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 무기 판매가 급감한 뒤 최대 승자는 한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동남아서 러시아 무기 퇴출… "최대 승자는 한국"© 제공: 한국일보 지난달 2월 최초 비행에 성공한 한국형전투기 KF-21 시제 4호기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23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무기 거래상들이 동남아에서 빠져나간 데 따른 최대 승자는 한국"이라며 "한국의 무기는 가격, 품질, 금융, 신속 배송에서 강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수출 강국인 한국은 이제 이 지역 최대 무기 공급자다. 당초 동남아 최대 무기 공급원은 러시아였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무기의 성능이 형편없음이 드러났고, 동남아 일부 국가는 러시아 무기 구매로 평판이 나빠질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무기를 계속 사려고 해도 힘들다. 대러 제재 강화로 인해서 러시아 방산업체들이 무기 제작에 필수적인 첨단 기술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무기 판매가 붕괴했고, 앞으로 살아날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러시아를 대체하려고 하지만 잘 되진 않는 것 같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무기 판매는 2021년 기준 5년 전에 비해 40%나 줄었다. 싱가포르는 서방과의 관계를 선호하고, 베트남 등 중국과 다툼이 있는 국가들은 잠재적 적국의 무기를 사진 않을 것이다. 중국산 품질 문제도 있다. 태국은 2017년 중국과 10억달러(1조3,000억 원) 규모의 잠수함 구매 계약을 맺었지만 이는 중국 엔진 문제로 암초에 부딪혔다. 미얀마 군사정권조차 중국-파키스탄 합작 기업이 제작한 전투기의 품질에 불만을 품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무기를 어디서 사는지는 큰 이슈다. 미국, 중국, 인도 등 강대국들이 경쟁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국방은 강한 국가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3%로, 그리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외에는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