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 횟골목은 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횟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전엔 3만원어치만 사면 우리 식구 먹었는데, 이젠 5만원 어치는 사야 합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면서 수요가 급증한 탓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 오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싱싱한 쥐치들. 요즘 한창 맛있습니다.
바닷가와 제일 가까운 우물, 통새미. 겉은 새로 나무틀로 세웠는데, 안은 옛날 그대로 입니다. 예전 돌무더기 우물의 모습이 더 정감이 갑니다.
젊음이 재산인 통영 청년. 저 까꾸막을 자전거로 올라갑니다.
동피랑에 대해 곰탁곰탁 설명해주신 푸른통영 21 윤미숙 국장님. 2007년, 배타고 통영항에 들어올 때 보이는 동피랑 판자촌이 보기 싫다고 철거하자는 설명회를 했답니다. 설명회 이후 바로 철거에 들어갈 태세였는데, 그걸 막아보고자 고심하니 벽이 보이더랍니다. 낡고 우중충한, 경계를 나누는 벽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면 철거민들이 길거리로 나 앉는 건 막을 수 있겠다 싶어 지역혁신사례 공모에서 3천만원 지원금을 받아 벽화를 그렸다지요. 벽화 그릴 팀을 모으는 것도 일이었고, 통영 미협에서 도와주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다들 외면하는 일을 소매 걷어부치고 나서서 결국은 이루어낸 작지만 큰 사람입니다. 2년에 한 번씩 그림을 바꾸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번 벽화가 그려졌는데, 한 번 해 놓고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과는 참 다른 생각을 가진 훌륭한 사람입니다. 내년 4월에 3차 벽화작업이 있을 거랍니다. 우리 한국길모임에서도 벽 하나 맡아서 그림을 그려도 될 듯합니다^^
작년에 대상을 받은 벽화. 동피랑에서 보이는 통영항에 만선의 기쁨을 안고 들어오는 배를 형상화 했다네요. 언뜻 보면 눈동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통영 배 앞에 동그란 타이어를 하나씩 매단 거랍니다^^
통영 연에 심취한 주민 한 분이 그린 연 벽화와 통영바다에서 나는 생물들을 그려 넣은 벽화. 이 벽의 주인은 이 집에서 찜집을 하는 것이 꿈이었답니다.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하시고
저 아래 태인카페 자리는 구멍가게였는데, 윤미숙 국장님이 바그다드 카페라는 이름으로 하시면 어떻겠느냐 했는데, 그걸 파고다 카페라고 들으셨는 모양입니다. 파고다가 뭐꼬 하시며 태인이라 하시겠다고 하셨서 그럼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는., 동피랑 벽화마을 탄생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올라서 좋아라 하신답니다.
동피랑이 드라마 촬영장으로 지정되면서 꼭대기에 있던 공판장이 요 그림 있는 집으로 이사 왔습니다. 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올라온다고 땀 흘린 우리 회원님들 모두 들어가 땀도 식히고 시원한 냉커피도 한 잔씩 하고..
이 집은 바다해설사들이 벽화를 그렸답니다. 내가 그린 예쁜 복어~~~자랑하신 위관옥 간사님과 전복자 바다해설사님. 이 집은 통영에서 찍은 영화 '하하하'에서 문소리씨가 살던 집으로 나온 그 곳입니다. 김상경씨가 요 문 옆으로 담 넘어 들어가는 장면은 저도 기억납니다. 영화가 사실 재미는 없었죠^^;;
동피랑 벽화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을 때마다 귀 기울여 열심히 들으시는 회원님들. 저마다 동피랑을 그냥 지나쳤던 분들이라 설명을 듣는 벽화마다 의미 있는 그림으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RCE 쌈지 교육장이 있던 곳과 구판장 자리는 세트 만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정우성이 사는 집으로 그려지는 곳이라지요. 정우성이 제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낯익은 곳을 드라마에서 본다는 것은 또 다른 재미지요. 아마도 통영 사람들 시청률 만으로도 그 드라마는 대박일 겁니다^^
지난 8월까지 소설가 이제하님이 살던 집. 공판장 뒤쪽 집들은 작가나 예술가들에게 주어졌던 곳입니다. 거리의 화가나 작가 강석경 님이 사셨는데, 계약이 만료되어 9월 이후로 새롭게 계약을 해야 한다지요. 올해는 누가 들어올까 사뭇 기대됩니다.
몽마르뜨 언덕처럼 동피르뜨 언덕을 만들고 싶었다는 국장님. 예향 통영이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예향 체험 거리는 없는 통영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처음 동피랑에 벽화를 그리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는 일곱 가구는 이사를 나갔다지요. 동피랑 주민들이 불편함을 상쇄할 만한 수익이 있어야 할건데요. 벽화로 손수건을 만들었더니 참 예쁘더랍니다. 손수건을 만들어 팔면 좋겠다고 시에 지원을 부탁했더니 거절했다네요. 다른 토목공사에 들어가는 예산의 1%면 되는 것을 어쩜 그리 외면하는지 원...전에 문화체육관광과에서 공모한 인큐베이팅 지원 공모에 넣었어도 좋았을 아이템인데요..진작 윤미숙 국장과 교류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혼자 안타까워 합니다.
국장님이 동피랑을 찾는 이들이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를 들려줍니다. 동피랑의 벽화는 가난한 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힘을 가졌답니다. 단순히 아름다워 보이게 하려고, 관광객을 끌여들이려고 그린 그림이 아니라 이 곳 주민들을 지키기 위한 염원으로 시작한 일기에 그럴 겁니다. 동피랑에 올라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통영항이 그 두번째 이유입니다. 힘들여 까꾸막 올라왔는데, 내려다 보이는 통영항의 풍경은 그 수고를 상쇄할만한 한 폭의 풍경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피랑의 벽화는 2년에 한 번씩 변하며 생명력을 이어갑니다. 우리의 동피랑이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이며, 그 이유를 계속 만들어 가는 푸른통영 21의 힘입니다.
동피랑 꼭대기까지 왔다가 사람들이 올라 온 길로 다시 되돌아 가기 때문에 이 벽화는 사람들이 잘 못 봅니다. 어린왕자 골목을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보이는 집인데..사람들이 큰 길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요..
달개비꽃에 둘러싸인 빨간 우체통. 저 우체통 안에는 고지서나 지로용지말고 손편지가 들어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살짝 열어보고 싶어지네요.
60년대 영화음악의 대부이신 작곡가 정윤주 님의 생가터. 사랑 손님과 어머니, 벙어리 삼룡이 등의 영화 음악을 작곡하신 분입니다. 정윤주 선생님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이 표석만 덩그러니 있는 것에 역시나 안타까운 불만들. 이리 훌륭하신 분들이 많은 통영입니다.
이 집 주인이 이 벽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저 수다 안에 ' 이 집 강아지 성질이 좀 있어요' 요 대목 때문이라나요 ㅋ
통영의 외국인 영어 교사들의 작품. '판타스틱 통영'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쓰는 색감은 아니지요. 누가 봐도 외국인 감각입니다.
저 위의 벽화 제목은 '춤추는 고등어' 공지영의 고등어에 이런 대목이 있지요. 나도 한때 푸른 바다를 헤엄친 등 푸른 고등어였다고..자반 고등어의 외침이었을 건데..고등어가 춤을 추려면 무척이나 쌩쌩해야 하는 겁니다. 통영이라 가능한 이야기~~~
가운데 계신 분이 이 벽화의 작가이십니다. 작가를 모시고 한 컷 찍으려 준비. 저도 저 자리에 끼었지요. 스마일~~
삼성자원봉사팀이 그린 벽화, 절대 삼성 로고는 그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도 몰래몰래 조그맣게 그려 넣었더라는..
김춘수 생가도 들려봅니다. 일본 유학시절 우연히 접한 릴케의 시 때문에 시인이 된 김춘수 선생님. 화동이었던 김춘수 선생님이 유치환 선생님과 시국을 논하는 모습을 보고 권재순 여사가 한 격세지감이란 말이 생각이 안 나서 한참 헤매기도 했습니다. 한점순 의원님이 결국 보다 못해 격세지감! 하시네요.
매착 없이는 표준어로 철이 없다는 말이고,. 얼척이 없다는 건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입니다. 통영 말은 참 재미있습니다.
점심 식사가 나오기 전에 오늘 걷기에 대한 품평을 합니다. 두 시간 동안 똑같은 곳을 걸으며 보고 들었는데도 '좋았다'라는 표현이 저마다 다 다릅니다.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가슴에 들어오는 깊이와 내용은 다른 모양입니다. 길문화연대에 대해 말씀드리니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십니다. 관심 가지고 도와주시려는 분들이 있어서 힘이 납니다.
이 식당은 요일별로 메인 메뉴가 다릅니다. 오늘은 불고기네요. 모두들 맛있게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달 쉬엄쉬엄 걷기를 기다립니다.
통영의 시장은 여전히 북적북적 시끌시끌 활기가 넘칩니다. 우리 길문화연대의 나아가는 길도 늘 활기차면 좋겠습니다.