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긷다
李順姬
비의 농담이 거슬린다면
시와 결별이다, 불협이다
시는 심연의 우물이다
깊은 우물이다
길어 올려 한 대접의 물이 될 때
시의 순례자가 된다
사람들은 시가 나에게로 다가올 때
한편의 명화처럼 전경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압축된 전말이 아니고선 주제는 없다
어둠 속에서 서식하는 게 시다
때로는 악성처럼
때로는 양성처럼
죽음이냐 생존이냐 기로에 설 때
죽음 쪽에서 꽃이 피면 시가 된다
선명한 핏방울 같은
카페 게시글
이순희 작가방
시를 긷다
이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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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21:1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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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에 대한 지론을 또 한편의 시로 탄생시키셨네요~ 공감하며 안부 여쭙습니다.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