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것이 쉬운 사람은 아주 쉽습니다. / 서암 큰스님
공부하는 것이 쉬운 사람은 아주 쉽습니다.
그런데 또 어려운 사람은 아주 어렵지요.
예를 들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몸이 나빠진 사람을 봅시다.
의사가 이제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면
우선은 각성이 되겠지요.
그런데 그 각성한 것을 실천하는 문제는 다릅니다.
용기 있는 사람은 듣자마자 끊습니다.
그러나 용기 없는 사람은 비록 각성이 되어 끊었다 해도
다시 피우게 되어 결국 평생 못 끊기도 하지요.
중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뭐든지 용기에 따라 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것이 어디
오락으로 심심풀이로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내 위대한 인생을 찾자는 것이
어찌 안이한 마음으로 되겠습니까?
자기 인생을 모르면
살아가는 것이 그대로
물에 떠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 올 때도 어떻게 왔는지 모르고,
사는 것도 그날그날 끌려가며 탓하고
부아지르고 하는 그런 것들이
혼몽천지로 헛되이 흘러갑니다.
갈 때는 또 어떤가요.
죽어 가면서도 죽어 가는 곳도 모릅니다.
마치 흙탕물에 떠내려가는 것과 한가지지요.
그렇게 천상으로 귀신으로 축생으로 떠밀려
만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헤매는 것이 중생살이 입니다.
그러나 한 생각 바로 하고 용기를 내면 다 됩니다.
망상이란 다생에 익힌 마음의 그림자거든요.
용기 있는 사람은
‘내가 이 나고 죽는 것에 밀려가서는 안 되겠다.’라는
결심을 딱 세웁니다.
그러면 어떤 망상도 침범할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가 호랑이가 쫓아오거나
누가 칼 들고 쫓아오는 것처럼 급하다 보면 어떻습니까?
평소 없던 용기가 생겨
보통 때는 뛸 엄두도 못 낼
열 길, 스무 길도 뛰게 됩니다.
그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화두,
그 의심 덩어리에 몰두해서
‘나도 생사의 그물을 벗어나 보자.’라는
확고한 신념을 세워 보세요.
그렇게 하면 어떤 망상도 결국 다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