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맨발 산책길 에세이】
또 하나의 명소 ‘한밭수목원 맨발 걷기 산책로’를 걸으며
― 도심 숲 속 맨발 걷기를 통해 ‘공짜로 누리는 행복’
― 자연과의 교감과 일상의 즐거움 나누는 소통 방식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명소(名所)’란 경치나 고적 등으로 이름난 곳을 말한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누릴 수 있는 곳인 데다가 인간의 삶에도 유익한 요소가 있다면 명소라는 이름을 붙일만하다.
여기서 ‘유익한 요소’란 정신적인 건강, 육체적인 건강을 뜻하는 이른바 ‘힐링’도 포함한다.
그렇다면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이 시대에 일거양득(一擧兩得)을 넘어 일거다득(一擧多得)의 유익한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명소는 어디일까?
‘맨발 걷기’ 산책길이다.
맨발 걷기를 하면 어디가 어떻게 좋을까? 이런 질문은 이제 신선하지 않다. 각종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까닭이다.
그렇더라도 개인적인 몇 가지 체험 효과를 열거하면 이렇다.
1. 혈액 순환 개선 2. 면역력 강화 3. 스트레스 해소 4. 숙면(꿀잠) 5. 체온 상승 6. 신체 통증 감소 7. 행복 에너지(엔도르핀) 생성 등
이 같은 일반적인 효과 외에도 현대 의학으로 잘 낫지 않는 각종 질병 치유에도 웬만큼 효과를 보았다는 분들의 사례가 건강 서적과 유튜브에는 넘친다.
필자는 맨발 걷기를 시작한 지 3년째다.
맨발 걷기 명소로 국내외에 잘 알려진 ‘계족산 황톳길’에도 거의 매일 다녔다.
▲ 자주 다녔던 맨발 걷기 명소 - 계족산 황톳길(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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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계족산에 가지 못하는 날은 가까운 도솔산에서 맨발 걷기를 했다.
▲ 가장 가까운 산책로 도솔산 맨발 걷기(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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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 추운 날, 비 오는 날 등 기상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때는 내 집 화단에서 맨발 걷기를 했다.
화단에 양질의 자연산 황토를 사다가 깔았다. 추운 겨울에는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그 안에서 맨발 걷기를 했다.
여기서 스마트폰 노트로 글도 썼다. 나만의 ‘창작 공간’이 된 셈이다.
▲ 양질의 황토를 사다가 화단에 깔았다.(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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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에 접근하기 좋은 거리에 또 하나의 ‘맨발 걷기 명소’가 생겼다. 대전 한밭수목원 맨발 걷기 산책로다.
이곳은 내 집 앞에서 301번 시내버스를 한 번만 타면 30분 이내에 곧장 닿을 수 있는 편리한 거리다.
▲ 최근에 새로 조성한 대전 한밭수목원 맨발걷기 산책로 - 세족시설도 갖췄다.(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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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1.5km 구간의 맨발 걷기 산책로에는 ‘마사토’와 ‘황토’ 구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 발바닥으로 느끼는 두 종류 흙의 촉감도 색다르게 맛볼 수 있다.
참나무 숲에는 다람쥐가 좋아하는 도토리도 숨어있다. 도토리 저금통이라는 재미있는 ‘도토리 식량 창고’가 마련돼 있다.
▲ 한밭수목원 맨발건기 산책로 주변에 설치된 다람쥐 식량 창고 ‘도토리 저금통’(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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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산새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여기 까치는 사람과도 친숙해서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는다.
▲ 가까이 다가온 까치와의 대화(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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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는 ‘숲 속 작은 문고’도 있어 책을 빌려 볼 수도 있다. 숲 속 문고 앞에는 맹꽁이 서식지도 있다.
▲ 산책로 주변에 있는 작은 문고(위)와 맹꽁이 서식지(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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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직도 ‘맨발 걷기 산책로’를 왜 만들어 놓았는지 구체적인 ‘건강 상식’을 모르는 시민이 많다는 걸 느낀다.
맨발 걷기 산책로에서 신발을 신은 채 걷는 시민들을 여럿 보았다. 맨발 걷기 구간에서 신발을 신은 채 산책하는 시민들을 만나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 신발을 신은 채 맨발 걷기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도 많았다. (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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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맨발 걷기 체험장이니 신발을 벗고 들어가세요.”
이런 팻말이라도 출입구에 설치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관계 당국에서는 필자의 제언을 한 번쯤 고려해 보길 바란다.
▲ 굴참나무 숲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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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서 맨발로 마주치는 시민들은 서로가 ‘동지 의식’을 느낀다.
체험사례와 건강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낯선 시민들과 어쩌다 치유 효과를 나누는 것도 즐거움이다.
오늘도 맨발 걷기를 하면서 연초록 잎사귀를 흔들어대는 참나무 숲의 상큼한 바람과 친구처럼 대화했다. 까치도 곁에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나의 이야기를 엿듣는다.
환상적인 오월의 꽃 이팝나무도 도마동 변두리에서 301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곳에 소풍 나온 할아버지의 삶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 산책로 주변 환상적인 아름다움 - 활짝 핀 이팝나무 꽃(사진=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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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숲 속 자연과 교감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솟구친다. 감사하는 마음이 곧 엔도르핀이다. 맨발이 땅을 만나는 순간 그렇게 반응한다.
이것이 바로 ‘어싱(Earthing : 인체를 지구의 전자기장과 연결하여 체내 전기적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이론)’이라는 ‘접지(接地) 효과’다.
맨발로 땅을 밟으면서 어제와 또 다른 신비로운 체험을 한다. 우주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을 공짜로 받는 것이다. ■
2025. 5. 7.
대전 한밭수목원 맨발 산책로에서
윤승원 소감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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