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주부터는 장승욱 선생님의 <사랑한다 우리말> 책에서 한가지씩 토박이말을 올리겠습니다.
저자를 약간 소개하자면,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우신고등학교와 연세대 국문학과를 마치시고, 1998년 토박이말 사전인
<한겨레말모이>로부터 시작해 우리말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쓰고 계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모꼬지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모꼬지 (명사 :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모꼬지나 동아리, 새내기 같은 말들은 지은이가 대학에 다니던 20여 년 전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던 말들이다. 그러나 20여 년의 세월 동안 사람들이 자꾸 쓰다 보니 이제는 엠티, 서클, 신입생 같은 말들을 밀어내고 ‘동급최강(同級最强)’이 된 것이다. 잊혀져 사전 속에나 남아 있는 토박이말들을 찾아 소개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이런 일이 과연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일까 싶다가도, 모꼬지 같은 말들을 생각하면 다시 힘을 얻게 된다. 황소걸음일지라도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그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동아리는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인데, 비슷한 뜻의 한자말로는 필우(匹偶), 당배(黨輩) 같은 것들이 있다. 지은이의 워스트셀러 「경마장에 없는 말들」은 동아리를 “‘동앓이’가 변한 말, 같은 시대를, 같은 고민을, 같은 사랑을 함께 앓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풀이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이 쓰는(정직하게 말하자면 ‘쓴다는’이라고 하는게 옳다) 말을 더 살펴보자. 뒤풀이는 ‘애프터’, 댓거리는 토론 또는 세미나를 대신한 말이다. 댓거리는 인터넷상의 토론 장치라고 할 만한 댓글을 연상하게 한다. 댓거리와 비슷한 대거리는 ‘상대편에게 언짢은 기분이나 태도로 맞서서 대듦.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뜻하는 말이다. 결승전은 으뜸가림, 준결승전은 버금가림, 발대식은 해오름잔치라고 한다.
준말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점도 돋보인다. 새터는 ‘새내기 배움터’를 줄인 말로, 오리엔테이션 대신 쓰이는 말이다. 회원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모람은 ‘모인(會) 사람(員)’을 줄인 것이다. 따라서 신입회원은 새모람이라고 한다. 한자말 모람(冒濫)은 글자 그대로 ‘외람됨을 무릅씀’인데, ‘윗사람에게 버릇없이 함부로 행동함’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새모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새모람의 의무이자 특권은 모람(冒濫)이다.”
첫댓글 전 모람이 의무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ㅎㅎ
그렇다고 취미는 아니지?ㅎㅎ 한자어 모람은 너무 생소하다.
모꼬지는 1518년 번역소학에서 '몯가지'(가는 아래아)의 형태로 문증됩니다. '몯(集)+갖(備)+이'로 분석되는데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모여 갖추는 일'이겠지요.//표준국어대사전 풀이: 모꼬지「명」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혼인날에도 다른 제자보다 오히려 더 일찍이 와서 모든 일을 총찰하였고 {모꼬지} 자리에서도 가장 기쁜 듯이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즐기었다.≪현진건, 무영탑≫
'새터'는 각각 '새'와 '터'가 형태소이고 줄어든 말이 본딧말과 연관성이 충분하나 '모람'은 '모'와 '람'이 형태소가 아니어서 '회원'과 연관성도 찾기 힘듭니다. '아점'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네요. 뭘까요?^^ 암튼 '날적이'는 '일기', '모람적이'는 '회원명부'의 뜻으로 쓰인답니다.
'새터'는 '새터민'(제가 알기로 북한을 떠나 온 이주민)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겠지만 어휘상 혼돈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새터민'은 '탈북자'를 바꿔부르기로 권장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둘은 쓰이는 문맥이나 환경이 전혀 달라서 실제 대화에서 헷갈리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두 말이 전혀 생소한 사람에게 단어외우기식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아니면 그리 문제가 안 될 거 같아요. 물론 이 단어들이 언중 속에 뿌리내리는 것은 다른 차원이지만요.
난 모꼬지가 좋더라~~ㅋㅋㅋ
모람적이 좋네요..앞으로 써 먹어야지.. "새모람의 의무이자 특권은 모람이다"??? 요거 어렵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