은 되어 질수가 없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여 투표권은 꼭 행사해야 합니다. 그것도 하지 않고서는 국민이라고 소리칠 자격도 없습니다. 투표에 참여해야만 밉고 싫은 정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석무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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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사장님,
잘지내시지요?
일찌감치 투표행사를 하고 출근했습니다, 너나없이 어려운 시기여서 솔직히 이번엔 고민좀 많이했습니다,
노사장님 함께 고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디 몸 마음 함께 평안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