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치기의 유래:
비석치기에 대한 옛 문헌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비석치기’라는 놀이의 이름에서 그 기원을 추론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장은 비석치기의 비석이 무덤 앞에 세우는 비석(碑石)이란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돌이 날아다닌다는 비석(飛石)이란 주장이다. 전자의 주장은 예전에 권력층이나 부유층이 자기들의 조상 또는 자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송덕비(頌德碑)라는 것을 세웠는데, 이 송덕비는 서민의 눈에 곱게 보일 까닭이 없었다. 그래서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비석에 대고 욕설을 하거나 발길질로 비석을 차면서 평소 쌓인 울분을 폭발시켰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비석치기가 점차 놀이화되어 어린이 놀이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하여, 비석치기의 시원(始原)을 봉건제가 시작되는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로 잡고 있다. 후자의 주장은 돌을 가지고 던져서 맞히는 놀이라는 점에서 투석(投石)놀이나 석전(石戰)놀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다. 원시시대에 인류는 맹수로부터 자기 보호의 수단으로 투석법(投石法)을 터득하게 되었고, 이는 부족간의 전쟁에도 활용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투석전이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행해졌는데, 그 유습(遺習)이 세시풍속화되고 변형되어 비석치기란 어린이놀이가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 유래를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주장이 있는데, 현재 후자보다 전자가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 주장은 비석치기의 다양한 명칭을 살펴보면 인위적인 추론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비석치기는 ‘돌맞히기’ ‘바사치기’ ‘비사잭기’ ‘돌치기’라는 순수한 우리말이 있는 것을 보면, 비석치기의 비석은 송덕비의 비석이 아니라 돌을 가지고 던져 맞히는 놀이란 뜻에서 날아다니는 돌[飛石]이 더 적합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