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어제), 우리는 만났다.
수애마마가 부산을 뜬 지 몇 해만인지 알 수가 없다.
왕년에 젊디젊은 시절 자주 보다가 어느 날 말도 없이 상경해서 수줍움 많은 영희친구마저 혼자 남친들 사이에 끼어들기가 힘들었는지 자취를 감추다 보니 부산친구들 남친만 썰렁하게 만나다 나도 어느 날 보따릴 쌌다.
그 후 수애, 영희맘을 가끔 예식장, 40주년 자리, 말레이시아 골프장에서 보았다.
'맘이 많이 변했구나!'
그런데 어느 날 난데없이 연락이 와서 어제 우리는 만났다.
10시 50분 지하철 해운대역앞 두 맘 미팅, 도착시간이 변경된 방장을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마린시티 광안대교 전경 촬영을 하고, 센텀시티 배경으로 두 맘의 미팅을 기록하기 위해 촬영했다.
11시 30분 해운대역 앞 방장과 드디어 합류했다.
반가움을 잠시 뒤로하고 풍광이 뛰어난 해운대달맞이길로 차를 몰았다. 해월정 앞을 지나며 대마도 조망에 관한 해설을 해놓은 변희룡교수의 소개글이 입간판으로 서 있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청사포로 내려갔다.
청사포는 이름 그대로 아름답다.
갯내음이 물씬 피어나는 방파재 위에 아낙들이 미역과 미역귀를 말리고 있다. 잘 말린 미역귀를 식용유에 살짝 튀겨 설탕을 뿌려 먹으면서 맥주를 곁들이면 기가 막히는데... 침만 꿀꺽 삼키고는 등대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이어 점심식사 걱정에 해운대ㅡ울산고속도로를 마구 달렸다. 장안휴게소 지나 온양IC로 나와 남창 통과해서 12시 30분 간절곶 떡바우횟집에 도착했다. 이곳이 먼저 변종규친구가 탐식하고 간 '봄도다리 쑥국'을 먹기 위해 주차하기 전 영희맘이 먼저 차에서 내려 식사 대기 번호표를 받았다.
36번이란다.
차를 주차고 돌아서니 입구 쪽에서 식사 당첨번호 18, 19, 20번을 큰 소리로 부른다. 우리는 기다리는 사이 갯가로 나갔다. 간간이 밀려 오는 파도 위로 갈매기가 난다.
30분쯤 후 돌아서니 자연적인 풀숲에 무꽃이 핀 것이 눈에 들어왔다.
"36번!!!"
드디어 우리는 당첨 호출에 의기양양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후끈한 열기에 풍겨오는 '봄도다리 쑥국' 냄새에 뱃속이 쪼르륵 허기를 느꼈다.
3분도 안 되어 식사가 나왔다.
첫술을 뜬 두 맘 왈
"야, 맛있다!"
순식간에 뱃장이 두둑해졌다.
든든한 식사 후 눈높이를 높이기 위해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부려 신기에 가까운 명품을 내놓는 전통가마가 있는 '장안요' 탐방을 했다. 다식과 함께 내놓은 두 맘 앞에 놓인 '보이차', 두 사내 앞에 놓인 '걸차(?)'를 마시며 장안요 안주인에게서 도자기, 골동품에 대한 소개를 받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맞네!
장안사로 갔다.
평소 조용한 사찰이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이다.
조용히 물러나와 방장님의 특별요청으로 기장 대변항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한 '토암공원'으로 향했다.
토암공원도 10년 전까지는 너구리가마가 있는 '토암요'였다. 장인 서타원씨가 타계하고 문화공간, 외식업으로 전환해 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아직 포만감에 대추차, 쌍화차로 환담하다가 점점 땅거미가 기어내리는 시간에 아쉬운 마음으로 최종 유람지인 송정해수욕장으로 갔다.
오전 청사포 갯내음, 간절곶 갯내음과 다른 모래톱 갯내음을 심호흡하고 가슴에 가득가득 담아 훗날을 기약하고 각자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